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생들이 말하는 '사시존치' "시험은 볼 수 있어야"

[the300]오신환 의원실 토론회 개최

정영일 기자 l 2015.08.17 15:57

오신환 새누리당 의원은 17일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토론회 '대학생, 고시생들이 희망하는 법조인 양성제도'를 개최했다./사진=정영일 기자


"최근 몇년간 고졸 출신 사법시험 합격자가 없다고 사법시험이 기회의 사다리로서 제 역할을 하고 있지 못한다는 주장은 최근 수년간 무사고 운전자였다면 에어백은 이제 그만 떼어도 좋다는 논리와 다를 바 없다."(박지윤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사법시험이라는 이름이 아니고 변호사 시험이라 해도 상관치 않다. 설사 로스쿨 졸업자들에게 가산점이 붙는다고 해도 받아들 일 수 있다. 다만 차별없이 누구나 시험장 안에는 들어갈 수 있어야 한다."(A씨, 사법시험 준비생)

사법시험 존치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대학생과 고시생들이 직접 법조인 양성 제도에 대해 목소리를 내는 자리가 마련됐다. 오신환 의원과 새누리당 미래세대위원회는 17일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토론회 '대학생, 고시생들이 희망하는 법조인 양성제도'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로스쿨 제도가 대학 졸업장이 없으면 입학할 수 없다는 점에서 직업선택의 자유와 공무담임권을 제한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권민식 사법시험 존치를 위한 고시생 모임 대표는 "현행 로스쿨 제도는 변호사가 되고자 하는 4년제 대학을 졸업하지 못한 국민들의 직업선택의 자유와 판검사가 되고자 하는 국민들의 공무담임권을 명백히 침해하는 제도"라고 주장했다.

권민식 대표는 "사법시험이 폐지된다면 초등학교 졸업만으로 사시에 합격해 국회의원 3선을 지낸 박헌기 의원, 중졸 출신의 변정수 헌법재판관, 고졸 출신의 노무현 대통령과 같은 성공을 이제 더는 꿈꿀 수 없다"고 말했다.

로스쿨의 높은 등록금과 부족한 장학금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박지윤씨는 "고비용의 재정적 부담이 로스쿨 제도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대도되고 있다"며 "사법시험은 로스쿨의 재정 장벽을 넘을 수 없는 환경에 놓인 사람들에게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회적 안전망의 상징"이라고 지적했다.

박씨는 이어 "법조 진입의 사회적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은 결코 경시될 수 없다"며 "현행 로스쿨 제도와 더불어 오랜기간 공정성과 기회의 평등 측면에서 사회적 동의를 쌓아온 사법시험을 병존하는 것은 가장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주장했다.

로스쿨 교육과정이 부실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독일에서 법조인이 되기 위해서 소요되는 시간은 평균 7.5년이며 프랑스도 최소한 5.5년의 기간을 요하는데 우리나라는 3년이면 가능해 절대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강민욱씨(동의대 정외과)는며 "우리나라 로스쿨 제도 하에서는 법학 비전공자가 변호사가 되는데 3년이면 족하다"며 "절대적 시간이 부족한 상황에서 배출되는 법조인들이 과연 법률 소비자들에게 제대로된 양질의 법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김정훈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은 축사를 통해 "법조인을 선발하고 양성하는 과정은 매우 신중하고 철저한 여론수렴이 필요한 사안"이라며 "2017년 폐지를 앞두고 있는 사법고시 제도에 대해 국회에서도 균형잡힌 논의가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토론회를 주최한 오신환 새누리당 의원은 "내년 1차를 마지막으로 사법시험 1차 시험을 더이상 치르지 않게 되기 때문에 올해가 바로 사법시험 존치의 '골든타임'"이라며 "오늘 토론회를 통해 이땅의 청년들과 미래세대에게 '희망의 사다리'를 되찾아 줄 수 있는 방안이 모색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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