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소방관, 순직보다 자살 많아…40%가 정신건강 '빨간불'

[the300][2015국감]소방공무원 심리질환 유병율 일반인의 최대 10배

박용규 기자 l 2015.09.15 08:41
자료=박남춘 의원실


지난 5년간 '순직 소방관'보다 우울증, 신변 비관 등을 이유로 자살한 소방관의 수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위험현장에 출동해서 발생하는 '사고 사망'보다 소방공무원의 정신건강 대한 관리 부실에 따른 '인재' 피해가 더 커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박남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15일 국민안전처 중앙소방본부로부터 제출받은 '소방관 자살현황 및 순직자 현황'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0년 이후 작년까지 순직한 소방관은 33명이었고 자살한 소방관은 35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살자 35건중 과반이 넘는 19건(54%)이 우울증 등 신변비관으로 숨졌으며, 가정불화가 10건(29%) 등으로 소방 공무원의 자살이 위험하고 불규칙적인 근무환경과 공무 과정에서의 외상후스트레스 등과 연관 되어있다는 것이 박 의원실의 설명이다.

실제 중앙소방본부(구 소방방재청)가 이화여대 뇌융합과학 연구원에 의뢰하여 2014년 4월 전국 소방공무원 3만7093명(현원대비 94.6%)을 대상으로 심리 평가를 실시한 결과, 1년간 참혹한 현장에 노출된 경험이 평균 7.8회로 나타났다.

설문 응답자 중 39%인 1만4459명이 △외상후스트레스장애 △우울증 △알코올사용장애 △수면장애 등 한 가지 이상의 고통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외상후스트레스 장애 또는 우울장애 등으로 치료가 시급한 소방공무원은 전체 12.7% 수준인 4710명이었다.

소방공무원의 심리질환 유병율은 증상에 따라 일반인보다 많게는 10배, 적게는 5배 이상인 것으로 나타나 참혹한 현장 경험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는 업무 특성이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반해 1개월 이내에 치료 경험이 있는 소방공무원의 비율은 3.2%, 1년 내에 치료 경험이 있는 소방공무원은 6.1%에 불과해 심리적 고통에 시달림에도 불구하고 제때 치료받는 소방관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박 의원은 "소방공무원은 근무환경의 특성상 지속적 사망사고 현장 목격 등 참혹한 재난 현장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는 특성이 있어 정신건강 장애를 유발하고 불안한 행동을 야기하여 공무상 순직자보다 자살자가 많은 안타까운 상황에 놓여 있다"면서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을 위한 치밀한 대책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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