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추미애 등 3당 대표 회동, 추석 전후 열릴듯

[the300] 사상 첫 女대통령-女 야당 대표 회동…추미애 '대여 강경노선'에 대치구도 우려

이상배 기자 l 2016.08.28 14:44
박근혜 대통령/ 사진=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이 27일 추미애 대표를 중심으로 한 지도부를 새롭게 구성함에 따라 박근혜 대통령이 정례화를 약속한 3당 대표 회동의 개최 시기에 관심이 쏠린다. 회동이 성사될 경우 여성 대통령과 여성 야당 대표가 참석하는 사상 첫 회동이 된다. 박 대통령이 다음달초 러시아·중국·라오스 순방을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회동 시기는 다음달 추석 연휴(9월 14∼18일) 전후가 될 전망이다.

28일 청와대에 따르면 김재원 정무수석은 29일 국회를 찾아 추 신임 대표에게 박 대통령의 축하 난을 전달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3당 대표 회동의 일정과 의제에 대한 기본적인 조율이 이뤄질 전망이다. 앞서 박 대통령은 5월13일 3당 원내대표 및 정책위의장들과의 청와대 회동에서 협치를 위해 앞으로 분기별로 1차례씩 3당 대표 회동을 갖겠다고 약속했다. 3/4분기(7∼9월) 중 한차례 회동을 하려면 늦어도 다음달에는 회동을 가져야 한다.

3당 대표 회동 시기는 다음달 추석 연휴 전후가 유력하다. 다음달 2∼9일 박 대통령의 러시아·중국·라오스 순방이 예정돼 있다는 점에서다. 회동 의제에 대한 사전 조율에 적잖은 시간이 걸린다는 점에 비춰 순방 전 회동 개최는 물리적으로 쉽지 않다. 또 박 대통령은 대개 순방 전 약 2∼3일 동안은 순방 준비에 집중하기 위해 공식 일정을 잡지 않는다. 결국 3당 대표 회동은 박 대통령의 순방 이후 추석 연휴를 전후한 시점에 순방 성과 설명을 겸하는 형식으로 이뤄질 공산이 크다.

회동이 열린다면 새누리당에선 이정현 대표, 더민주에선 추 대표, 국민의당에선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이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당의 경우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는 일러도 연말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이 대표는 당 대표 선출 직후인 지난 11일 이미 신임 최고위원들과 함께 청와대로 초청돼 박 대통령과 오찬 회동을 가진 바 있다.

한편 헌정 사상 최초로 여성 대통령과 여성 여당 대표가 대면하는 이번 회동에서 어떤 분위기가 연출될지 주목된다. 추 대표가 선거운동 기간 '강한 야당' 기조 아래 대여 강경노선을 제시해왔다는 점에서 회동 분위기가 냉랭하게 흘러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추 대표가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해 '반대 당론'을 분명히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는 점이 청와대를 자극할 수도 있다. 그동안 박 대통령은 사드 배치 문제는 결코 정쟁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을 수차례 천명해왔다.

회동에서 박 대통령은 일자리 창출과 경제활성화를 위한 노동개혁 4법, 규제프리존특별법 제정안, 원격의료 허용 관련 의료법 개정안 등의 조속한 처리를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추 대표와 박 비대위원장 등은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의 퇴진과 세월호 특별법 개정 등을 요구하며 박 대통령과 여당을 압박하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이번 회동이 '협치' 대신 '대치' 구도만 남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한편 박 대통령은 조만간 국회 의장단 및 상임위원장단 전원도 청와대로 초청해 회동을 가질 계획이다. 이 역시 박 대통령의 순방 이후가 될 공산이 크다. 이와 관련, 청와대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일정은 정해진 게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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