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철, 첫날부터 '불안불안'…필리버스터 '철회'두고 갑론을박

[the300]"대표단 힘실어주자"로 결론 났지만…의원들, 협상결과에 '불만'

김민우, 김상준 기자 l 2019.12.09 18:27
(서울=뉴스1) 민경석 기자 = 심재철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9.12.9/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심재철 자유한국당 신임 원내대표가 취임 후 처음으로 합의한 교섭단체 원내대표 합의안을 두고 당내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필리버스터(합법적의사진행방해) 철회 여부가 쟁점이었다.

여야 3당 원내대표는 9일 오전 문희상 국회의장 주재로 국회의장실에서 회동을 열었다. 회동 직후 심재철 자유한국당 신임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필리버스터를 철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국당이 필리버스터를 철회하는 대신 민주당은 내년도 예산안은 10일 본회의에서 처리하고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선거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등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상정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심 원내대표는 합의 후 의원총회를 소집해 협상결과를 당내 의원들에게 보고했다. 의총에서는 심 원내대표의 협상 결과를 두고 의원들 사이에 갑론을박이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한국당 의원들은 의총에서 필리버스터 철회를 공식화 할 필요성이 있느냐는데에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성태 의원은 의총 중간에 나와 기자들과 만나 "(합의안이) 대체로 수용이 잘 안되는 모양"이라며 분위기를 전했다. 여상규 의원도 "여러 의견이 있지만 '철회'라는 표현에 다들 거부감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진복 의원도 "우리가 아무런 대가도 없이 (여당이 요구하는 것을)다 들어주고  '4+1협의체'도 인정하고 필리버스터를 철회한다는게 말이되느냐, 도대체 무슨 협상을 이런 식으로 하느냐는 불만이 많았다"며 "(결론적으로는) 몇개의 합의문구를 조정해하되 대표단에게 힘을 실어주자고 결론이 났다"고 말했다.

심 원내대표의 협상안이 의총에서 부결될 경우 심 원내대표의 리더십에는 타격이 갈 수밖에 없다.

심 원내대표가 3당 원내대표 협상에서 '의원총회 동의를 거쳐'라는 단서를 달았지만 취임 후 내린 첫 정무적 판단을 당내 의원들이 신임하지 못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심 의원은 의총 후 기자들과 만나 "예산안이 제대로 (합의)되길 기대하며 지금 이런 얘기를 나눈 것"이라며 "예산안이 (합의가) 잘 안 될 경우 어떻게 할 것인가는 그때가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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