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예비후보 등록 첫날, 선거구 '깜깜이' 불구 출사표 봇물

[the300]5시 현재 398명 등록, 김문수-김부겸 등 빅매치…원외후보 '시한부' 신세

지영호 기자 l 2015.12.15 17:37
20대 총선을 120일 앞둔 15일 충북 청주시 청원구선거관리위원회에서 예비후보자들이 후보 등록을 하고 있다. 2015.12.15/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향후 4년의 민심을 대변할 20대 국회의원 총선거 예비후보등록 첫날, 전국 246개 지역구에서 4년을 기다려온 원외 예비후보자의 출사표가 쏟아졌다. 그러나 여야 지도부가 선거구 획정 관련 결론을 내리지 못하면서 원외 인사들은 '시한부 예비후보'가 될 처지에 놓였다. 유권자들이 후보자도 모르는 '깜깜이 선거'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에 따르면 15일 오후 5시 기준 전국 246개 선거구에서 398명이 후보등록을 마쳐 1대1을 훌쩍 넘겼다. 정당별로는 새누리당이 260명, 새정치민주연합이 88명, 기타정당 및 무소속이 50명이다. 새정치연합 예비후보등록 부진은 안철수 의원 탈당 사태로 당내 어수선한 분위기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인천광역시와 경상남도는 예비후보등록 첫날 이미 경쟁률 2대 1을 넘어서 뜨거운 열기를 반영했다. 12개 선거구를 둔 인천엔 26명이, 16개 선거구를 둔 경남엔 34명이 등록을 마쳤다. 단 여성후보는 14명에 그쳤다.

서울 종로구에선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이 지역 3선을 지낸 새누리당 소속 박진 전 의원이 예비후보등록을 끝냈다. 오 전 시장은 '더 센 곳에 출마하라'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의견에 '종로도 험지'라며 뜻을 굽히지 않았다. 이 지역 현역 의원은 정세균 새정치연합 의원이다.

서초갑에선 그동안 절치부심해온 이혜훈 전 새누리당 최고위원이 출사표를 던졌고 김무성 대표의 처남인 최양오 현대경제연구소 고문도 등록을 마쳤다. 그러나 이 지역 출마가 예상되는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등록하지 않았다.

우상호 새정치연합 의원과 세 번의 맞대결에서 1승2패를 거둔 친박계 이성헌 전 의원은 이날 네번째 도전을 확정했다. 연세대 총학생회장 선후배 사이인 두 후보는 매번 엎치락뒤치락하는 명승부를 보였다.

이한구 의원의 불출마로 공석이 된 대구 수성갑에선 새누리당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와 새정치연합 김부겸 전 의원의 빅매치가 성사됐다. 두 예비후보는 수성구 선거관리위원회에서 나란히 후보 등록을 마치고 선전을 기원했다. 김 전 지사는 "새누리당이야말로 경기침체, 저출산, 안보, 정치위기 극복 정당"이라고 강조했고, 김 전 의원은 "대구 정치도 경쟁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청와대 출신들의 예비후보등록도 이어졌다. 민경욱 전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새누리당으로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고 인천 연수구 현역 의원인 황우여 사회부총리에 도전장을 던졌다. 민 전 대변인은 "소통의 심부름꾼이 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회 대변인을 지낸 최형두 전 청와대 비서관도 의왕·과천 새누리당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이 지역 현역 의원은 새정치연합 송호창 의원이다. 안철수 의원의 측근으로 꼽히는 송 의원은 이날 안 의원의 탈당에도 불구하고 계속 당에 잔류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예비후보자의 잰걸음과 달리 원내 정치권의 발걸음은 뎌디기만 하다. 11시20분부터 정의화 국회의장과 양 당 대표·원내대표·정치개혁특별위원회 간사 등이 머리를 맞대고 '선거구 회동'을 논의 중이지만 오후 5시가 넘도록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예비후보자들은 이날부터 명함이라도 돌릴 수 있게 됐지만 국회가 선거구 획정 합의를 이달 중순까지 이뤄내지 못하면 사상 초유의 선거구 공백 사태가 벌어지게 된다. 이 경우 예비후보자들의 등록이 취소되고 선거운동도 할 수 없게 된다.

20대 총선의 예비후보자 등록기간은 내년 3월23일까지다. 등록 후 선거사무소 설치, 명함 배부, 홍보물 발송 등 선거운동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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