젊고 역동적인 청와대로…이틀간 '파란' 일으킨 文 인사

[the300]

김성휘 기자 l 2017.05.11 17:39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11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수석비서관 등에 대한 인선발표를 하고 있다.민정수석비서관(왼쪽 두번째부터)에는 조국 서울 대법학전문대학 교수, 인사수석비서관에는 조현옥 이화여대 초빙교수, 홍보수석비서관에는 윤영찬 전 네이버 부사장, 총무비서관에는 이정도 기획재정부 행정안전예산심의관을 임명했다.2017.5.11/뉴스1

젊은 참모, '아주 조금' 돌아간 넥타이. 

11일 오전 9시30분 청와대 춘추관 2층 기자회견장. 검은 정장, 푸른 넥타이 차림의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이 발언대에 섰다. 그의 넥타이 매듭은 완벽히 몸 가운데서 좌우 대칭을 이루는 흔한 아나운서 스타일과 달랐다. 미묘하지만 몸의 오른쪽으로 약간 치우쳤다. 카메라용으로 매무새를 다듬지 않은 채 일하던 사무실에서 곧장 연단에 오른 듯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날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에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인사수석비서관에 조현옥 이화여대 초빙교수, 홍보수석비서관에 윤영찬 전 네이버 부사장을 각각 임명하면서 공직사회 파란을 예고했다. 

이날 인사가 보여주는 것은 무엇보다 젊고 역동적인 청와대라는 지향점이다. 조현옥 수석을 제외하면 50대 초반이 주축이다. 70대 전성시대로 불린 박근혜정부 청와대와 확연히 다르다. 청와대가 군림하면서 정부부처를 휘어잡기보다 역동적으로 뛰는 청와대를 구축하겠다는 뜻이다. 임 실장의 넥타이가 이런 문 대통령의 뜻을 보여주는 듯했다.

11일 청와대 비서진 인선을 발표하는 임종석 비서실장/방송화면 캡처

인사 면면 또한 파격이다. 조국 수석은 진보성향 법학자로 검찰개혁론자이다. 비검찰·비사법고시에다 현재 검찰구조에 비판적인 이른바 '3비' 수석이다. 조현옥 수석은 여성 인사수석으론 처음이다. 홍보수석엔 신문, 포털, SNS 등 신·구 미디어 환경을 모두 밝은 윤영찬 수석을 앉혀 신선함을 줬다. 대통령의 측근을 앉히곤 했던 청와대 총무비서관에 문 대통령과 인연이 없는 기획재정부의 예산재정 전문가를 앉혔다. 

비서실장, 민정수석, 인사수석, 홍보수석은 가장 시급히 임명해야 할 참모진으로 꼽힌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들을 젊음, 역동성으로 채웠다. 윤영찬 수석이 대선기간 선대위 SNS본부장 때 호평받은 캠페인이 전국을 파란색으로 덮자는 '파란을 일으키자'이다.
남은 자리 가운데 정무수석이 있다. 여소야대 국면에 역할이 더욱 중요시되는 자리다. 문 대통령은 앞선 인사와 마찬가지로 '젊음'을 강조할지, 또는 대국회 관계를 고려해 경륜이나 협상력을 중시할지를 두고 막판 고심중인 것으로 보인다. 

정책파트 수석비서관 인선도 남아 있다. 청와대 직제개편에 따라 그 구성과 면면이 박근혜정부와는 달라질 전망이다. 

청와대 인선의 마지막 퍼즐은 문 대통령의 최측근 3철의 행보다.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해외로 떠나는 길을 택했다. "정권교체는 이뤄졌고 제가 할 일을 다한 듯하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이 뜻을 페이스북에 올린 윤승용 전 청와대 홍보수석은 "속진(속세)을 떠나는 그가 부럽지만, 측근이라는 이유로 하방을 해야 하는 신세가 짠하기도 하다"고 소회를 남겼다. 전해철 의원은 당에서 역할을 한다. 남은 사람은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이다.

당초 홍보수석이나 총무비서관에 거론됐지만 이날 인사에 그의 이름은 없었다. 정무수석, 또는 수석급이 아니라 비서관을 맡더라도 청와대 각종 업무를 조율하는 역할을 맡을 수도 있다. 양 전 비서관의 거취는 '친문' 핵심그룹이 첫 인사에 어떤 포지션을 갖는지를 상징하는 일이어서 초미의 관심이다. '철'은 아니지만 문 대통령의 복심인 윤건영 선대위 종합상황부실장도 국정상황실장 등에 기용될 지가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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