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노좌장' 이해찬의 귀환…'文 대세론'에 지각변동?

[the300](종합)안희정 등 킹메이커로 나설 수도…친노·친문 갈리면 대선구도 요동

최경민 기자 l 2016.09.19 16:24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이해찬 무소속 의원. 2014.12.11/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불어민주당이 '친노좌장' 이해찬 무소속 의원의 복당을 결정했다. 이 의원은 지난 4·13 총선을 앞두고 당의 컷오프(공천배제) 방침에 반발해 탈당한지 약 6개월만에 복당 수순을 밟게 됐다. '추미애표 통합'의 일환이지만, 문재인 대세론이 여전한 대선후보 경쟁구도에 영향을 미칠 변수로도 해석되고 있다.

더민주는 19일 최고위원회를 열고 이해찬 의원의 복당을 빠르게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안규백 사무총장이 위원장을 맡은 당원자격심사위원회의 심사와 당무위원회 의결을 거치면 이 의원의 복당절차는 마무리된다.

윤관석 수석대변인은 최고위원회를 마치고 "이 의원의 복당과 관련해서는 최고위에서 이견이 없었다"며 "절차만 밟으면 되기 때문에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총선을 앞둔 지난 3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로부터 공천배제 결정을 받은 이후 탈당했다가 세종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후 7선에 성공했다. 당선된 후 복당 신청을 했지만 김종인 비대위 대표는 "당헌·당규에 따를 일"이라는 반응만 보였다. 더민주 당헌·당규에는 탈당한 지 1년이 경과되지 않으면 복당할 수 없도록 돼 있다. 사실상 이 의원의 복당 문제를 거론하지 않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당내 주류측은 복당과 관련해 당헌·당규 상 예외조항(당원자격심사위의 심사를 거쳐 당무위원회 의결을 거칠 경우)이 있음을 지적하며 이 의원의 복당을 촉구했었다. 추미애 대표는 8·27 전당대회 기간 내내 이 의원을 복당시키겠다고 밝혔고, 우상호 원내대표는 "복당은 당연하다"는 입장을 취했다. 김종인 지도부의 퇴진과 함께 이 의원의 복당은 시간문제로 간주됐다.

안그래도 추미애 지도부는 출범과 함께 당의 외연확장을 위한 '통합행보'를 거듭해왔다. 대선정국을 앞둔 시점에서 원외 민주당과의 통합으로 구민주계 일부를 흡수하고, '친노좌장' 이해찬 의원을 복귀시키며 당의 지지기반을 튼튼히 하겠다는 계산이다. 추 대표는 지금까지를 '소통합'이라고 지칭하며, 향후 야권 전반에 걸친 '대통합'을 시도하겠다는 뜻을 피력하기도 했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 회의에서 "끊임없이 분열을 거듭해서 우리 야권 세력이 약해져왔는데 이제 '추미애표 통합'이 본격 시동을 걸고 있다"며 "작은 통합으로 시작해서 큰 통합이 이뤄질 때까지, 더민주가 추구하는 통합이 수권정당의 신호탄이 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세종시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한 이해찬 후보가 지난 4월13일 세종시 도담동 선거사무소에서 꽃다발을 목에 걸고 있다. 이해찬 후보는 이자리에서 당선 후 더불어민주당에 복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16.4.13/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의원의 복당이 대선정국을 앞두고 더 복잡한 의미를 갖는다는 평가도 있다. 노무현 정부 시절 국무총리를 지냈고, '친노좌장'으로 불리는 야권 최다선 의원이 돌아오는 것이어서 향후 대선정국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당내 영향력이 막대한 이 의원이 '킹메이커'로 나설 경우 더민주 대선후보 경선 구도는 출렁일 수 있다.

더민주의 한 당직자는 "친노에게 있어 사실상 '왕의 귀환'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그만큼 이 의원의 존재감은 여전히 크다"며 "유력 대선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 보다 더 큰 '어른'이 들어오는 것이기 때문에 친노(盧)가 아닌 친문(文) 진영 입장에서는 확실히 불편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친노와 친문이 갈릴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실제로 이 의원과 가까운 일부 친노 인사들은 문 전 대표 외에도 안희정 충남도지사와 같은 '대안'의 필요성을 거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경우 친노·친문으로 불리는 당내 최대계파의 표가 갈리게 되는 셈이어서 보다 복잡한 대선후보 경쟁구도가 만들어질 수 있다.

이 의원도 복당을 앞두고 세 구축에 나선 모습이다. 그는 자신의 의원실 트위터를 통해 "당무위 의결 후 공식입장을 밝히겠다"면서도 "저를 도왔다는 이유로 징계당한 핵심당원(비상징계 6명, 제명 15명)들에 대한 복권, 복당도 함께 되어야 진정한 통합이 될 것"이라고 당에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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