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北 목선 귀순' "은폐·축소 발표 아니다"

[the300]"삼척항 '인근'에서 발견…'인근 이란 표현은 군이 통상적으로 사용하는 용어"

서동욱 기자 l 2019.06.24 11:37
지난 15일 북한 선원 4명이 탄 어선이 연안에서 조업 중인 어민의 신고로 발견됐다는 정부 당국의 발표와 달리 삼척항 부두에 정박, 현장에 출동한 해양경찰에 조사 받는 영상이 공개됐다. 사진은 당시 삼척항 부두에 정박한 북한어선과 어민이 경찰에 조사받는 모습. (독자 제공) / 사진 = 뉴스1


북한 목선 귀순 과정에서 군 당국이 사건을 은폐·축소 발표했다는 의혹을 국방부가 거듭 부인했다.

국방부 최현수 대변인은 24일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 목선은) 주민들께서 발견하신 공개된 사안이기 때문에 (군이) 은폐하거나 숨길 사안이 아니다"고 말했다. 또 삼척항이 아닌 삼척항 '인근'에서 발견됐다고 밝힌 것에 대해서는 "(인근이라는 표현은) 군이 통상적으로 사용하는 용어"라고 덧붙였다.

군 당국은 지난 15일 북방한계선(NLL) 이남을 표류하다 속초 앞바다에서 발견된 북한 어선을 우리 군이 탐지하지 못한 것은 선체 크기가 작아 선박으로 인식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사건 발생 이틀 뒤인 지난 17일 비공개 브리핑을 열고 "해당 어선은 높이 1.3m, 폭 2.5m의 2톤급 목선"이라며 "크기가 작고 해류에 떠 밀려 기동하지 않고 있어 레이더 운용요원들이 파도의 반사파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경계태세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해상레이더 등 장비 상의 한계로 정확한 식별이 어려웠다는 것이다.

군 당국은 이날 브리핑에서 북한 목선이 삼척항 방파제까지 들어온 사실을 밝히지 않았고 삼척항 인근에서 어민들에 의해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또 청와대 안보실 소속 행정관(현역 대령)이 브리핑 자리에 참석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논란을 키우고 있다.

군의 경계태세와 은폐 발표에 대한 논란이 확산하자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19일 경계작전 실패 책임을 인정하고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한편 북한 목선이 발견된 지난 15일 삼척항에 정박한 사실이 주민 신고로 발견된 후 지역 통합방위작전 책임을 맡은 육군 23사단에는 이러한 사실이 전파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북한 목선은 15일 오전 6시 50분 민간인 신고로 발견됐지만 육군 23사단 요원 1명이 오전 7시 35분 현장에 도착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23사단이 해경과 해군을 지휘하는 부대는 아니며 당시 해경 측이 매뉴얼 대로 해당 사실을 관련 기관에 전파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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