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속 탈당' 30명? 3명?…文 '숙고'-安 '맹공'(종합)

[the300]

구경민, 부산=김성휘, 최경민 기자 l 2015.12.15 17:49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하고 독자행보에 나선 안철수 의원이 15일 부산 연제구 한 식당에서 지역 정치부 기자들을 만나 오찬 간담회를 갖고 있다. 2015.12.15/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탈당 선언 이틀만에 본격적인 외부 활동에 나섰다. 그는 첫 지방 일정으로 고향인 부산을 방문해 정치세력화를 위한 두번째 도전의 깃발을 꽂았다. 
이날 부산을 찾은 안 의원은 작심하고 새정치연합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안 의원은 새정치연합에 대해 "한마디로 평생 야당만 하기로 작정한 당"이라며 "혁신을 하는 척만 하고 기득권만 유지하려 한다"고 했다. 또 "당에 대해 뿌리깊게 알게 됐고, 차마 말로 설명할 수 없을 정도의 일도 보게 됐다"며 이례적으로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항생제가 필요하다고 할 때는 주지 않다가 상태가 나빠져 이제 수술이 필요한 상황인데 항생제를 주겠다고 하는 데 병이 나을 수가 있겠느냐"라면서 때늦은 문 대표의 제안도 비판했다.

독자적 정치세력화에 대해선 "여러 여론조사들이 나오겠지만 더 확장할 가능성들이 보이고 있다"며 부패와 막말에 단호할 것 등 인재영입의 3원칙도 제시했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안철수 의원의 탈당에 따른 정국구상을 위해 부산으로 내려간 지 하루 만에 이날 국회로 복귀했다.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난 문 대표는 "(국회의장과 여야 지도부) 회동 때문에 왔다"고만 말한 뒤 안 의원과 관련해선 언급을 피했다.
 
문 대표는 1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복귀 일성 및 '탈당 후폭풍' 수습에 대한 구상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문 대표는 안 의원이 탈당선을 한 이후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호랑이 등에서 내릴 수 없다"고 언급, 정면돌파 의지를 재확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비주류를 중심으로 한 문 대표의 퇴진 촉구에 관한 답으로도 해석된다. 

이런 문 대표를 향해 새정치연합의 원외 혁신 소장파 그룹은 쇄신 당직인사와 당내 주류 세력의 솔선수범을 요구했다. 

이들은 '문재인 대표에게 드리는 글'에서 "안 전 대표의 탈당에도 스스로를 돌아보기는커녕 상호비방과 책임공방에만 열을 올리는 모습에 총선 승리는 고사하고, 차마 야당에 표를 달라고 호소하기도 부끄럽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도부의 책임이 막중하다. 많은 사람의 신뢰를 받는 인사들을 당직에 임명해 지도부의 리더십을 회복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안철수 탈당이 현실화되자 비주류는 탈당 여부를 놓고 깊은 고민에 빠져들었다. 비주류의 좌장격인 박지원 의원과 김한길 의원이 거취를 고민하고 있는 가운데 호남권 비주류 의원들도 갈팡질팡하는 모습이다.

15일 현재 탈당이 예상되는 의원은 문병호, 유성엽, 황주홍 의원 등 3명 수준이다. 안 의원과 함께 하기 위해 지난 대선때 한차례 민주당을 탈당했던 새정치연합 송호창 의원은 이번에는 탈당하지 않고 새정치연합에 남기로 마음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안 의원이 새정치연합 공동대표 시절에 비서실장을 지낸 문병호 의원이 이번주 내 탈당 인원을 5~10명으로 전망한 것에 비하면 최소예상치에도 그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주류인 홍영표 의원은 이날 오전 한 라디오에 나와 "언론을 통해 계속 나가겠다고 했던 의원들도 상당히 신중한 분위기로 돌아섰다"며 "(탈당해도) 5명에서 10명 사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홍 의원은 향후 당 수습방안과 관련, "중앙위를 통과한 혁신안을 제대로 차근차근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의원들 20%를 엄정하게 평가해 공천에서 배제하고, 결선 투표 등을 도입하는 등 제대로 시행하면 대단한 변화"라고 강조했다.
 
안철수 탈당에 대한 입장표명도 이어지고 있다.
 문 대표인 편에 서 있는 최재성 총무본부장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글을 올려 비주류 진영에서 문재인 대표의 책임론을 제기하고 있는 것과 관련, "참 후졌다"고 일침을 가했다.
 
최 본부장은 "안철수 대표에게 탈당하지 말라고 난리들을 핀 것까지는 이해한다"며 "그것이 절실했다면 탈당하고 난 다음에는 배신감을 느껴야지…"라고 지적했다. 
 
 조국 서울대 교수는 "안철수는 다시 원점에서 자신의 길을 가겠다는 것이고 자신의 몸에 맞는 옷을 입고 자신의 머리에 맞는 모자를 쓰겠다는 것"이라며 안 의원 편에 섰다.  
 
그는 안 의원의 탈당을 이혼과정에 빗대 "이혼소송 과정 또는 이혼 후 상대 배우자의 단점만 부각되는 경향이 있다"며 "이혼을 했으면 쿨하게 서로 각자의 길을 가는게 맞고, 아이에게 '너희 아빠·엄마 나쁜 놈·년이었다'고 말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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