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라앉은 이재명 퇴진론…이제 관심은 '총선 공천' 챙길 사무총장

[the300]

차현아 l 2023.03.26 15:08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광장 인근에서 열린 '대일 굴욕외교 규탄 범국민대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3.03.25.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르면 다음주 대규모 당직 개편을 단행할 전망이다. 당 내홍을 잠재우고 총선 승리 기반을 다지려면 인적 쇄신이 필요하다는 비명계(비이재명계) 요구를 받아들이기로 하면서다. 이에 따라 비명계를 중심으로 제기되던 이 대표 사퇴론도 잠시 잠잠해진 모양새지만, 쇄신 폭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갈등이 재발할 가능성도 남아있다.

임오경 민주당 대변인은 26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직개편에 대한) 결론은 이르면 이번주 중에 나올 수 있지만 조금 더 늦어질 수도 있다"고 했다. 최근 사의를 표명한 임선숙 최고위원에 대해서는 "사의 표명 후에도 (바로 수리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사람을 섭외해 교체하느냐의 문제가 남아있다"며 "한 사람 만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교체 대상이 누구인지도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현재까지 당 지도부 중 김성환 정책위의장, 김병욱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 문진석 전략기획위원장, 김남국 미래사무부총장, 이해식 조직사무부총장 등이 사임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문 위원장은 사의 표명 후 신영대 의원 등 후임자 후보를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 최고위원의 후임으로는 비명계인 송갑석 의원이 거론된다. 이 밖에 김의겸 대변인 등 대변인단 대부분도 교체될 전망이다.

민주당은 지난달 말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 이후 극심한 내홍을 앓았다. 아슬아슬한 부결로 당 내 이견이 표심으로 표출된 만큼 이 대표는 물론 박홍근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도 비명계 의원들과 소통하며 갈등 봉합에 나서고 있다. 최근 민주당 내 최대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더미래) 등이 당 통합을 위해 인적 쇄신을 제안했고 이 대표도 이를 받아들이면서 관련 논의 역시 탄력을 받고 있다.


사무총장도 교체될까…"그만한 인물 없어" vs "유임시 진정성 의심"


[울산=뉴시스] 배병수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오전 울산 남구 울산시당에서 열린 울산 현장 제87회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2023.03.24.


대표 퇴진을 요구하던 비명계는 일단 당직 개편 내용부터 지켜보겠다는 분위기다. 특히 이들의 관심은 내년 총선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될 조정식 사무총장의 교체 여부다. 사무총장은 조직과 인사, 재정 등 책임지는 자리로 총선 때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되기 때문이다.

다만 친명계는 조 사무총장만큼은 교체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 초선 의원은 "조 사무총장은 사무총장과 정책위의장 모두 역임해 당무 경험도 풍부하고 친명계는 물론 비명계에서도 평가가 좋다. 당장 그를 대체할 사람 찾기도 마땅치 않다"고 했다.

반면 한 비명계 초선 의원은 "체포동의안 표결 후 지금까지도 친명계와 비명계 모두 서로에 대한 불편한 감정이 풀리지 않고 있다. 대화도 서로 잘 안 할 정도"라며 "친명계 인물인 조 사무총장을 그대로 둔다면 이 대표가 얘기한 인적 쇄신의 진정성을 의심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비명계로 꼽히는 박용진 의원은 전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최근 언급된 인적쇄신이 충분한지를 묻는 질문에 "누가 바뀌더라도 단기 처방에 불과할 수 밖에 없다"며 "문제는 이 대표를 보좌하는 집행부에 있다기 보다는 이 대표에게 있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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