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민생지원금·채상병 특검 수용하길"...尹 앞에서 다 쏟아냈다

[the300]

차현아 l 2024.04.29 16:29
[서울=뉴시스]윤석열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집무실에서 열린 영수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2024.04.2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조수정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과의 첫 영수회담에서 주요 민생 및 정치 현안에 대한 요구조건을 사실상 모두 쏟아냈다. 대표적으로 '전 국민 1인당 25만원' 민생회복지원금과 채상병 특검법(채상병 사망사건 외압 의혹 특별검사법안), 이태원 참사 특별법(10·29 이태원 참사 피해자 권리보장과 진상규명 및 재발 방지를 위한 특별법안) 등의 수용을 요구했다.

이 대표는 "국정운영에 큰 부담이 되고 있는 가족 등 주변 인사들의 여러 의혹들도 정리하고 넘어가면 좋겠다"며 사실상 '김건희 여사 특검법'(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특별검사법안)의 수용을 에둘러 촉구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29일 오후 2시 서울 용산 대통령실 2층 집무실에서 열린 영수회담 모두발언을 통해 "오늘 제가 제1야당의 대표로서 우리나라에 국정을 총책임지시는 최고 국정책임자이신 대통령님께 이번 총선에서 나타났다고 판단되는 국민들의 뜻을 전달해드리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4.10 총선을 언급하며 "이번 총선에 나타난 국민 뜻이 잘못된 국정을 바로 잡으라는 준엄한 명령"이라며 "우리 국민들께서는 선거를 통해서 민생과 경제 살리고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고 평화와 안전 지키라고 명하셨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국정의 방향타를 돌릴 마지막 기회라는 그런 마음으로 국민들의 말씀 귀기울여주길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집무실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의 영수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2024.04.2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조수정


이 대표가 꺼낸 첫 현안은 민생이었다. 그는 "우리 민주당이 제안한 긴급민생회복조치를 적극적으로 검토해주실 것을 부탁드린다"며 "지역화폐로 지급을 하면 소득지원 효과에 더해서 골목상권 소상공인 자영업자 지방에 대한 지원효과가 매우 큰 민생회복지원금을 꼭 수용해주길 부탁드린다"고 했다.

이 대표는 '전세사기특별법'을 언급하며 "화급한 민생입법에도 적극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말했으며, 의료개혁에 대해서는 "의정갈등때문에 의료현장의 혼란을 겪고 우리 국민들께서도 피해를 입고 있다. 민주당이 제안한 국회 공론화특별위원회에서 여야와 의료계가 함께 논의한다면 좋은 해법이 마련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연금개혁 역시 해결이 시급한 현안 과제로 거론했다. 이 대표는 "최근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공론화위원회에서 소득대체율 50%, 보험료율 13%로 각각 인상이라는 개혁안이 마련됐다"며 "정부여당이 책임의식을 갖고 개혁안 처리에 나서도록 독려해주길 바라고 우리 민주당도 적극 협력하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윤 대통령에게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를 자제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대표는 "과도한 거부권 행사, 입법권 침해하는 시행령이라던지 인사청문회 무력화 같은 이런 조치는 민주공화국의 양대 기둥이라고 하는 삼권분립, 법치주의를 위협하는 일"이라고 했다.

또한 '이태원특별법'과 '채상병 특검법'을 언급하며 "159명의 국민이 영문도 모른 채 죽어갔던 이태원 참사, 채 해병 순직사건 진상을 밝혀 그 책임을 묻고 재발방지대책 강구하는 것은 국가의 가장 큰 책임"이라며 "(두 법안을) 적극 수용해주길 요청드린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외에도 R&D(연구개발) 예산복원, 저출산 문제 해결과 재생에너지 확대, 한반도 평화 안정을 위한 대화와 협력 기조의 정책 추진 등도 요청했다.

이 대표는 "지금까지 말씀드린 것이 상당히 불편하실 수도 있을 것 같다"면서도 "국민 앞에 정직한 대통령이 되겠다고 말씀하신 초심 잊지 않고 잘 시행하시면 우리 국민들은 대통령과 정부를 전적으로 믿고 따를 것"이라고 했다.

또한 "발목 잡기가 아니라 선의 경쟁으로 국민에게 편안함과 희망 만들어주면 좋겠다"며 "정치라고 하는건 추한 전쟁이 아니라 아름다운 경쟁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시면 좋겠다. 상대를 죽이지 않고도 이길 수 있단 것도 보여달라"고 요청했다.

윤 대통령은 별다른 반응 없이 이 대표의 모두발언을 경청했다. 윤 대통령은 이 대표의 모두발언이 시작하기 전 "초청에 응해주셔서 감사하다"며 "오늘 이렇게 용산에 오셔서 여러 얘기를 나누게 돼서 반갑고 기쁘다"고 했다. 이 대표의 모두발언이 끝난 후 윤 대통령은 "평소 이 대표와 민주당이 강조해오던 얘기이기 때문에 이런 말씀을 하신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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