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김현미·강경화·박능후, 장수하는 '文의 장수들'…왜?

[the300]李·金, 총선 준비 필요하지만 '대체 불가'…"외교안보 정책 지속성 명분에 유임된 康"

조철희 기자 l 2019.08.09 14:00
 이낙연 국무총리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사진=홍봉진 기자 honggga@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하는 등 8개 부처 장관급 개각을 단행한 가운데 문재인정부 출범 멤버로 이날 개각 때까지도 유임된 이낙연 국무총리,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강경화 외교부 장관,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주목 받는다.

당초 이날 개각 전까지 유임 가능성이 유력하게 관측됐던 이 총리는 예상대로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문재인정부 초대 국무총리인 이 총리가 오는 10월 26일까지 총리직을 이어가면 1987년 개헌 이후 최장수 총리 기록을 갖는다.

여권에선 이 총리에 대한 문 대통령의 신임이 매우 두텁고, 일본 경제보복 등 국내외 문제에 이 총리의 역할과 능력이 필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최근 이 총리가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1위를 달리는 등 충분히 문재인정부 국정운영 전면에서 활약할 수 있다고 봤다. 

김 장관의 경우 본인도 21대 총선 출마 의사를 재확인한 만큼 개각 대상이 될 가능성이 적지 않았지만 결국 또 다시 자리를 바꾸지 못하게 됐다. 김 장관은 지난 3월 개각 대상이 됐지만 후임자가 국회 인사청문회 중 낙마해 자리를 계속 지키게 됐는데 그 시간이 더 길어졌다.

정치권에선 청와대가 김 장관을 대체할 후임자를 찾지 못한 '인물난'을 김 장관 유임 배경으로 본다. 게다가 여성 장관 비율 유지가 필요해 김 장관 교체 여력이 좁았던 상황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박 장관은 개각 전 한때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대체자로 관측됐으나 결과적으로 교체는 성사되지 않았다. 김 전 실장은 오히려 더불어민주당으로부터 21대 총선 TK(대구·경북) 지역 출마를 요청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강 장관은 교체설과 더불어 야당의 '외교안보 라인 교체' 요구에 포함돼 개각 대상 가능성이 적잖았으나 결국 유임됐다. 

여권에선 야당이 정경두 국방부 장관 등 외교안보 라인 교체를 강력 요구하는 상황에서 강 장관 등을 교체할 경우 관련 정책 실패를 인정하는 셈이 돼 강 장관이 유임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와 북미관계 교착, 일본 경제보복 등 외교안보 현안 문제가 산적한 상황에서 정책의 지속성이 강조되는 기류도 유임 배경으로 풀이된다.

이 총리와 김 장관 등이 2년 넘게 '장수' 하고 있지만 결국 내년 총선을 앞두고는 자리를 옮길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올해 연말이나 내년 초를 그 시점으로 보는 이들이 많다. 이때 개각이 오히려 이날 8개 부처 개각보다 의미나 상징성 면에서는 더 큰 반향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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