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볼턴 방한…'한일 갈등·북미 협상·중러 도발' 메시지 주목(종합)

[the300] 1박2일 일정 한국 찾아 내일 정의용·정경두·강경화 면담...한미일 안보협력 강화 '중재' 역할 관심

오상헌 기자, 최태범 기자, l 2019.07.23 16:44
(오사카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존 볼턴 백악관 NSC 보좌관이 28일(현지시간) 오사카 G20 정상회의에 참석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1박2일 일정으로 한국을 찾은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위원회(NSC) 보좌관이 24일 외교·안보 고위 당국자들과 연쇄 회동을 갖고 한미간 현안을 폭넓게 논의한다.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로 악화일로인 한일 갈등과 답보 상태인 북미 비핵화 협상, 호르무즈해협 호위연합체 동참 문제 등이 집중 논의될 전망이다. 러시아·중국 군용기의 한국 영공 및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카디즈) 무단 침범에 대한 협의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볼턴 보좌관은 이날 오후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정경두 국방부 장관,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잇따라 예방해 한미동맹 강화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및 평화구축 방안, 역내 정세 및 상호 관심사를 폭넓게 논의할 계획이다. 볼턴 보좌관은 일본을 거쳐 전날 오후 오산 공군기지를 통해 입국했으며 매슈 포틴저 NSC 아시아 담당 선임 보좌관등도 동행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수행 일정이 아닌 볼턴 보좌관의 단독 방한은 이번이 처음이다.

볼턴 보좌관의 방한은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판결에 반발한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가 촉발한 한일 갈등의 향배를 가늠하는 중대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볼턴 보좌관은 방한 전 일본 도쿄에서 야치 쇼타로 국가안보국장, 고노 다로 외무상, 이와야 다케시 방위상 등 일본 외교·안보 수장들과 만나 강제징용 문제와 일본의 대한(對韓) 수출규제를 논의했다고 일본 언론들이 전했다.

방한 과정에서도 한일 갈등에 대한 협의가 자연스럽게 집중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제외 방침에 청와대가 연장 재검토 가능성을 거론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문제도 논의될 가능성이 크다. 일본은 안보 우호국 대상 수출관리 우대조치인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하려는 의견수렴 절차를 이날까지 진행한다. GSOMIA 연장 시한도 정확히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9일(현지시간) 한일 두 정상의 요청을 전제로 양국 갈등 해소를 위해 미국이 관여(engage)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은 한일 갈등이 한미일 3각 안보협력에 미칠 악영향을 가장 우려한다. 따라서 볼턴 보좌관이 방일 결과를 종합해 한일 관계 추가 악화를 막기 위한 메시지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북미 정상의 합의 시한을 넘긴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 관련 협의도 이뤄질 전망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74일 만에 군사 행보를 재개하는 등 대미 압박을 강화하는 상황이어서 협상 테이블로 유인하는 공조 전략이 논의될 가능성이 크다. 

미국과 이란의 긴장 고조에 따른 중동 호르무즈 해협 호위 연합체 구성 문제도 구체화할 가능성이 있다. 미국은 지난 19일(현지시간) 국무부에서 한국을 포함한 60여개국 외교관들에게 호르무즈 해협 호위 연합체 구상에 관한 설명회를 열었다.볼턴 보좌관이 우리 측에 호르무즈 연합체 동참을 정식 요청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외교부 당국자는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 두고 여러 부처 간 검토를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러시아와 중국 군용기의 카디즈 무단 진입과 영공 침범 사태와 관련해 한미 사이에 중·러의 의도와 배경을 둘러싼 정보 교환이 이뤄질 지도 주목된다. 중국 H-6 폭격기와 러시아 TU-95 폭격기 및 A-50 조기경보통제기 등 군용기 5대는 전날 오전 동해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무단 진입했다. 이 과정에서 러시아 A-50 1대는 독도 인근 한국 영공을 두 차례 7분간 침범했다.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