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인물이 온 건 맞지"…'부산시장 출신' 서병수의 6선 도전기

[the300][2024 빅매치 르포] '낙동강 벨트' 부산 북구 갑②-서병수 국민의힘 후보

부산=오석진, 부산=한정수 l 2024.03.24 07:40
서병수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1일 구포 동원로얄듀크비스타 아파트 앞에서 시민들에게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사진=서병수 의원실 제공

"서병수라는 큰 인물이 온 건 사실이잖아."

20일 오전 7시 부산 북구 광덕물산패션아울렛, 남산정역 인근 교차로 횡단보도를 지나던 한 시민이 이같이 말했다. 그는 "(서 의원이 4·10 총선 북구갑으로 출마한 것이) 구민으로서 기분 좋은 일"이라며 웃어 보였다.

이날 부산의 최저기온은 섭씨 4도. 부산치곤 쌀쌀한 날씨에도 서 의원은 '북구, 위대한 변화! 서병수'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길거리에 서서 유세를 시작했다. 서 의원은 길을 지나는 사람들과 차량들에 대고 "날씨가 쌀쌀합니데이" 등의 말을 건네고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 손으로 숫자 2 모양의 'V' 표시를 만들어 흔들기도 했다.

시민들은 대체로 호의적인 반응이었다. 속도를 줄이고 창문 밖으로 꽉 쥔 주먹을 내보이며 "힘내시라" "화이팅" 등을 외치는 사람들이 있었다. 횡단보도를 건너던 시민들은 "2번 찍어야지" "이번에 해야지"라며 살갑게 서 의원에게 악수를 청하기도 했다.

서 의원은 부산 해운대구·기장군갑과 진구갑 5선 중진이다. 부산시장도 경험했다. 이번 총선 북구갑으로 분구되기 전 선거구였던 북·강서갑은 지난 두 차례 총선에서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차지했다. 국민의힘은 이 지역을 되찾아오기 위해 서 의원에게 '희생'을 요청했고 서 의원이 이를 수용했다.

북구의 발전을 바라는 주민들은 서 의원의 풍부한 경험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북구 토박이라는 50대 남성 A씨는 "북구가 사실은 부산의 변방이다. (경남) 양산, 김해를 지나 부산 사하구까지 넘어갈 수 있는 '부산으로 들어오는 골목'인데 발전이 더디다"며 "지역이 더 발전을 하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더 큰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여당 6선이 북구 의원이면 정부 예산이라도 좀 더 따오지 않겠나 하는 기대감이 있다"며 "과거 북구 의원을 두 번씩 지낸 박민식, 전재수 둘 다 열심히는 했지만 생계형 의원의 느낌이 강했다"고 밝혔다.

구포시장에서 만난 60대 여성 B씨는 "서병수는 부산시장까지 한 유명한 사람이라 전 국민이 다 알잖아요"라며 "시장을 할 때도 괜찮은 기억이 많지"라고 말했다. 또 "전재수가 두 번 할 동안 한 게 뭐가 있냐"고도 했다. 이어 "서병수도 좋지만 민주당이 싫기도 하다"며 "이재명은 고집도 세고 반대만 자꾸 하니 진행이 안되는데 이게 머릿수 갖고 도둑질하는 것 아닌가"라고 밝혔다.
지난 23일 경부선 철도지하화 공약 현장을 방문한 서병수 국민의힘 의원 /사진=서병수 의원실 제공

반면 지역구 현역인 전 의원을 지지하는 목소리도 적지는 않았다. 구포시장에서 옷가게를 하는 40대 여성 C씨는 "전재수가 사람 참 괜찮다"며 "8년 동안 큰 문제가 있던 적도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아무래도 북구를 더 잘 아는 건 전재수"라고 했다.

서 후보의 핵심 공약은 교통 요충지 북구의 장점 살리기다. 서 후보는 "북구 주민들이 발전에 대한 염원이 굉장히 높다"며 "북구가 2호선과 3호선이 지나며 환승하는 지점이고 경부선 철도가 구포를 거쳐가는 특징이 있는데 이를 잘 살려 발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공항, 항공, 철도 버스 지하철이 연결되는 교통 요지로 기반시설을 갖추게 되면 북구가 서부산권의 대표적 도시로 발전할 것"이라며 "KTX 노선을 구포역을 통과해 김해공항과 가덕신공항까지 연결시키겠다"고 약속했다.

서 후보는 또 "유세를 다니면 '서병수네? 서병수 잘 왔다. 안 올 줄 알았는데 왔네. 우리도 이제 해볼만 하다'는 반응이 많이 나온다"고 했다. 그러면서 "북구민들 목소리를 들어보면 구포시장 앞에 에스컬레이터를 설치해 달라는 말과 수영장이 딸린 센터나 문화시설이 없다고들 하시더라"며 "국회의원이 마음만 먹고 의지만 있으면 얼마든 할 수 있던 건데 왜 여태까지 하지 않았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서 후보는 마지막으로 "북구 지역이 과거 사례를 보면 보수 성향이 상당히 있기도 했지만 최근 총선에서 두 번 졌고 정치상황에 따라서 우리 주민들이 선택의 폭을 달리하고 있다"며 "반드시 국회의원이 돼 북구 전체의 발전을 위해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21일 4·10 총선 부산 북구갑 후보 등록을 하는 서병수 의원의 모습 /사진=서병수 의원실 제공

◇부산 북구갑은?

부산 북구갑은 이번 총선에서 새롭게 만들어진 선거구다. 당초 부산 북·강서갑과 북·강서을이던 2개의 지역구가 북구갑, 북구을, 강서구 3개로 쪼개졌다.

북·강서갑은 전통적으로 보수당의 텃밭이었다. 그러나 최근 두 차례 선거에서는 모두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당선됐다. 통상 부산은 보수층이 강한 곳으로 인식되지만 낙동강에 인접한 '낙동강 벨트'에 속하는 지역은 부산 내에서도 민주당 지지세가 높은 편이다.

전재수 민주당 의원이 북·강서갑에서 재선을 한 현역이다. 이번 총선에서는 북구갑에서 3선에 도전한다. 그 전인 18대와 19대 총선에서 당선됐던 박민식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후보가 출마지를 서울 강서구을로 옮기면서 국민의힘에서는 해운대구·기장군갑과 진구갑 5선 중진 서병수 의원을 이 지역에 배치했다.

북구는 부산에서 변방 취급을 받았다. 지역 발전에 대한 염원이 큰 곳으로 평가받는다. 보수나 진보 등의 정치 성향을 떠나 지역 밀착형 공약을 잘 펼치는 쪽이 주목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재선과 5선의 대결인 만큼 부산 내에서도 관심이 높다.
부산 북구갑은/그래픽=윤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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