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비례대표, 입법실적은 지역구 의원과 '키재기'

[the300]대한민국 비례대표 보고서-(상) 비례대표 의원 평가⑥]'제정법'은 지역구 의원들이 더 많아

박용규 기자 l 2015.11.12 05:56

전문성 및 직능 대표성으로 국회에 입성한 비례대표 국회의원들의 입법성과가 사실상 지역구 국회의원들과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19대 국회의 비례대표 의원들의 1인당 법안 발의 건수는 지역구 의원들보다 6건 많지만 본회의 통과건수는 큰 차이가 없었다. 

11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이 의제와전략 그룹 더모아와 함께 19대 국회의원들의 법안 발의 건수와 본회의 가결률 등의 입법 성과를 분석한 결과 지역구 의원과 비례대표 의원이 발의한 법안의 본회의 통과율이 각각 26%와 25%로 나타났다. 

법안 발의 건수에 있어서 비례대표와 지역구 의원간의 사실상 큰 차이가 없는 것은 정책전문성을 기반으로 하는 비례대표 의원들이 실제로 지역구 국회의원들보다 더 많은 법안을 발의할 것이라는 정치적 다수의 관측과는 다른 결과가 나온 것이다.

19대 국회(7월 19일 기준)에서 발의된 총 법안수는 1만3076건이었다. 전체 비례대표 의원들이 발의한 법안의 총 개수는 2643건이었고 지역구 의원들은 1만433건이었다.

이 중 새로운 법을 만든 '제정안'은 비례대표가 143건, 지역구 의원들은 769건이었다. 제정안 비율로는 지역구 의원들이 7.4%였고 비례대표 의원들은 5.4%였다. 본회의 통과율은 비례대표 의원들이 25%였고 지역구 의원들이 26%를 보였다.



국회의원 1인당 입법성과를 살펴보면 비례대표 의원 1인당 개정안 발의 건수는 46.3건이었고 지역구 의원은 39.3건으로 비례대표 의원들이 약 6건이상 법안을 더 발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본회의 통과건수는 비례대표 12.3건, 지역구 의원이 11.1건으로 큰 차이가 없었다. 지역구 관리를 하지 않아 상대적으로 시간적 여유가 많고 정책 전문성을 인정받아 국회에 들어온 비례대표들이 입법 성과에 큰 차이가 없는 것은 제도 쥐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한다는 지적이 제기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국회 관계자는" 비례대표 의원들의 입법성과는 직접 발의한 법안의 가결률 외에도 중요한 의미가 있다"면서 "실제 법안 심사 논의 과정에서 비례대표 의원들의 전문성이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어 이 부분도 중요하게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국회 한 관계자도 "비례대표 의원들의 경우 평소 소신에 따른 법안을 발의하는 경우가 많아 본회의 통과율이 높지 않게 나타날수도 있다"면서 "지역구 국회의원들이 상대적으로 본회의 통과가 될 만한 법을 발의 하는 경향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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