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렁이는 지지율에 '패륜' 언급 기싸움…'安일화'냐 '철수'냐 기로

[the300]

박소연 l 2022.01.24 14:54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20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행정학회 주최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초청 대토론회-차기정부운영, 대통령 후보에게 듣는다'에 참석해 기조연설하고 있다. /사진=뉴스1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기로에 섰다. 15% 고지를 넘으며 상승해온 지지율이 하락세를 나타내면서 야권 후보 단일화와 대선 레이스 완주 카드가 모두 중대 분기점을 맞았다.


'9.5~17%' 출렁이는 安 지지율…尹 반등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안 후보의 최근 지지율은 10%에서 17%까지 여론조사별로 다양하게 나타나는 가운데, 전 주에 비해 꺾이는 추세가 두드러진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여심위)에 등록된 최근 4일간 여론조사를 분석해 보면, 안 후보는 한국갤럽 자체 조사에서 전 주와 동일한 17%로 자체 최고 지지율을 재확인했다. 다만 한 자릿수 또는 10% 초반대로 하락한 조사도 상당수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와 부인 김미경 서울대 교수가 23일 오후 인천공항에서 미국에서 귀국한 딸 안설희 박사를 마중하고 있다. /사진=뉴스1

리얼미터·오마이뉴스 조사에선 2.9%p(포인트) 하락한 10%, PNR·뉴데일리 조사에선 2.2%p 하락한 9.5%, 서던포스트·CBS 조사에선 1.1%p 하락한 10.7%로 각각 나타났다. 반면 KSOI 조사에선 전 주보다 2%p 상승한 9.5%, 한국경제·입소스 조사에선 한 달 전 대비 4.1%p 상승한 12.5%로 조사됐다.(자세한 내용은 여심위 홈페이지를 참조)

이 기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다수의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격차를 벌리며 1위를 탈환했다. KSOI 조사에선 두 후보의 격차가 10%p까지 벌어졌다. 김건희씨의 통화 녹취록 리스크가 해소된 반면 이 후보의 형수 욕설 리스크가 재소환되면서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MBC가 나라까지는 몰라도 윤석열을 구한 것이 확실해 보인다"고 평했다.


尹 독자승리론 키우는 국민의힘…安측과 '패륜' 거론 신경전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12일 서울 종로구 그랑서울타워에서 열린 온라인게임 '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 2022 스프링' 개막전을 관전하기 위해 만나 인사 나누고 있다. /사진=뉴스1

이 같은 지지율 추이에 국민의힘은 윤 후보의 독자적 승리론을 키우고 있다. 골치 아픈 야권 단일화 없이 윤 후보가 이 후보를 누를 수 있다는 것이다.

선봉엔 '안잘알(안철수를 잘 아는 사람)'을 자처하는 이준석 대표가 섰다. 이 대표는 연일 안 후보를 '3등 후보'로 평가절하하고, 안 후보가 단일화 관련 말 바꾸기를 한다고 비판하는 식이다. 안 후보는 최근 압도적 정권교체를 강조하며 '안일화(안 후보로 단일화)'를 띄우고 있다. 단일화는 이 대표가 반대하기 때문에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자 이 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에 안 후보를 두고 "어차피 3달쯤 뒤 서울시장 나오신다고 또 단일화 하자고 하실 텐데, 그 때도 단일화 없다"고 비꼬았다. 이에 국민의당은 논평을 내고 이 대표를 향해 "패륜적 망언을 즉각 중단하라"고 경고했다. 이 대표는 "막말을 통해 관심을 끌려는 3등 후보의 행태가 안타깝다"고 맞받았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도 측면 지원에 나섰다. 김 전 위원장은 최근 KBS라디오에서 "안 후보의 지지도가 18% 이상까지 올라가지 않으면 단일화 얘기가 이뤄지기 힘들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현실적이지만 안 후보가 도달하기에 어려운 수치를 제시하면서 안 후보의 부담감을 높였다는 평가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윤 후보가 안정감을 찾고 있어 설 연휴 TV 토론회서 선방한다면 굳히기가 가능하다"며 "지지율이 한 자릿수로 떨어지면 5%, 4% 되는 건 쉽다. 윤 후보가 앞으로 큰 실수 안 하고 안 후보가 5%대로 떨어지면 단일화 없이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 여전히 단일화에 무게…향후 지지율 관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7일 오후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불교리더스포럼 제5기 출범식'에서 기념촬영이 끝난 뒤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스1

다만 전문가들 중엔 단일화를 '상수'로 보는 시각이 여전히 많다. 윤 후보가 집권여당 후보를 아직 여유있게 따돌리지 못했단 것이다.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이 한규섭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연구실에 의뢰해 1월 셋째 주 여심위에 등록된 지지율 여론조사를 전수 분석한 결과 이 후보 35.7%, 윤 후보 36.1%로 박빙세를 보였다. 44일 동안 판세가 수차례 출렁일 여지도 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지금 정도 지지율로는 국민의힘 쪽에서도 단일화를 안 하면 불안한 상황"이라고 평했다.

오히려 안 후보의 현재 지지율이 단일화에 적합하단 분석도 있다. 이종훈 평론가는 "안 후보의 지지율이 20%에 근접하면 윤 후보 쪽에서 질까봐 단일화를 안 하려 할 것이다. 지금 수준의 지지율이 단일화 하기 좋다"며 "안 후보는 지지율이 더 오르길 기대하면서, 윤 후보는 독자승리를 목표로 하며 투표용지 인쇄 전까지 힘겨루기를 이어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