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장제원에 '찐윤' 이철규까지…與 '원조 윤핵관' 2선으로

[the300] '찐윤' 이철규 불출마에 국민의힘 원내대표 3파전 형성…차기 與 지도부 '친윤' 꼬리표 뗄지 주목

박상곤, 한정수 l 2024.05.07 06:15
(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이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4회 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4.5.2/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찐윤(진짜 친윤석열)계'로 불리는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이 '당 서열 2위'에 해당하는 원내대표 선거에 결국 불출마하기로 했다. 이 의원의 이번 불출마와 함께 원조 '윤핵관'(윤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으로 불리던 세력 대다수는 2선으로 후퇴하게 됐다. 지난해 서울 강서구청장 재·보궐 선거 패배, 4·10 총선 참패 등을 거치며 원조 친윤계 의원들이 뒷선으로 물러나는 모양새다. 이런 가운데 당정 관계의 향방에도 관심이 쏠린다.

7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오는 9일로 예정된 원내대표 선거는 이종배(4선·충북 충주), 송석준(3선·경기 이천), 추경호(3선·대구 달성) 의원 간 3파전으로 치러진다. 당초 차기 원내대표 유력 후보로 거론됐던 이철규 의원은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철규 의원은 전날인 5일 원내대표 후보 등록 마감이 지나자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초부터 이번 선거에 출마할 의사가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이철규 의원은 여권 내에서 '친윤'을 넘어 '찐윤'이라 불린 인물이다. 윤 대통령 대선캠프에서 조직본부장을 맡아 친윤 대열에 본격 합류한 이철규 의원은 김기현 지도부 1기 사무총장으로 활동했다. 이후 4·10 총선을 앞두고 당 인재영입위원장과 공천관리위원 등을 맡아 공천 작업에서 주도적 역할을 해왔고 윤 대통령과 갈등을 빚었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과는 대립각을 세우기도 했다.

앞서 국민의힘에선 수도권 인사를 중심으로 '이철규 원내대표 불가론'이 거세게 일었다. 당 요직을 맡아 당무를 주도해온 이철규 의원이 총선 참패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이다. 윤상현 의원은 이 의원의 원내대표 출마 가능성을 두고 "총선 패배의 책임에서 벌을 받아야 할 분"이라고 했고 배현진 의원도 "지금은 반성과 성찰, 염치와 책임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다.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총선 불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며 이동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3.12.12. photo@newsis.com /사진=뉴시스


이철규 의원이 이번 원내대표 선거에 불출마하면서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여당의 당무를 주도한 '윤핵관'의 당내 영향력도 점차 힘을 잃는 모양새다. 앞서 이 의원 외 원조 '윤핵관'으로 불리며 당 사무총장과 원내대표로 활동했던 권성동 의원은 지난해 전당대회 이후 당내에서 뚜렷한 존재감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윤 대통령이 당선인이던 시절 비서실장을 지내고 이른바 '김·장 연대'를 이뤄 김기현 지도부 출범을 주도한 장제원 의원도 지난해 12월 일찌감치 4·10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당 안팎에선 윤석열 정부 출범에 기여한 '윤핵관'의 시대가 종식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국민의힘이 지난해 서울 강서구청장 재·보궐선거와 이번 4·10 총선에서 잇따라 참패함에 따라 지난 2년간 당내 여론을 주도한 친윤 주류에 대한 심판론이 번짐과 동시에 기존과 다른 당정 관계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장성철 공감과논쟁정책센터(공론센터) 소장은 6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통화에서 "윤핵관들이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었던 건 모두 대통령의 후광효과였다"며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도 낮고 후광효과도 사라진 상황에서 윤핵관 개별적으로 역량을 나타내긴 쉬워 보이지 않는다. 윤핵관 시대가 점점 석양처럼 사라지는 것"이라고 했다.

(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 국민의힘 송석준(왼쪽부터), 이종배, 추경호 의원이 5일 원내대표 경선 후보 등록을 마치면서 3파전 구도가 완성됐다. 원내대표 경선은 오는 9일 치러진다.(뉴스1 DB) 2024.5.5/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당장 시선은 22대 국회 개원을 함께할 차기 원내대표 주자들에게 쏠린다. 오는 9일 예정된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한 세 사람(이종배·송석준·추경호)은 모두 친윤계로 분류돼왔지만 상대적으로 계파색이 옅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송 의원은 이날(6일)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대통령에 대고 쓴소리 팍팍 하실 수 있겠냐'는 물음에 "당정대가 서로 국민들 뜻에 부응하고 책임지고 유능한 모습을 재탄생 해야 한다"며 "소신 있는 정치와 소통에는 누구보다 앞장서 왔다고 생각한다. 걱정 붙들어 매셔도 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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