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2년]황교안 1등할 줄 누가 알았나…요동친 차기주자들

[the300]여권 잔혹사에도 이낙연 등 지지율 상위권 다수…야권, 나경원 변수

박종진 기자 l 2019.05.06 20:11
2일 오전 서울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황교안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문재인 정부 2년, 결코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차기 대권 주자들의 위상은 그 어느 때보다 요동쳤다.

가장 극적인 변화는 보수 야권이다. 초유의 탄핵 사태를 겪은 만큼 정권 초만 해도 사실상 궤멸상태였다. 차기 주자를 거론하는 일조차 민망했다. 그러나 올 들어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여론조사 1위를 달리고 있다. 가장 최근 조사(이하 리얼미터 4월 기준)에서는 22%대로 올라섰다. 보수층이 구심점을 잃은 상황에서 국무총리를 지낸 무게감 있는 황 대표에 결집하는 모양새다. 황 대표는 장외투쟁 등을 이끌며 '투사'로 변신해 지지기반을 다지고 있다. 

여권은 잔혹사라 불릴 정도로 차기 주자들이 수난을 겪었다. 가장 유력했던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지난해 3월 성폭행 폭로가 터져 나오며 구속된 게 대표적이다. 각종 의혹에 휘말린 이재명 경기지사는 지난달 25일 검찰이 친형 강제입원 시도와 관련해 직권남용 혐의로 징역 1년6개월을 구형하면서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이낙연 국무총리가 여권 차기 주자로 부각됐다. 안정감 있는 국정운영으로 대중적 지지를 받는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20%에 육박해 황 대표를 바짝 추격했다.

직업 정치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도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꾸준히 차기 주자로 거론된다. 친문세력의 강력한 지지를 받는 김경수 경남지사는 댓글조작 사건으로 구속됐지만 보석으로 풀려나 향후 재판 결과에 따라 기사회생할 가능성도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 김부겸 의원 등 황 대표를 제외하면 각종 여론조사의 상위권은 여전히 여권 주자들이 차지한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몸풀기에 들어간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2년 사이 새로 떠오른 주자다. 20개월 동안 대통령을 보좌하며 실력 있는 국정조정자의 역할을 보여줬다.

야권에선 현재로서는 황 대표 외에 이렇다 할 차기 주자가 없는 게 현실이다. 유승민 의원, 안철수 전 대표 등이 기회를 엿보고 있지만 소속 바른미래당 지지율 자체가 5% 안팎에 그치며 고전을 면치 못한다.

홍준표 전 대표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내년 총선 등에서 존재감을 보여준 뒤 전면에 나설 시기를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가 변수다. 올 들어 날선 대여투쟁을 이끌면서 보수층을 중심으로 주가가 올라가고 있다. 2년 전과는 체급이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지난달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머니투데이미디어 글로벌 콘퍼런스 2019 키플랫폼(K.E.Y. PLATFORM) 리셉션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이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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