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입각설…與 "적합한 사람 또 없더라"

[the300]"사법개혁 적임자"…총선 차출 vs 사법개혁완수 딜레마도

백지수 기자, 한지연 기자 l 2019.06.26 15:14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사진=홍봉진 기자

26일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의 법무부장관 입각 가능성에 여당 의원들은 말을 아끼면서도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다. 다수 의원들이 "예상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사법·수사기관 개혁이라는 문재인정부 핵심과제를 수행해 온 상징적인 인사가 조 수석이기 때문이다.

여당 의원들은 정부가 차기 법무부 장관도 비검찰 출신을 임명하겠다는 대원칙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조 수석이 물망에 올랐지 않겠냐고 관측했다.

여당의 한 법제사법위원은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통화에서 "검찰 출신을 피하려 하다보니 임명 가능한 인물 폭이 상당히 좁아졌을 것"이라며 "정부가 학자 출신이 장관을 하기에는 약하다는 것을 박 장관을 통해 경험해 봤기 때문에 조 수석을 유력한 인물로 올리지 않았겠느냐"고 말했다.

조 수석 역시 학자 출신이지만 지난 2년 동안 민정수석으로서 직접 사법 개혁을 운전해 왔던 만큼 조직 장악 등에 비교적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법무부 외부 인사'라는 조건 때문에 조 수석 임명이 '최후의 카드'일 것이라는 관측도 이어졌다. 임명 가능한 인재의 폭이 좁아진 데다 인사 청문 절차를 통과할 인물을 찾기도 어려운 상황에 거론될 수 있는 인사가 조 수석이라는 설명이다.

여당 소속 한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 위원은 "법무부장관 교체설은 계속 나오긴 했지만 대부분 인사청문회 부담에 입각 제안을 받아도 기피하는 분위기라고 들었다"고 말했다.

이 위원은 "지명된 본인은 의사가 있더라도 청문회가 신상털이 식이라 가족들의 반대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더라"며 "총선을 앞두고 있어 좋은 인물은 총선에 나가려는 점 때문에도 후보자 구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법사위와 사개특위를 겸임하는 한 여당 의원은 "후보자로 '무난한 사람'은 많았다"며 "하지만 검찰 출신을 임명하면 확실한 개혁 의지가 관철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남은 사법 개혁 과제를 확실하게 할 수 있는 의사소통 잘 될 사람을 고르자면 적합한 인물은 조 수석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 수석의 입각설은 여당으로서는 딜레마이기도 하다. 내년 총선에 차출 가능성도 제기되던 조 수석이 실제로 법무부 장관에 입각할 경우 총선 출마는 불투명해진다.

이 의원은 "지난달 사개특위 위원들과 조 수석이 만났을 때에도 (조 수석이) 총선에 안 나오느냐는 얘기를 했는데 답을 안 했다"며 "입각이 확실치 않지만 입각하게 되면 본인이 총선을 고사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야당의 반대도 여당으로서 부담이다. 민주당이 야당 시절인 2011년 권재진 당시 민정수석이 법무부장관으로 지명됐을 때 이명박 당시 대통령에게 지명 철회를 촉구했던 일이 있기 때문에 야당의 비판에서 자유롭기 어렵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문재인과 친하고 아끼는 사람의 내부 승진 같은 분위기라서 비판은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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