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황교안 판단력 문제 있어…회피형 리더십 보여"

[the300][300티타임]오세훈 전 서울시장 "내년 총선 승리로 이끌려면 실무형지도자 필요"

박종진, 김민우, 강주헌 기자 l 2019.02.18 05:20

2.27 자유한국당 전당대회에서 당대표 후보로 출마한 오세훈 전 서울시장. /사진=홍봉진 기자


자유한국당 2·27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에 출마한 오세훈 후보가 황교안 후보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시의적절하게 정리해서 세상에 내놓는 능력에 근본적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오 후보는 13일 서울 광진구 한 식당에서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만나 "황 후보에게는 큰 위험요소가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오 후보는 황 후보가 출마 선언 직후부터 탄핵 등 대다수의 쟁점에 본인의 견해를 명쾌하게 밝히지 않고 모호한 화법으로 피해간다고 지적했다.

오 후보는 특히 당내 일부 의원들이 5·18광주민주화운동을 '폭동'으로 규정하고 5·18유공자들을 '괴물집단'이라고 지칭해 망언 논란을 일으킨 뒤 황 후보가 관련 질문에 모호하게 답한 것을 대표 사례로 들었다.


황 후보는 이달 12일 5·18 모독에 대한 견해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5·18의 의미가 우리 국민들의 마음에 깊이 각인돼 있다"며 "그런 뜻에 맞는 대처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오 후보는 "이 분은 뭘 물어도 답변이 똑같다"며 "국민들 마음 속에 각인된 상황은 다 다르다. 대체 어떤 대처를 해야한다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이어 "(황 후보는) 이렇게 들으면 이럴것 같고 저렇게 들으면 저렇게 보일수 있게 답을 한다"며 "이게 한번이 아니라 수차례 반복되면 판단력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 후보는 "장관시절, 총리시절에는 사안에 대해 부하직원들이 정리해서 보고하면 설명 듣고 결재를 하면 된다지만 야당 대표는 공무원처럼 결재도장 들고 기다리는 자리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2.27 자유한국당 전당대회에 출마한 오세훈 당대표 후보를 13일 서울 광진구 모 호텔에서 만났다./사진=홍봉진 기자


이어 "야당 대표는 사안이 터지면 기자들이 바로 마이크를 들이댄다"며 "대표는 빠른 판단력으로 대답하고 책임져야 한다. (황 후보는)그런 트레이닝을 전혀 받을 기회가 없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오 후보는 "(황 후보는) 전형적인 복지부동형 공무원상"이라며 "투표일이 얼마 안 남아서 검증하기 힘들지만 관찰력을 가지고 유심히 살펴봐야 한다. 저분은 책임지는 유형의 결단력 있는 리더십이 아니라 회피형 리더십을 보인다"고 밝혔다.

또 오 후보는 황 후보를 김진태 후보와 함께 '이념형 지도자'로 규정했다. 오 후보는 "공안검사 출신인 황 후보에게 대표상품을 물으니 통합진보당 해산을 얘기 했다"며 "황교안·김진태 후보를 보면 여전히 박근혜 전 대통령 이미지가 떠오른다. 이념형 지도자는 보수가치를 신봉하는 분들을 결집하는데 장점이 있지만 중도보수층의 마음을 잡는 외연확장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본인을 '실무형 지도자'로 규정했다. 오 후보는 "저의 대표상품은 '오세훈법'(2004년 정치자금법 개정)과 서울시장 시절 생활밀착형 행정"이라며 "문재인정부의 경제실정을 지적하며 내년 총선을 승리로 이끌 사람은 이념형지도자가 아닌 실무형지도자"라고 말했다.


자신의 최대 약점으로 꼽히는 서울시장 사퇴와 탈당 이력에도 적극 해명했다. 오 후보는 과거 무상급식 찬반 여부를 묻는 주민투표에 서울시장직을 걸었던 것에는 "포퓰리즘(무상급식)에 반대하는 것은 보수우파에 흐르는 기본적 가치였다"며 "게다가 주민투표를 위해 시민 90만명이 본인 주민등록번호를 적어가며 서명에 동참해줬다"고 설명했다.

이어 "민주당이 '나쁜투표'로 낙인찍으며 투표거부운동에 돌입했을 때 제대로 된 정당이라면 맞서 싸워야 한다"며 "당시 당대표였던 홍준표 대표와 실세였던 박근혜 전 대통령이 도와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오 후보는 "제가 대권에 도전할까봐 박 전 대통령 등이 도와주지 않았다. 그래서 제가 당시에 대선불출마까지 선언했다"며 "그래도 당이 도와주지 않아서 제가 시장직을 건 것"이라며 "이렇게 놓고 보면 내가 당에 미안해야 하나, 당이 나한테 미안해야 하나"고 반문했다.

오 후보는 박 전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탈당해 바른정당에 동참한 것에는 "당시 보수 진영에서 '반기문으로 결집해서 대선을 치러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은 사람이 누가 있냐"며 "반기문이 탄핵정당에 오지 않겠다고 해서 바른정당을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저는 한국당과 마음을 달리한 적이 전혀 없다"며 "한국당 당적이 없었던 지난해 6·13지방선거 때도 전국을 돌면서 한국당 후보들 지원유세를 다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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