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선거승리 도취에 경고…조국 "지방정부·의회 감찰"

[the300]민정수석 보고에 "내 친인척·靑도 열심히 감시, 악역해달라"

김성휘 기자 l 2018.06.18 17:45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2018.06.18. photo1006@newsis.com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대통령 친인척 등 특수관계인, 청와대·정부도 적극 감찰하고 지방권력이 해이해지지 않도록 해달라는 3가지를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문재인정부 2기 국정운영 위험요소 및 대응방안'이라는 조국 민정수석의 보고를 받고 이같이 밝혔다. 민정수석실에는 이를 위한 '악역'을 맡아달라고 했다. 

문재인정부 2기를 시작하는 시점에 6·13 지방선거에서 여당이 압승, 자칫 기강이 무너지거나 과거 정부들의 잘못을 되풀이하는 일은 있어선 안 된다는 강력한 경고다. 문 대통령은 여당의 지방선거 승리에 대해 "갚아야 할 외상값이 많다" "등에 식은땀이 나는 두려움"이라고도 말했다.

이날 수보회의 안건은 4대강 보개방 1년 평가와 향후 추진계획, 공공부문 남성 육아휴직 현황보고와 민정수석의 보고 등 3가지였다. 그중 민정수석 보고가 핵심화두였다. 조 수석은 과거정부를 타산지석 삼아야 한다며 특히 지방선거 승리후 새로 구성될 지방정부 부정부패 현상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조 수석은 "지난번 2차 반부패정책협의회를 통해서 토착비리를 근절키로 한 바 있는데, 그 연장선에서 올해 하반기에 지방정부, 지방의회를 상대로 감찰에 들어갈 계획"이라 보고했다. 그러자 문 대통령은 자신의 친인척도 열심히 감시하라며 세 가지를 당부했다.

조 수석은 또 이날 과거정부의 교훈은 3 가지, 문재인정부가 처한 특징은 2가지로 보고 집권2기의 목표를 3가지로 제시했다. 과거 교훈은 첫째 집권세력 내부분열 및 독선이다. 내부분파, 국민을 대상화하거나, 계몽주의적 태도로 정책을 추진하고 긴장해이로 측근비리가 발생한 경우다. 둘째 소모적 논쟁으로 갈등이 계속돼 국민 피로감이 가중된 경우, 셋째 혁신동력 약화와 관료주의적 국정운영 등으로 정부에 대한 국민의 기대감을 잃게 한 것을 지적했다.

이어 문재인정부에 대해선 국민의 기대가 대단히 높은 반면 정부여당의 오만한 심리가 작동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이를 바탕으로 세 가지 기조로는 겸허한 정부, 민생에 성과 내는 정부, 혁신하는 정부를 꼽았다. 

한편 문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외상값'을 갚을 방법으로 유능함, 도덕성, 겸손함 등 3가지를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모두다 1년의 경험을 다들 가졌기 때문에 이제는 처음 해보는 일이라서 서툴 수 있다는 핑계는 더이상 통하지 않는다"고 했다. 또 "청와대는 국민들이 보기에는 가장 높은 곳에 있다"며 "이제는 국민을 모시는 공직자라면 국민을 받드는 겸손한 태도를 반드시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조 수석의 위험요인 보고와 부합한다.

문 대통령은 "이번 선거를 통해 지역으로 국민을 나누는 지역주의 정치, 색깔론으로 국민 편가르는 분열의 정치는 끝나게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저로서는 정치에 참여한 가장 주요한 이유, 목표 중 하나를 이룬 셈"이라 밝혔다. 선거결과에 대해 "기뻐하는 것은 오늘 이 시간까지"라며 "높은 지지는 정말 등골이 서늘해지는, 저는 등에서 식은땀 나는 정도의 두려움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사를 보더라도 앞에 선거에서 승리가 그다음 선거에선 냉엄한 심판으로 돌아왔던 경험들을 많이 갖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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