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의 '오른팔'이 될 수 없는 김학용...그가 주목받는 이유

[대한민국 국회의원 사용설명서][the300]

김태은 기자 l 2014.07.21 07:04

편집자주 대한민국 국회의원들의 의정활동과 관심사, 약력을 입체적으로 분석해 드립니다 . 의원의 경쟁력과 정치적 미래, 뿐만 아니라 국민의 '심부름꾼'을 어떻게 '사용'해야 우리 사회가 한걸음 나아가고 우리의 삶이 업그레이드 될 수 있을지, 분야별 '파워분석'을 통해 보여드립니다.



<그는 → 누구의 오른팔도 아닌 '왼손잡이' 킹메이커>  

지난 14일 새누리당 당권을 거머쥔 김무성 대표가 평소 가까이 지내온 국회의원들과 알음알음 뒷풀이를 했다.
이 자리에서 김 대표는 "나의 오른팔은 김성태, 왼팔은 김학용"이라고 치켜세웠다.
오른팔, 왼팔의 구분이야 각별한 친분을 지니고 있는 두 김 의원에게 무의미하지만 굳이 따지자면 김성태 의원이 김학용 의원보다 세 살 형님인 점을 염두에 뒀을 것이다. 
 
평소 김학용 의원은 그 누구의 '오른팔'도 될 수 없다고 우스갯소리처럼 말한다. '왼손잡이'라 오른손 사용이 서툴다는 농담 아닌 농담이다. 김무성 대표도 이를 안 것인지, 김 의원을 자유자재로 휘두를 수 있는 왼팔로 의지해 '당권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당권 프로젝트'의 신호탄이 된 공부모임 '근현대사 역사교실'과 '통일경제교실'의 간사와 사회를 도맡은 사람이 김 의원이다. 지난해 가을 발족한 김 대표의 공부모임에는 새누리당 국회의원 3분의 2가 몰리면서 '김무성 대세론'이 본격 확산됐다. 김 의원은 이를 통해 이전까지 부각되지 않았던 김 대표의 정책 역량을 당 안팎에 각인시키는데 일조했다.
전당대회 경선 과정에서도 친박(친 박근혜) 진영이 막강한 조직력을 갖추고 있는 경기 지역을 김 대표의 우세로 이끄는 데 혁혁한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경기도당위원장으로 6·4 지방선거의 선봉에 서기도 했던 김 의원은  김 대표의 돌파력과 선거를 승리로 이끌 수 있다는 강한 이미지로 당원들의 마음을 파고들었다. 
김 대표는 어느덧 당권을 넘어 대권주자의 반열까지 올라 당 안팎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김 대표 스스로는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고 있다. 김 의원 역시 김 대표에 대해선 동지적 관계를 강조할 뿐이다. 그러나 만약 '김무성 대권 프로젝트'가 가동된다면 이 또한 김 의원이 주축이 돼 가동될 공산이 높다. 차기 새누리당의 대권 향방이 그의 머릿속에 담겨 있다.

<프로필>
△경기 안성(52) △평택고-중앙대 경제학 △18·19대 국회의원 △한나라당 원내부대표 △새누리당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 △19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 △19대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 

<이런 면이? → 강용석 저리 가라>
 
새누리당에서 김학용 의원의 인기는 개그맨 '저리가라'다. 특유의 유쾌함으로 주위 사람들을 즐겁게 하는 엔터테이너 기질을 타고났다. 언변도 새누리당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만큼 뛰어나다. 이러다보니 동료 의원들이 주최하는 토론회나 출판기념회의 단골 사회자다. 사전에 준비한 원고 없이 즉석 애드리브로 좌중을 '들었다 놨다' 분위기를 띄우니 의원들이 그를 찾을 수밖에.
이 정도 '끼'면 방송에서도 자주 볼 수 있을 법한데 유독 방송 출연을 꺼렸다. 대중들에게 희화화된 이미지로 비춰질까 조심스러웠던 탓이다. 그러나 앞으로는 조금씩 방송 출연을 시도할 예정이다. 국민들과의 접점을 넓히기 위해 본인의 장기를 활용하는 것도 좋겠다고 마음을 고쳐먹었다.  
조만간 강용석 전 국회의원을 능가하는 정치인 출신 방송인을 볼 수 있을 지도.
 
<키워드 → '판세'>
 
김학용 의원의 장기는 따로 있다. 국회의원 보좌진 생활부터 도의원, 국회의원까지 거치면서 누구보다 정치계 생리를 잘 알고 돌아가는 판세를 읽을 줄 안다는 점이다. 이번 전당대회 경선 과정에서도 그의 눈은 날카로웠다. 
일찌감치 김태호 새누리당 의원이 이인제 새누리당 의원이나 홍문종 새누리당 의원을 제치고 3위에 오를 것을 감지했다. 막판 김무성 후보가 김태호 후보와 연대해 부산·경남 지역을 석권, 2위와의 표차를 벌릴 수 있었다.
 
