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는 대답이 없었고, 홍남기는 대답을 못했다"

[the300]

김하늬 기자 l 2020.04.01 15:52
(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 주진형 열린민주당 정책공약단장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최근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 도입방안 관련해 발언을 하고 있다. 2020.4.1/뉴스1


주진형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후보가 1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최근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 결정과정에 대해 쓴소리를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증가세가 일종의 '저온 상태'를 유지하면서 다음 단계에 대한 시나리오성 대응을 국민앞에 공개하고 적용해야 하는데 깜깜무소식이라는 비판이다.

주 후보는 논리적 뒷받침이 부족한 경제 정책 발표는 국민들을 설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긴급재난지원금을 예로 들었다. 

정부가 2차 추가경정예산안 국회통과 이후로 시점을 제시한 것을 두고 "여지가 있다면 재고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특히 그는 비상시국에 걸맞은 '신속한' 대책을 학자들이 수차례 전달했음에도 불구하고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이 묵과했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주 후보와의 일문일답.

-전국민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결정 과정에서 정부는 '재정건전성'을 이유로 반대했다.

▶ (웃음) 내가 지금 웃는 건 질문이 웃겨서가 아니다. 지금 이 상황이 정말 웃기다. 우리가 재정건전성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인가. 

이해가 안된다. 우리는 재정 적자율이 상대적으로 낮은편이다. 부채비율이 훨씬 높은 서구의 정치인들도 (코로나19사태에서) 재정건전성 이야기는 아무도 안 한다. 해외 의회나 정치 지도자들도 언급 안 한다. 그런데 현 정부가 이야기 한다. 

재정건전성이 일부 훼손된다고 치자. 그래서 무슨 일이 앞으로 벌어질건가.  그에 대해 (홍남기 부총리가) 설명한 적 있나. 금융시장에서 국채금리가 바로 올라가나. 

재정건전성 자체가 부처의 목적이 될 순 없다. (기획재정부가) 어떤 두려움을 갖고 있는지에 대한 설명은 없고 재정건전성이라는 간판만 써먹고 있다. 

그건 평상시에 얼마든지 할 수 있다. 코로나19가 터졌는데, 큰 재난이 터졌는데 재정건전성을 말한다면 국민들은 헷갈릴 수밖에 없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주진형 열린민주당 정책공약단장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긴급재난지원금 도입방안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0.04.01. kkssmm99@newsis.com


-재난지원금 확대 지급과 선지급을 주장한다.

▶지금 소득분위나 중위소득 등은 1년 전 소득기준이다. 지난해 기준 건강보험료는 2년전 소득기준에 따른 납입금이다. 현재의 대안이 될 수가 없다. 

그래서 전국민에 선제적으로 일괄 지급한 뒤 고소득층 혜택이 마음에 걸리면 나중에 한시적으로 소득에 특별부가세(surcharge)를 도입하거나 '사회연대세' 등을 신설하는 걸 논의하자는 거다. 먼저 지급해야한다.

신속성이 제일 중요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18세 이상 성인에게 모두 준다면 약 4000만명으로 추산된다. 가구 기준이 아니라 개인 기준이다. 4인 가족 성인남녀와 아이 2명이면 100만원 등 정부 정책과 비슷한 그림이 될 수도 있다. 그리고 1년 뒤 특별부가세로 정리하면 된다.
 
독일을 비롯해 서구 유럽국가들은 많이 도입하고 있다.

-청와대도 검토한 바 있다고 했는데.

▶유종일 KDI국제정책대학원장과 친하다. 최근 특별소비세 관련 칼럼을 썼길래 전화를 걸었더니 "며칠 전 청와대에 이 아이디어를 개인적으로 전달했다"고 말했다.  바람직한 학자의 행동이라고 생각했다. 언론에 떠들기보다 일이 잘 되기위해 의견을 전달할 수 있으니까. 그런데 무슨 이유에선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 청와대라고 하면 누구인가. 

▶김상조 정책실장이다. 원래 다들 친분이 있다. 청와대 들어가기 전부터. 

-특별부가세에 대한 반응은 어땠나.

▶별다른 반응이나 피드백은 없었다고 한다. 그러고보니 홍남기 부총리가 어제 얼핏 부가세 얘기를 언급하고 지나갔는데 그런 방식은 않겠다고 했다. 왜 그런지는 물론 설명을 안했다. 

-2차 추경이 끝이 아닐거라는 말을 했다.

▶ 경제당국은 내수뿐만 아니라 전세계적 코로나19의 사태에 대한 경제 시나리오도 분명 세워둬야 한다. 예컨대 해외수요가 급감하면서 우리나라 수출에 영향이 올 수 있다. 일명 '세컨드 웨이브'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만큼 그 영향이 더 클 수 있다. 정부의 재정투입이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그렇다면 정부는 긴급재난지원금을 포함한 보상의 논리를 방역 정책의 효과와 전염병 확산에 대한 추정 베이스, 전세계 전파 속도에 따른 추정 모델로 인한 과감한 정부의 판단이 필요하다. 

좀 과도한 것 같지만 미국 정부는 "20만명의 사망자까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건 정부가 최악의 상황을 상정한 다음 그 다음 시나리오를 준비한다는 의미다. 우리는? 홍남기 부총리는 답이 없다.
 
- 민주당이 무기명 채권 발행을 검토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 제정신인가 묻고 싶다. 정상적인 국채 발행에 장애가 없는데 무슨 무기명채권인가. 한 대 쥐어박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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