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5법' 대응 고심 野…비정규직 4대 개혁안 발표

[the300]비정규직 구직수당 등 도입…文 "與 추진 '기간제법' 절대 수용 불가"

김세관 기자 l 2015.12.06 14:19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회의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구직수당제 도입' 등 비정규직 4대 개혁안을 발표하기 앞서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뉴스1.

새정치민주연합은 6일 정부와 새누리당이 추진 중인 '노동시장개혁 5대 법안(노동5법)' 중 비정규직 사용 제한을 4년까지 허용하는 '기간제법 개정안' 등에 대응하는 '비정규직 제도 4대 개혁안'을 발표했다.

비정규직 근로자를 해고할 때 총 임금의 10%를 제공해야 하는 '구직수당'과정규직 고용 제한 기준을 현재의 '기간'에서 '사유'로 변경하기 위한 사회적 대타협기구 구성 제안 내용이 골자다.

새정치연합 유능한경제정당위원회(위원장 정세균)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문재인 대표와 정세균 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비정규직 제도 4대 개혁안'을 발표했다.

◇野'구직수당'=與'이직수당…비정규직 2+2년이 관

구체적으로 △비정규직에 가해지는 불합리한 차별 철폐 △비정규직·파견근로자 사용자 및 원청자 노사관계 공동책임제 △비정직 해고시 임금의 10% 구직수당 지급 △비정규직 고용을 현재의 기간제한에서 사유제한으로 변경하기 위한 사회적 대타협기구 구성 제안 등이 '4대 개혁안'의 '포인트'다.

이중 우선적으로 불합리한 차별 철를 위임금 △노동조건 △사회보험에서 비정규직이 차별받지 않도록 하는 '3동(同) 원칙' 확립을 제안했다.

근로기준법의 차별 금지 사유에 고용형태를 추가하고 차별이 발생하면 노동조합도 차별 시정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해 비정규직 개인이 회사를 상대하지 않 시스템을 마련한다는 계산이다.  

아울러 새정치연합은 비정규직 '구직수당' 도입도 촉구했다. 고용보험에 가입되지 않은 비정규직을 해고할 때 사용자는 퇴직금과 별도로 총 임금의 10%에 해당하는 수당을 향후 구직을 위해 활용할 수 있게 하는 제도다.

현재 새누리당이 발의한 '노동5법' 중 '기간제법 개정안'에도 '이직수당'이라는 명칭으로 같은 내용이 포함돼 있다. 여야 모두 이견이 크지 않은 내용이다.

그러나 야당은 '기간제법 개정안' 중 구직(이직)수당 내용만의 논의를 원하지만 여당은 35세 이상 근로자 중 본인이 원할 경우 계약기간을 2년 더 늘릴 수 있는(2+2년) 내용도 함께 논의하길 원해 의견 조율이 쉽지 않다.

이와 함께 새정치연합은 파견 및 사내 하청 노동자의 사용주도 노무 관리의 공동책임을 지우도록 하는 방안과 사유가 있을 때만 비정규직을 고용할 수 있는 내용을 논의할 사회적대타협기구 구성도 '4대 개혁안'으로 제안했다.

◇文 "與 '기간제법' 수용?…나 자신을 용서 못할 것"

이날 새정치연합이 비정규직 관련 개혁안을 발표한 이유는 최근 여당의 '노동5법' 논의 테이블 마련 압박이 거세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12월 임시국회가 열리고 해당 상임위인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환노위 법안소위)의 도마 위에 가장 논란이 많은 '기간제법 및 파견법 개정안'이 오를 경우 대응할 '야당의 가이드라인'이 필요했던 것. 

문재인 대표가 이날 인사말을 통해 강한 어조로 여당의 '노동5법'을 비판한 것도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문 대표는 "이 기회에 분명히 밝힌다. 새누리당의 '노동5법' 가운데 '기간제 법 개정안'과 '파견법 개정안'은 비정규직 문제의 해법이 아니다"라며 "우리당은 (기간제법과 파견법을) 결단코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이 확고한 당론"이라고 말했다.

문 대표는 "개인적으로도 국회의원을 하는 동안 비정규직을 늘리는 방안을 용인하면 저 자신을 용서하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야당이 이 같은 '가이드라인'을 곧바로 입법화 해 여당의 '노동5법'에 맞불을 놓을 지는 미지수다.

새정치연합 유능한경제정당위원회 위원장인 정세균 의원은 "오늘 발표하는 정책은 어떻게 보면 총선을 위한 정책공약 성격을 일부 갖고 있다"며 "당장 반영할 수 있는 부분은 반영하겠지만 중장기적 관점에서 추구해가는 철학이 담긴 내용이라고 생각해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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