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국민적 분노" 언급, 공수처 키 쥔 국회 움직일까

[the300]"입법 안돼 예산 못쓰기도"…김정숙 여사 '진달래 화전' 무엇?(종합)

김성휘 기자 l 2019.03.25 16:55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의 시급성이 다시 확인이 됐다"고 밝혀 국회 대응이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국회가 경제, 노동, 민생 관련 입법을 시급히 해달라고 촉구하며 "권력기관 개혁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강조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특권층의 불법적 행위와 야합에 의한 부실수사, 권력의 비호, 은폐 의혹 사건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매우 높다"며 공수처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19.03.25. photo1006@newsis.com

공수처 설치법은 선거제 개편법안과 함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제)에 오를 가능성이 있지만 여야가 합의에 진통을 겪고 있다. 바른미래당은 아예 공수처가 수사는 하되 기소는 검찰이 하도록 수사·기소권을 분리하는 조정안을 내밀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호랑이가 아니라 고양이를 들이는 것과 같다"(박광온 최고위원)며 반발, 이견이 크다.

문 대통령 수보회의 언급은 민주당처럼 공수처 설치법의 기존 안에 힘을 실은 걸로 해석된다. 단 국회 통과를 위해서라면 현실적인 타협안을 받아들일 여지를 배제할 수는 없어 당·정의 대응이 주목된다.

공수처 법안의 경우 문 대통령이 이날 직접 언급하진 않았으나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사건 등을 염두에 둔 걸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지난 18일, 고(故) 배우 장자연씨·김학의 전 차관·강남 클럽 버닝썬 사건 등 3건 관련 보고를 받고 "검경 지도부가 명운을 걸고 철저히 진상조사하라"고 지시했다. 김 전 차관은 지난 23일 밤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태국으로 출국하려다 긴급출국금지 결정이 내려졌다.

문 대통령은 한편 "5·18 진상규명위원회 위원 추천도 조속히 마무리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의로운 사회를 바라는 국민의 요구 속에 정치권도 사회개혁에 동참하는 모습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5·18 진상규명위원 관련 문 대통령은 지난달 11일 한국당 추천위원 2명에 대해 재추천을 요청한 상태다. 관련 법에는 법조인, 법의학 전공자 등 위원이 될 수 있는 자격을 정하고 해당영역에 5년이상 경력이 있어야 한다고 정했다. 청와대는 앞서 2명이 이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인사라고 판단했다.

25일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 등장한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만든 ‘진달래 화전’. (청와대 페이스북) 2019.3.25/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문 대통령은 탄력근로제 확대적용을 위한 법안,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법안 등 노동과 경제 관련 신속한 입법을 국회에 촉구했다. 탄력근로 단위기간 확대안에 대해선 "노사정이 긴 산고 끝에 양보와 타협으로 합의한 매우 뜻깊은 사례"라고 규정했다. 또 최저임금 결정체계 관련 "시장의 불확실성 해소를 위해 협조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혁신성장을 촉진하며 신산업을 육성하고 자영업과 소상공인을 지원하는 등 경제와 민생법안 처리에 보다 속도를 내어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예산에 반영하고도 아직 입법이 안돼서 시행하지 못하는 세출법안도 있다"며 "병역법 개정이 미뤄지고 있기 때문에 급여가 오른 장병들의 목돈 마련을 위한 준비적금의 혜택확대를 집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실업급여 인상, 육아기 배우자 출산 휴가 지원 예산도 적기에 처리되어야 차질없이 집행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 안전은 백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며 "이미 국민적 공감이 모아진 의료진의 안전을 강화하는 법안이나 체육계의 폭력과 성폭력을 근절하는 법안을 지체없이 처리해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북미 비핵화 협상 관련해선 모두발언에 언급하지 않았다. 이날 북한의 개성연락사무소 인력이 일부 복귀하는 등 협의 채널이 복원되는 움직임을 보였다. 

수보회의장 앞엔 김정숙 여사가 마련한 화전(꽃부침개)이 간단한 먹을거리로 올라 눈길을 끌었다. 대통령 관저의 대문인 인수문 근처에 핀 진달래꽃을 주말사이 따서 준비했다. 신지연 제2부속비서관은 "봄, 희망, 심기일전의 의미"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노영민 비서실장이 25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 앞서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직접 만든 화전을 먹고 있다. 2019.03.25. photo1006@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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