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작을 '해볼만한 싸움' 됐나…단일화 효과에 의구심
[the300]'야권표 결집 효과…'나눠먹기' 비난에 단일화 효과 반감
김태은 기자 l 2014.07.25 10:37
(서울=뉴스1)박정호 기자 = 7.30 재보궐선거 동작을 후보직을 사퇴한 기동민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가 24일 오후 서울 동작구 사당동 노회찬 정의당 동작을 후보 선거사무소에 지지 방문해 노 후보 및 양측 선대위원장인 조승수 전 의원, 진성준 의원과 함께 손을 맞잡아 들고 있다.기동민 후보는 이날 "모든 것을 내려놓겠다"며 후보직을 전격 사퇴했으며, 노회찬 후보는 "진정 기동민 후보가 승리한 날"이라고 기 후보를 치켜세운 뒤 "이제 온 국민이 바라던 새정치의 첫 페이지는 이곳 동작에서 시작되고 있음을 선언합니다"라고 밝혔다. 2014.7.24/뉴스1 |
야권의 단일화가 속속 성사되면서 재보선 판세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7·30 재보궐선거에서 야권연대를 촉발시킨 곳은 서울 동작을이지만 야권이 그 수혜자가 될 것이냐는 데는 의견이 갈린다. '아름다운 단일화'가 아닌 지역구 '나눠먹기'란 곱지않은 시선으로 단일화 효과가 크게 반감된 면이 없지 않기 때문이다.
여론조사 결과는 긍정적이다. 당초 이 지역 후보로 나섰던 나경원 새누리당 후보가 기동민 전 새정치민주연합 후보, 노회찬 정의당 후보를 크게 앞지르는 반면 노회찬 후보와 양자 대결에서는 오차 범위 내 접전을 하게 된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실제 단일화 후 기동민 후보 표가 상당수 노 후보로 이동할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전통적으로 야당 지지자들의 표 결집력이 여당 지지자들보다 높고 나 후보의 일방적인 우세가 아닌 '해 볼만한 싸움'으로 판도가 바뀌면서 숨어있는 야당 표가 가세할 것이란 분석이다.
또 '세월호 참사 100일'을 맞아 정권심판론의 명분을 강화해 표심을 자극할 수 있다는 계산도 있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전국 단위 선거와 달리 재보선은 충성도가 강한 고정표의 싸움"이라며 "불과 한 달 전 지방선거를 치른 데다 휴가 시즌인 투표날에 반드시 투표해야 할 이유를 확실하게 설득시키는 쪽이 유리한데 단일화가 그 촉매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막상 새정치민주연합이 내놓은 카드는 광주 광산을 출마를 준비했던 기 전 후보였고 광산을에는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이 나오게 되자 공천이 아닌 당내 파워게임에 따른 '사천'이란 비판까지 나왔다.
시작부터 개운치 않은 출발이었는데 단일화란 명분으로 완주까지 실패하자 '이럴거면 전략공천을 왜 했느냐'는 반발이 당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여기에 기다렸다는 듯이 수원정과 수원병 지역에서 정의당 후보가 사퇴하고 사실상 야권 후보 단일화가 성사되자 양당 간 동작을-수원벨트 '빅딜'로 나눠먹기했다는 비난까지 제기되는 형국이다. 새정치민주연합 입장에서는 이기기 쉽지 않은 동작을 대신 수원 지역에 승부를 집중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사실상 동작을을 포기한 것으로 읽힐 수 있다는 것이다.
인지도가 높은 후보 간 대결이 성사된 만큼 인물론으로 가야하는데 노 후보가 또다른 야권 후보인 김종철 노동당 후보와의 단일화 추진을 강조하는 등 단일화 이슈를 끌고 가는 것도 '전략미스'란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 노회찬 후보는 나눠먹기식 단일화란 시선을 경계하면서도 "민주적 발전에 모범적인 형태는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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