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외교장관 조태열-블링컨 "북한 도발, 한미일 공조 강화할 뿐"

[the300] 블링컨 美 국무장관, 민주주의 정상회의 계기 한국 방문

김인한 l 2024.03.18 17:44
조태열 외교부 장관(오른쪽)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이 18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오찬회담을 열고 자유·민주주의 협력 방안, 북핵·북한 문제 등을 논의했다. / 사진=외교부


한미 외교장관이 '제3차 민주주의 정상회의'를 계기로 북한의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도발을 규탄하고 우리나라 안보에 대한 미국의 확고한 방위 공약을 재확인했다. 민주주의 정상회의는 2021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세계적 권위주의 부상 등 민주주의 진영이 직면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만든 협의체다.

18일 외교부에 따르면 조태열 장관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은 이날 서울 종로구 청사에서 오찬 회담을 열고 자유·민주주의 협력 방안, 북핵·북한 문제 등을 논의했다. 한미 외교수장이 대면한 건 지난달 28일 미국에서 개최된 한미 외교장관회담 이후 불과 19일 만이다.

한미 외교장관은 이날 3차 민주주의 정상회의 전 북한이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비행체를 발사한 사실에 깊은 우려를 표했다. 또 북한의 지속적인 도발은 한미일과 국제사회의 대북 공조를 강화시킬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았다.

앞서 북한은 이번 회담을 앞둔 오전 7시44분부터 8시22분까지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최소 3발 이상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탄도미사일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에 따른 제재 대상으로, 지난 1월14일 극초음속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을 발사한 지 64일 만의 도발 재개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오른쪽)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이 18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오찬회담을 열고 자유·민주주의 협력 방안, 북핵·북한 문제 등을 논의했다. / 사진=외교부


조 장관은 "북한이 남북관계를 적대적 교전국 관계로 규정하고 통일을 부정하고 있지만 우리는 자유와 인권의 보편적 가치를 확장시키는 통일 노력을 계속해서 경주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두 장관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목표를 재확인했다. 또 서해 등에서 북한이 무력 도발 가능성을 시사하는 데 대해 우려를 표하고 앞으로 긴밀히 공조해나가기로 했다. 블링컨 장관은 우리나라 안보에 대한 미국의 확고한 방위 공약을 재차 강조했다.

조 장관과 블링컨 장관은 북한의 불법 사이버 활동, 해외노동자 파견, 정제유 해상 환적 등 핵·미사일 개발에 활용되는 불법 자금줄 차단을 위한 협력도 지속하기로 했다. 이외에도 우크라이나, 남중국해, 대만 등에 대해서도 규범 기반 국제질서 수호 의지에 공감했다.

두 장관은 이번에 미국에 이어 한국이 정상회의를 주최한 것은 한미동맹이 자유, 민주주의, 법치 등 보편적 가치에 기반한 '가치동맹'임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앞으로도 미래세대에게 민주주의 가치를 전승하기 위해 지속 협력하자고 뜻을 모았다.

이밖에 두 장관은 한미 간 유엔 안보리, G7(주요 7개국), NATO(북대서양조약기구) 등 글로벌 무대 협력 강화 방안도 포괄적으로 협의했다. 조 장관은 한국이 주최한 이번 장관급 회의에 블링컨 장관이 직접 참석하고 조 바이든 대통령이 화상으로 참여하는 것에 사의를 표했다. 블링컨 장관은 미국 내에서 대통령·부통령·하원의장·상원임시의장에 이은 의전서열 5위 인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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