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인터뷰]홍문표 "총선참패 책임자, 전대 출마 자제해야"

[the300]"반기문 왔다가니 면죄부 받은줄 알아…천막당사 때보다 더 신랄한 내용 백서에 담아야"

구경민 진상현 기자 l 2016.06.24 06:00
홍문표 새누리당 의원


"4·13 총선 참패의 책임있는 사람들은 새누리당 전당대회 출마를 자제해야 한다."

비박(비박근혜)계 3선 홍문표(홍성·예산) 새누리당 의원은 23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인터뷰에서 "전당대회를 치르기 전에 몇가지 숙제를 해결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지난 총선 공천과정에서 공천위원을 지낸 홍 의원은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의 독선을 문제 삼는 등 반기를 들면서 당내 중심을 그나마 잘 잡은 인물로 평가받는다. 

홍 의원은 당이 총선 참패의 원인을 분석도 못하고 오히려 계파싸움을 하면서 혁신은 뒷전으로 미루고 있는 상황에 대해 쓴소리를 냈다. 그는 오는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몇가지 숙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내년 대선에서 정권재창출을 이루지 못할 것을 크게 우려했다. 

홍 의원은 "국민에게 우리의 반성문을 보여줄 수 있는 것은 '백서'밖에 없다"면서 "의원총회에서 90도로 절했다가도 돌아서서 계파 싸움을 하는 등 국민들을 더욱 화나고 분노하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반기문 사무총장이 우리나라에 왔다 가니까 (새누리당이) 면죄부를 받은줄 알고 있다"며 "진정한 반성이 없으면 국민들은 대선때 (새누리당을) 버릴 것이다. 정당의 목표는 정권창출인데 대선에서 정권을 잡지 못하면 정당으로서의 가치가 없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국회의장도 야당에 뺏겼는데 반성하는 것도 없고 우리끼리 내부 전투만하니 무슨 희망이 있냐"면서 "백서에 신랄한 내용을 담아 국민에게 공개 해야한다. 메뉴얼을 내놓고 약속을 지켜나가면 국민들도 반성하는구나하고 다시 정을 줘 신뢰를 회복할 수 있고 그것이 (당이) 사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2004년 '천막당사 정신' 보다 더 처절한 내용을 백서에 담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또 "백서를 만들어 잘 실천하고 이번 전당대회에서 총선 참패의 핵심에 있는 책임자들은 출마를 자제해야 한다"고 했다. 총선 패배에 결정적인 책임이 있는 사람은 김무성 전 대표와 최경환 의원이다. 특히 최 의원은 당권 유력 주자로 거론되고 있다. 

홍 의원은 혁신을 지향해야할 혁신비대위에 대해서도 유감을 드러냈다. 이날 일괄 복당 결정을 주도했다는 이유로 사퇴 압박을 받은 권성동 사무총장은 자진사퇴 의사를 밝혔다. 

홍 의원은 "김희옥 비대위원장 본인이 권성동 의원을 사무총장으로 임명해놓고 보름도 안되서 경질시킨다는 건 '자기모순'"이라며 "당내 갈등이 계속해서 발생하는 것은 결국 정치적 경험 부재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치는 현장테크닉이 있어야 한다"면서 "수학공식으로 접근하면 안된다. 다양한 경험이 있어야 생각치 못한 상황에 대응하고 정무적 판단으로 해결할 수 있다. 판단이 흐려질 때는 주위 사람의 의견을 빨리 모아 해결할 수도 있다. 그런데 지금 우리당은 전부 단발총으로 한발쏴서 되면 좋고 안되면 터져버리는 상황에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비대위원장이 당명만 빼고 다 바꾸겠다고 했는데 혁신에 손도 못대고 있다"고도 했다. 

또 "김 위원장이나 정진석 원내대표가 만나 '대국민 메시지'를 밝힌 후 일괄 복당의 뜻을 밝혔어야 했다. 총선 참패에 대한 사과와 집권당으로 안정된 국정운영을 통해 박근혜정부를 잘 마무리지을 수 있도록 국민에게 뜻을 전달한 뒤 일괄복당을 결정했어야 했다"면서 아쉬움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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