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모두 "절반이 목표"…충청도 양반들, 이번에도 '황금 밸런스'?

[the300][2024 빅매치 르포] '대전·충청' 격전지를 가다

민동훈, 이병권, 정진솔, 천현정 l 2024.03.29 17:24

편집자주 4월10일 전국 254개 지역구에서 총선이 치러진다. 여야 모두 이른바 '텃밭'을 제외한 서울, 인천, 경기, 충청, PK(부산·경남) 등 경합 지역에 사활을 걸고 있다. '한강벨트' '반도체벨트' '낙동강벨트' 등 이번 총선의 최대 승부처를 직접 가본다.

[청주=뉴시스] 추상철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5일 오전 충북 청주시 육거리종합시장을 방문해 제22대 총선 김수민 후보와 함께 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4.03.05. photo@newsis.com /사진=추상철

(청주=뉴스1) 김용빈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오후 충북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에서 송재봉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4.3.27/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청주=뉴스1) 김용빈 기자

과거 대전·충청 지역은 표심 예측이 힘든 '스윙 보터(Swing Voter) 지역 중 하나였다. 의석수는 대전, 세종, 충남, 충북을 합쳐 28석에 불과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이 28석 가운데 20석을 휩쓴 지난 21대 총선을 제외하면 특정 정당에 의석을 몰아주지 않는 모습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더불어민주당은 수성을 위해 총력전을 펼치는 중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집권여당에 힘을 실어주던 과거 대전·충청지역의 표심에 기대하며 수복을 노리고 있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이번 4·10 총선에서 28개 대전·충청 지역구 가운데 최소한 절반 이상 지역구에서 승리를 가져오겠다는 목표다. 충남은 윤석열 대통령이, 충북 청주는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의 연고가 있는 만큼 해볼 만하다고 분석한다. 한 위원장은 이달 27일 '국회 세종시 완전 이전'을 공약으로 꺼낸 것도 대전·충청 지역 표심을 흔들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민주당도 14석 이상을 지키겠다는 의지다. 민주당은 지난 총선 때 당선자를 배출했던 지역을 중심으로 수성을 자신하고 있다. 이상민(국민의힘), 황운하(조국혁신당), 김종민, 박영순(이상 새로운미래), 박완주(무소속) 의원 등 5명의 의원이 탈당한 것은 뼈아픈 지점이다. 하지만 새롭게 수혈한 황정아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 등을 앞세워 출혈을 최소화하겠다는 계획이다.
대전충청 주요 격전지 여야 대진표/그래픽=이지혜

지역구별로 나눠보면 7석이 걸린 대전에선 민주당의 수성 여부가 관건이다. 유성을과 대덕에서는 전, 현 민주당 후보들끼리의 대결이 펼쳐진다. 유성을에서는 민주당에서 국민의힘으로 당적을 옮겨 6선에 도전하는 이상민 의원이 민주당 영입 인재 황정아 후보와 맞붙는다. 이 지역은 이 의원이 내리 5선(2008년 총선에서는 자유선진당 소속)을 한 지역이다. 민주당 소속이던 박영순 의원이 탈당해 새로운미래 후보로 나서는 대덕에서는 박정현 민주당 후보, 박경호 국민의힘 후보와 3파전을 벌인다.

대전 동구에선 현역의원인 장철민 후보가 국민의힘 비례대표인 윤창현 후보와 맞붙는다. 동구는 대전·세종·충남북 의석 28석 중 순서상 가장 먼저 호명돼 '충청 정치 1번지'로도 불린다. 대전역 등이 위치한 원도심 지역이고 대전 서부지역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민 연령대가 높아 전통적으로 보수세가 강한 곳이라 알려졌다.
역대 총선 대전지역 투표율, 정당별 역대 대전지역 총선 의석수 확보 현황/그래픽=이지혜


충남 홍성·예산은 지난 13대 총선부터 더불어민주당이 단 한 차례도 승리하지 못한 보수 텃밭이다. 민주당에선 천안에서 4선을 지내고 충남지사를 했던 양승조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도전장을 던졌다. 국민의힘은 이 지역에서만 4선을 한 홍문표 의원 대신 강승규 전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이 공천을 받았다. 이밖에 당진에서는 정용선 국민의힘 후보와 현역 어기구 민주당 후보가 재대결하고, 천안에서도 4년 전 1300여표 차이로 당락이 갈린 전 국방부 차관 출신의 신범철 국민의힘 후보와 친명계 현역 문진석 후보와 다시 만났다.

19대 이후 민주당계가 모두 당선됐던 세종시는 현역의원들이 이번 총선에 모두 출마하지 않는 까닭에 경합을 예고하고 있다. 세종갑 지역은 류제화 국민의힘 후보와 김종민 새로운미래 후보가 양자구도를 형성했다. 이영선 민주당 후보가 갭투자 논란으로 공천이 취소된 까닭이다. 갈 곳을 잃은 '민주당 표심'을 누가 더 많이 흡수하느냐가 관건이 됐다. 한 위원장의 국회 세종시 완전 이전 공약도 지역 민심을 흔들 변수로 꼽힌다.
역대 총선 충남지역 투표율, 정당별 역대 충남지역 총선 의석수 확보 현황/그래픽=이지혜


8석이 걸린 충북은 21대 총선에서 여야 4 대 4 균형을 맞췄다. 이번 총선에선 지역구 여야 현직 의원 4명 모두가 공천에 불발된 청주에 정치권의 관심이 쏠린다. 청주 상당구에선 5선의 정우택 국민의힘 후보가 돈 봉투 의혹으로 낙마했고 청원구에선 변재일 민주당 의원이 컷오프(공천배제)당했다. 서원구의 이장섭 민주당 의원과 흥덕구의 도종환 의원은 민주당 경선에서 패배했다.

이에 따라 서원구에선 국민의힘 김진모·민주당 이광희, 흥덕구에선 국민의힘 김동원·민주당 이연희, 청원구에선 국민의힘 김수민 ·민주당 송재봉, 상당구에선 국민의힘 서승우·민주당 이강일 예비후보가 각각 맞붙는다.
역대 총선 충북지역 투표율, 정당별 역대 충북지역 총선 의석수 확보 현황/그래픽=이지혜


충북 충주에선 4선에 도전하는 현역 이종배 의원이 전 국토교통부 2차관 출신 김경욱 민주당과 대결을 벌인다. 4년 전 21대 총선에서 이미 맞붙은 바 있던 만큼 누가 '리턴매치'의 승자가 될지 주목된다. 보은·옥천·영동·괴산에서도 4선 도전에 나선 현역 박덕흠 후보가 전 중소기업중앙회 부회장 출신의 이재한 민주당 후보와 19·20대 총선에 이어 세 번째로 맞붙는다. 증평·진천·음성 역시 민주당 현역 임호선 의원과 국민의힘 경대수 전 의원이 재대결한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충북은 보수세가 강한 곳이라 경북이랑 비슷하다고 볼 수 있지만 충남은 다르다. 민주당이 의석을 더 많이 가져올 듯하다"며 "대전은 젊은 도시고 학생들이 많다, 민주당의 전통 우세 지역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대전보다는 충청지역이 캐스팅 보터라고 할 수 있다"며 "국민의힘 입장에서 보자면 충남에서 6석, 충북에서 5석 정도 가져올 듯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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