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정재호 주중대사 갑질 의혹에 "사실관계 확인 중"

[the300] "원칙에 따라 한 점 의혹 없이 처리"

김인한 l 2024.03.28 16:15
정재호 주중국대사가 최근 대사관에서 함께 근무하는 주재관에게 폭언 등 갑질을 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외교부가 사실관계를 파악 중이다. / 사진=주중국대사관


외교부가 최근 불거진 정재호 주중국대사의 '갑질' 의혹에 대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은 28일 서울 종로구 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을 통해 "관련 사안이 인지되면 철저히 조사한 후 원칙에 따라 한 점 의혹 없이 처리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임 대변인은 이날 '주중대사 갑질·폭언 등에 관한 부처 입장'을 묻는 말에 "재외공관 비위 등 여러 사안에 대해 항상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며 "이번 사안에 대해서도 동일한 원칙에 따라 철저히 조사하고 사실관계를 확인해 나가고자 한다"고 했다.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주중대사관 주재관 A씨는 최근 정 대사에게 폭언 등 갑질을 당했다며 외교부 본부에 관련 녹취록 등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정 대사에게 업무보고를 하는 과정에서 폭언을 들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는 현재 감찰담당관실을 통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통상 경미한 사안인 경우 주의 또는 경고 등의 조치를 내리지만 심각하면 징계나 수사 의뢰 등을 할 수 있다.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재외국민 투표 첫날인 27일 중국 베이징 차오양구 주중한국대사관에 마련된 재외투표소에서 정재호 주중국한국대사가 투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주중대사관은 160여개 재외공관 중 근무 인원이 가장 많다. 중국은 미국·일본·러시아와 함께 우리 정부의 4대 외교국으로 꼽히며 대사 임명에도 각별히 신경 쓰는 지역이다.

다만 정 대사는 윤석열 정부의 초대 주중대사로, 지난해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으로부터 중국 측과 접촉이 부실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실제로 주중대사관이 올해 들어 공개한 정 대사의 일정 가운데 중국 측 인사와 접촉은 3건이다.

또 정 대사는 2022년 9월 첫 간담회 당시 한 매체가 비보도 약속을 깨고 자신의 발언을 실명 보도하자 매달 한 차례씩 여는 특파원 간담회에서 현장 질의응답을 받지 않고 있다. 현재는 이메일로 사전 질문을 받고 준비된 답변을 현장에서 읽는 형식의 간담회를 진행 중이다.

정 대사는 윤석열 대통령의 서울 충암고 동기다.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로 25년간 재직하다가 윤석열 정부 출범 후인 2022년 8월 중국대사로 취임해 현재까지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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