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추모한 부시 "盧 인권 비전, 북한에도 전달되길"

[the300]부시 전 미국 대통령 "노무현, 이라크 파병·한미 FTA 잊지 않을 것"

백지수 기자 l 2019.05.23 15:05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2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 추모식에 참석해 대통령 묘역에 참배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 같은 시기 미국 대통령을 지낸 조지 W 부시 미국 전 대통령이 "한국 인권에 대한 노 전 대통령의 비전이 북한에까지 전달되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노 전 대통령을 추모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이날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진행된 노 전 대통령의 서거 10주기 추도식에서 "미국은 모든 한국인이 평화롭게 거주하고 인간의 존엄성이 존중되며 민주주의가 확산되고 모두를 위한 기본권과 자유가 보장되는 통일 한국을 지지한다"며 "이 엄숙한 10주기에 노 전 대통령을 그리는 이 자리에 여러분과 함께하게 돼 진심 영광"이라고 밝혔다.

부시 전 대통령은 노 전 대통령을 "자신의 목소리를 용기있게 내는 강력한 지도자"였다며 "그 목소리를 내는 대상은 미국 대통령도 예외가 아니었다"고 회상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이어 "우리는 의견 차이는 갖고 있었으나 그런 차이점들은 한미동맹에 대한 중요성, 공유된 가치보다 우선하는 차이는 아니었다"며 "우리는 이 동맹을 공고히 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다"고 말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재임 당시 한미 간 있었던 일들을 떠올리며 노 전 대통령과 한국에 고마움을 전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노 전 대통령 임기 중 대한민국은 테러와의 전쟁에 참여해 준 중요한 동맹국이었다"며 "미국은 이라크 자유수호 전쟁에 대한 대한민국의 기여를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또 "우리는 기념비적인 자유무역협정(FTA)을 협상하고 체결했다"며 "오늘날 양국은 세계 최대의 무역 교역국으로서 서로 의지한다. 자유무역협정으로 양국 경제는 크게 도움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양국 교류를 촉진하기 위해 대한민국을 미국 비자 면제 프로그램에 포함시키기도 했다"며 "국제 무대에서 한국의 주요 위상을 인정하기 위해 한국을 G20(주요 20개국)에 포함시키기도 했다"고 말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추도식 참석 전 권양숙 여사와 아들 노건호씨, 노 전 대통령의 손자·손녀와 환담 시간에 직접 그린 노 전 대통령의 초상화를 전달했다고도 밝혔다.

부시 전 대통령은 "저는 노 전 대통령을 그릴 때 인권에 헌신하신 노 전 대통령, 친절하고 따뜻하신 노 전 대통령을 생각했다"며 "모든 국민의 기본권을 존중하신 분을 그렸다"고 말했다.

또 "아주 겸손한 한 분을 그렸다"며 "그분의 훌륭한 성과와 업적에도 불구하고 노 전 대통령께 가장 중요했던 것은 그의 가치와 가족, 국가, 공동체였다"고 말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노 전 대통령이 생을 떠날 때 작은 비석만 세우라고 썼다"며 "소중한 경의의 마음을 가지고 이자리에 함께 해주신 것에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이 엄숙한 10주기에 함께 하게 돼 영광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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