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진 "남의 돈으로 엉뚱한 일 못하게 해야...구글과 삼성의 차이"

[the300]민주당 의원, 국회서 기업형 벤처캐피탈 토론회…"방침 서진 않아, 의견 듣겠다"

이해진 기자 l 2020.06.18 11:14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뉴스1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CVC(기업형 벤처캐피탈) 허용을 두고 '금산분리 원칙에 위배될 수 있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다만 "CVC에 대한 방침이 선 것은 아니다"며 정부와 재계 의견을 듣겠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18일 오전 국회에서 '상법 개정안 발의' 기자회견 뒤 정부의 CVC 허용 방침과 관련 질문을 받고 "변화가 많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 내에도 추진 세력이 있지만 '이건 좀 아니지 않나'하는 부처들도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 일반지주회사의 CVC 제한적 보유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장기화에 따른 경제위기 극복 대책의 하나다. 

여당에서도 여러 의원이 관련 법안을 발의하고 있다. 김병욱·이원욱 민주당 의원은 일반지주회사의 CVC 보유를 허용하는 내용의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하고 관련 토론회도 열었다.

박 의원은 "글로벌 스탠다드에 따라 구글처럼 100% 지분율과 100% 자기자본 갖고 (투자해) 수익을 낸다면 (괜찮다)"며 "그럼 굳이 CVC가 왜 필요한 것이느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남의 돈으로 함부로 엉뚱한 일 하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것이 금산분리 원칙"이라며 "(CVC가) 이를 함부로 손대는 방식이라면 국민적 저항이 만만치 않을 것이고, 당도 쉽게 넘어갈 순 없을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기업의 벤처투자에 대해서는 반대하지 않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박 의원은 "벤처투자를 통해 기업 유보금을 활성화한다는 취지에 누가 반대하겠느냐"며 "(다만) 미국 알파벳은 구글을 중심으로 문어발식 자회사를 거느리고도 혁신경영을 이끌어나가고 있는 반면 삼성은 바닥을 뜯어 증거를 은닉한다. 이게 무슨 글로벌 경영이겠느냐"고 했다.

박 의원은 구글과 삼성 사례를 계속 언급하면서 "2014년 구글은 7000억원 들여 알파고를 개발한 회사 딥마인드를 인수했다. 2014년 삼성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20조원 가량을 썼다. 자사주 매입에 썼는데 그 돈으로 (딥마인드 같은 회사) 10개는 살 수 있던 것 아니었겠냐"고 했다.

다만 박 의원은 "(CVC에 대한) 방침이 선 것은 아니다"며 "26일 토론회를 여는데 일방적인 반대 토론이라기 보다는 의견을 듣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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