반면 당대표 선거가 예상 외로 가열되면서 제3의 후보들이 표를 얻는 것이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전당대회 출마를 검토하던 일부 동료 정치인들을 만류했다는 후문이다. 지나치게 표를 적게 받아 하위권을 기록하게 되면 자칫 정치 경력에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는 점을 고려해서다.
 
전략과 조정 능력이 필요한 자리를 두루 역임한 것도 그의 이러한 면모를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그는 19대 전반기 국회에서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와 정치개혁특별위원회 간사를 맡았고, 당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으로 활동하다가 6·4 지방선거에 맞춰 경기도당위원장의 중임을 수행했다. 내년 원내지도부 교체 시 원내수석부대표를 맡을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여야를 막론하고 그에게 컨설팅을 요청하는 의원들도 많다. 상임위 배정이나 당직, 사적인 고민까지 그의 의견과 판단을 듣고자 하는 선후배 정치인들과 흉금을 터놓고 이야기하는 편이다.
 
<연관 검색어 → '김무성'>
 
이번 전당대회로 '김무성의 사람'이란 꼬리표가 붙었다. 김 의원도 부인하진 않는다. 그러나 이른바 주군과 가신과 같은 수직적 종속관계와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 김 의원의 주장이다. 애초에 김 의원이 김무성 대표 쪽에 선 것도 개인적인 인연이나 계파 간 이해관계 등과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중앙대 선배인 서청원 새누리당 의원과 개인적 친분이 더 깊고 교류가 많았다.
 
김 대표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지난 2010년 김 대표가 원내대표를 역임할 당시 원내부대표로 손발을 맞추면서다. 어떤 사안 앞에서도 진중함을 잃지 않고 박학다식하다는 것이 김 대표에 대한 그의 평가다. 무엇보다 후배 정치인들에게도 수직적 상하관계가 아닌 수평적 관계의 동지로 대하는 점이 현 시대에 필요한 리더의 자질이라고 생각한다. 지금도 김 대표에게는 어떤 주제의 이야기라도 서슴지 않고 직언한다고 자부한다. 
 
김 대표가 당권을 차지한 이제 일각에선 새누리당이 본격적으로 '김무성'의 색을 입게 될 것으로 내다보는 사람들이 많다. 당장 7.30 재보궐 선거가 끝난 후 단행될 당직 인사에서 '김무성 사람들'의 약진이 예상되고 있다. 김 의원 역시 유력한 인사 중 한명이지만 김 의원은 이런 때일수록 앞에 나서지 않겠다는 말을 되풀이한다.
 
그러나 당 대표 이후의 김 대표 행보에도 그가 동참할 가능성은 높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당분간 김 의원과 '김무성'이란 이름은 강한 연관성을 지닐 전망이다.

↑지난 6월 24일 새누리당 통일경제교실 마지막 강연날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함께 직은 사진. 김학용 새누리당 의원은 김무성 대표가 발족한 통일경제교실의 간사를 맡아 매주 오전 7시30분 강연을 빠짐없이 챙겼다.


<그의 사람들>
 
*김성태 : 김무성 대표의 각각 한 팔을 담당하고 있는 만큼 두 팔들의 사이도 긴밀하고 각별하다. 두 의원 모두 재선으로 선수는 같지만 나이가 어린 김 의원이 김성태 의원에게 깍듯이 형님 대접을 한다. 김성태 의원의 당내 활동도 적극 지원하는 편이다. 부부 동반으로 여행을 다닐만큼 개인적인 친분도 두텁다.
 
*최재성 : 당은 다르지만 지기(知己)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뜻이 잘 통하는 동료로 꼽는다. 19대 전반기 국회에서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를 맡아 호흡을 맞췄는데 예산안 심사로 여야가 줄다리기를 하는 와중에도 감정 상하는 일 없이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을 수 있었다.
 
<요 주의!>
김 의원이 갖고 있는 재능보다 김무성 대표와의 관계가 '정치인 김학용'을 압도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김 대표의 강한 캐릭터 때문에 자칫 '김무성의 사람'으로 굳어질 우려에 대해선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달변에 대중과 호흡하는 감각을 갖고 있는 데 비해 대중들의 뇌리에 남는 정치적 메시지가 없다. 자신만의 정치 철학과 소신을 전달할 수 있는 콘텐츠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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