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물' 이해찬 등판에 요동…민주당 당권 전쟁 향방은

[the300]민주당 당대표 경선 이종걸까지 출마선언 완료로 최종 8파전 전망

백지수 기자 l 2018.07.20 18:24


7선 거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등장에 민주당 당권 경쟁 구도가 요동치기 시작했다. 20일까지 민주당 전국대의원대회(전당대회) 당 대표 선거 예비경선(컷오프)에 8명의 의원이 출마로 가닥을 잡고 각기 유·불리 계산에 돌입했다.

노무현 정부 국무총리를 지내 '친노(친 노무현)·친문(친 문재인) 좌장'으로 꼽히는 이 의원은 후보 등록 첫 날인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더불어민주당의 당대표가 되고자 한다"고 출마를 공식화했다. 이 의원은 "집권여당의 대표로서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튼튼하게 뒷받침하겠다"며 "2020년 총선의 압도적 승리로 재집권의 기반을 닦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당대표 출마를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이동훈 기자

지난 몇 개월간 '이해찬 출마설'은 민주당 당권 경쟁에서 가장 큰 변수로 꼽혔다. 정치권에서는 이 의원 주변에서 원로로서 집권 2년차 여당 대표로 나서 안정감 있는 당·청 관계를 수립해 나가야 한다며 그를 부추기고 있다는 동향이 알려졌다. 이에 비해 원로인 만큼 후배 의원들에게 자리를 내 줘야 한다는 의견과 당 대표로 나서기에는 무게감이 과하다는 우려 등도 이 의원을 추대하는 움직임과 엇갈렸다. 이 의원 본인 역시 이날 오전 마음을 굳히기 직전까지 출마 여부를 고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의원이 장고 끝에 거취를 밝히자 일찌감치 도전장을 내민 후보들 역시 신경을 곤두세우는 모양새가 관측됐다. 각 후보들이 '친문'임을 강조한 가운데 온 계파를 아우르는 대선배가 등장한 탓이다.

이날 이 의원 다음으로 국회 마이크 앞에 선 5선 이종걸 의원은 출마선언 후 기자들과 만나 "선배님의 출진은 저희에게 가히 충격적"이라며 "판세가 요동치고 승패가 완전 달라질 수 있는 대형 사건이어서 저도 굉장히 장고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해찬의 출진은 저희(전당대회 출마 후보들)에게 상당한 목표의 수정을 초래하게 했다"고도 말했다.

전날 출마를 공식화한 최재성 의원도 이해찬 의원의 출마선언 직후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이해찬 의원이) 많은 생각을 하셨으리라 믿는다"며 "더불어민주당은 역대 가장 크고 의미있는 전당대회를 치르게 됐다. 영광스러운 경쟁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 의원이 나서면서 민주당 전당대회가 세대 경쟁 구도로도 흘러갈 것이라는 관측도 나타난다. 이 의원이나 역시 참여정부 시절 총리를 지낸 김진표 의원 등 선배들이 연륜으로 압도하는 가운데 초선인 김두관 의원이나 재선 박범계 의원, 운동권 86 세대를 대표하는 이인영 의원 등이 새로움과 젊은 혁신가의 이미지를 내세우고 있다.

한편 이날까지 민주당 당 대표 경선에는 총 8명의 의원이 출격할 뜻을 밝혔다. 가장 먼저 출사표를 내민 박범계 의원을 시작으로 김진표·송영길·최재성·김두관 의원 등이 이미 출마선언을 마쳤다. 후보 등록 기간 종료 후인 오는 22일에는 전날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계에서 추대된 이인영 의원이 기자회견 방식으로 출마의 변을 밝힐 계획이다. 후보 등록은 다음날까지 이틀간 이어지며 예비경선은 오는 26일 치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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