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복지 역사 '한 획' 주인공...'親朴 최강 브레인' 안종범

[대한민국 국회의원 사용설명서]

이상배 기자 l 2014.05.21 14:31

편집자주 대한민국 국회의원들의 의정활동과 관심사, 약력을 입체적으로 분석해 드립니다 .




 1996년 클린턴 행정부는 미국 사회복지 정책의 근간인 AFDC(아동부양가정 보조) 제도를 폐지하고 TANF(한시적 빈곤가정 지원) 제도로 대체했다. 이는 지금까지도 미국 사회복지 정책의 역사상 가장 큰 변화로 불린다. 

미혼모를 주된 대상으로 하는 AFDC 제도는 수십년 간 운영됐음에도 지원 수급자들의 자립 의지를 높이는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수급자의 수는 1950년대 평균 230만명에서 1970년 960만명으로 늘어났다. 빈곤 미혼모의 딸이 다시 미혼모가 되는 악순환이 되풀이됐다. 

결국 새로운 TANF 제도가 도입되면서 미혼모들은 정부의 지원을 받으려면 반드시 직업훈련을 받아야 하게 됐다. 또 지원 기간도 평생 60개월로 제한됐다. 이후 수급자의 수는 10년새 절반으로 줄었다. 아동빈곤율도 20%대에서 10%대로 떨어졌다. TANF는 미국 사회복지 정책 역사상 가장 성공한 제도로 꼽힌다.

이 같은 미국의 성공적인 사회복지 개혁을 주도한 사람이 바로 안종범 새누리당 의원이다. 안 의원이 미국 위스콘신대 경제학 박사 과정에 있던 1991년 쓴 논문이 AFDC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미혼모의 자립 의지를 높이는 방안에 대한 것이었다. 1992년 이 논문이 학회지에 게재되면서 제도 개혁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돼 1996년 결국 제도 변화로 이어졌다.

안 의원은 "당시 미국에는 심지어 13살짜리 미혼모까지 있을 정도로 미혼모 문제가 심각했지만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주는 정책은 없었다"며 "미혼모들의 자립을 돕는 제도 개선에 조금이나마 영향을 줘 기쁘다"고 했다.

이후 한국으로 돌아온 안 의원은 대우경제연구소, 조세연구원, 서울시립대를 거쳐 1998년 성균관대 교수로 부임했다. 

'친박계'로 분류되는 안 의원이 박근혜 대통령의 '공부 모임'에 초대된 것은 연구년으로 미국 버클리대를 다녀온 뒤인 2005년 8월이었다. 이후 박 대통령과의 인연은 2007년 대선 경선, 2012년 대선으로까지 이어졌다. 

대선 당시 박근혜 캠프의 핵심 '정책 브레인'으로 활약한 안 의원을 두고 캠프 안팎에서는 "박근혜 후보의 경제 공약은 대부분 그의 손을 거쳤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지난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도 고용복지분과 위원으로 활동한 '정책 실세' 안 의원은 한때 보건복지부 장관, 국세청장 후보에 거론되기도 했다. 내로라하는 경제 전문가들이 총집결한 새누리당에서도 최고의 '정책 전문가'로 꼽히는 안 의원은 동시에 '박근혜 정부'의 '히든카드'이기도 하다.

안종범 새누리당 의원 인터뷰/사진=최부석 기자


[프로필]

△대구(55) △계성고-성균관대 경제학과 △미국 위스콘신대 경제학 박사 △대우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 △한국조세연구원 연구위원 △서울시립대 경제학부 교수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 △성균관대 경제연구소장  △미국 캘리포니아대 버클리캠퍼스 객원교수 △한국재정학회 회장 △새누리당 대선후보 비서실 정책메세지 팀장 △새누리당 제19대 비례대표 국회의원 △제18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고용복지분과 위원

[입법 활동]

1호 법안: 신용보증기금법 개정안

2012년 5월30일 동료의원 23명의 서명을 받아 발의, 지난해 4월3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같은 해 5월28일 공표됐다. 신용보증기금이 부실기업에 대한 구상채권을 장기간 보유·추심함에 따라 채무기업인들이 재기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는 것을 해결하기 위한 법안이다. 채무기업인에 대한 신용회복지원을 강화하고 구상채권의 효율적인 회수와 관리를 위해 구상채권 매각을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 법안의 핵심이다. 또 회생계획에 따라 기업의 채무가 조정될 경우 대표자 등 연대보증인의 자금상환 의무를 덜어주는 내용도 포함됐다.

대표 법안: 국세기본법 및 국가재정법 개정안

지난해말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올 1월1일 시행됐다. 잦은 세제개편과 경쟁적이고 과도한 입법으로 인해 조세 체계가 누더기처럼 훼손되는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법안이다. 정부가 국회에 제출하는 5년 단위 ‘국가재정운용계획’과 함께 중장기 조세정책기본계획을 수립하도록 규정, 조세 체계의 안정성과 조세 정책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려는 취지다.

관심 법안: 조세특례제한법 등 세법 개정안

국민연금, 개인연금과 함께 3단계 노후소득보장 체계의 한축을 이루는 '퇴직연금'을 활성화하기 위해 퇴직연금에 대한 세제혜택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를 통해 국민들의 노후소득의 안정성을 높이고, 기업의 부담을 덜어주는 한편 자본시장까지 활성화하는 1석3조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현재 개인에게는 소득공제, 기업에게는 손금산입의 혜택을 주고 있는데 이 같은 세제혜택을 더욱 강화해 사내적립 퇴직금의 사외적립 퇴직연금으로의 전환을 활성화하려는 것이다.

안종범 새누리당 의원/ 사진=의원실 제공


[그 주변엔 누가?]

*위스콘신: 같은 위스콘신대 출신 가운데 가장 가깝게 교류해온 후배 학자 가운데 하나가 강석훈 새누리당 의원이다. 학계에 있을 때 뿐 아니라 정계에 입문한 뒤에도 꾸준히 친분을 유지하고 있다. 이밖에 최경환 새누리당 전 원내대표,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 허태열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도 같은 '위스콘신 라인'으로 분류된다. 

*박근혜 대통령 스터디모임: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 김영세 연세대 교수, 신세돈 숙명여대 교수, 최외출 영남대 교수 등과 '5인 스터디그룹' 멤버로 활동하며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 전 경제공부를 함께 도왔다. 

*비례대표: 19대 총선 이후 새누리당 비례대표 25인과 '약지 25'(약속 지킴이 25인)라는 모임을 만들어 100일 내 모든 공약에 대한 법안을 나눠서 제출하기로 하고, 실제로 그 약속을 지켰다. 당시 멤버 가운데 한명이 박근혜 대통령이다. 민병주, 김정록, 윤명희, 조명철, 강은희, 주영순, 신의진, 이상일, 이에리사, 이만우, 김현숙, 김장실, 이자스민, 최봉홍, 류지영, 송영근, 민현주, 박창식, 손인춘, 김상민, 이재영, 신경림, 문정림, 김영주, 이운룡 등이 그의 비례대표 동료들이다.

[이 사람의 한마디]

"정책은 첫째도 신뢰, 둘째로 신뢰, 셋째도 신뢰다"(5월6일 머니투데이 인터뷰)

"세율을 인상하기 전에 지하 경제를 양성화하고 즉 탈세나 체납을 빨리 바로 잡고, 비과세 감면을 축소 조정해야 한다"(2013년 9월27일 라디오 방송 출연)

"그동안은 북한의 국내총생산 규모를 남한의 일정 수준까지 끌어올려야 한다는 인식 때문에 통일이 부담으로 다가왔지만, 줄일 것은 줄이고 민간 펀드를 만들면 큰 부담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 통일은 유·무형의 편익을 고려하면 '대박'이 가능하다"(5월8일 미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대외경제정책연구원 공동주최 세미나)

[인간 안종범]

테니스와 마라톤을 즐긴다. 2005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하프마라톤으로 마라톤에 입문했다. 한국에 돌아온 뒤 2006년에는 풀코스 완주에도 성공했다. 

최고의 후원자를 한명 뽑아달라고 하자 안 의원은 자신의 '아내'를 꼽았다. 안 의원은 "글을 쓸 때 초안을 보여주면 아내가 다듬어준다"며 "방송 출연 등의 모니터링도 아내의 몫"이라고 했다. 그는 "딸과 아들도 나의 건설적인, 때론 혹독한 비판자"라고 했다.

[이 한장의 사진]



안종범 의원이 2005년 미국 샌프란시스코 마라톤대회에서 결승점에 들어서던 당시 모습이다. 안 의원은 이 대회를 시작으로 마라톤 인생을 시작했다. 비록 당시에는 하프마라톤이었지만 이듬해에는 풀코스 완주에도 성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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