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발 '安風' 거세지나…문재인 '수도권' 문단속

[the300](종합)'광주' 김동철 탈당…"광주의원, 순차적으로 안철수신당 합류할 것"

배소진, 김승미 기자 l 2015.12.20 17:02

무소속 문병호 의원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김동철 정치민주연합 의원의 탈당 기자회견을 지켜보고 있다. 김 의원은 "국민의 요구와 승리의 길을 외면하는 지금의 새정치민주연합은 더 이상 희망이 없다"며 "그래서 난 창조적 파괴를 통한 야권 재편으로 정권교체의 더 큰 길을 가겠다"고 밝혔다./사진=뉴스1


새정치민주연합을 나간 안철수 의원이 탈당 일주일만인 21일 독자 신당창당을 선언한다. 광주를 지역구로 둔 김동철 의원은 20일 새정치연합을 탈당하고 '안철수신당'에 합류하겠다는 뜻을 밝히는 등 안 의원의 독자세력화가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는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성남시장 등과 함께 토크콘서트를 개최하는 등 안철수 의원과 문 대표간 '세 결집' 대결도 가열될 조짐이다.

◇김동철, 안철수신당 합류 선언…'광주 1호 탈당'
안 의원은 21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신당의 정체성과 창당 일정 등을 발표할 예정이다. 기존 야권 신당세력과 함께 하는 방안이 아닌 독자세력화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 의원 측 관계자는 "창당 실무준비 기구를 발족한다는 내용과 창당 일정 등에 대한 발표를 하게 될 것"이라며 "구체적인 정책노선은 27일 열릴 정책네트워크 '내일'에서 개최하는 토론회에서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안 의원의 신당이 가시화된 가운데 김동철 의원은 "야권 재편을 통한 수권 대안정당의 밀알이 되겠다"며 새정치민주연합 탈당을 공식선언했다. 안 의원의 탈당 이후 현역의원 4번째로, 광주에서는 '1호 탈당'이다. 당내 대표적 비주류인 김 의원은 광주 광산구갑에서 17대부터 내리 3선을 한 중진이다. 이 때문에 야권의 '심장부'로 불리는 광주지역 최다선 의원이기도 한 그의 탈당은 파장이 상당할 것이란 분석이 주를 이룬다.
특히 김 의원은 광주출신 의원들에 대해 "순차적으로, 조만간 합류할 것으로 알고 있다"며 연말을 전후해 20명 탈당, 교섭단체 구성도 가능할 것이라 자신했다. 특히 권은희 의원의 탈당설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탈당한 문병호 의원도 김 의원의 기자회견에 동행해 "(수도권에서도) 고민하는 몇 분이 있다. 조만간 입장을 밝힐 것으로 예상ㄷ한다"고 말하며 새정치연합 현역의원들의 '연쇄탈당' 가능성을 거론했다.

현재 호남에선 천정배·박주선 무소속 의원이 신당 창당을 추진 중이다. 안 의원이 현재 독자신당 창당을 추진 중이지만 새정치연합 내 비주류 '탈당파'가 추가될 경우 20대 총선을 앞두고 이들을 중심으로 야권재편 논의가 가속화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안 의원 역시 지난 17일 광주를 방문해 야권이 선거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여있다는 '기울어진 운동장론'을 직접 거론하며 "야권 연대 없이는 승리도 없다"고 강조한 바 있다. 추후 야권통합을 염두해 둔 발언이란 분석이다.

하지만 신당세력간 연대를 통한 야권통합이 실현되기까지는 온도차가 상당해 보인다.
이날 김동철 의원의 '탈당'을 놓고 박주선 의원은 "야권재편을 위한 큰 물꼬가 형성되기 시작했다"며 "각자 의원들의 용기있는 결단을 모아 하나로 통합된 신당 창당에 매진해야 할 때"라고 반겼다. 반면 천정배 의원은 "새정치 의원들이 나와서 신당을 한다고 하면 제가 약속한 것이 어떻게 되어야 하는지가 곤혹스럽다"고 발언했다. 천 의원은 안철수 의원의 중도개혁 독자세력화에 대해서는 한국사회 독점체제와 타협하겠다는 의미를 가지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이 있다"고 각을 세우기도 했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박근혜정부 복지 후퇴 저지' 토크콘서트에서 밝게 웃고 있다. 왼쪽부터 박원순 서울시장, 문 대표, 이재명 성남시장./사진=뉴스1


 
◇문재인+박원순+이재명…'수도권 챙기기'
이 가운데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는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성남시장과 함께 박근혜 정부 복지후퇴 저지특별위원회가 주최한 토크콘서트에 참석했다. 박근혜정부의 복지정책에 각을 세워 제1야당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한편 박 시장, 이 시장과 손을 잡아 외연을 넓히려는 시도다. '친노' 지지세가 강한 수도권을 끌어안는 '집토끼 지키기'의 일환으로도 해석된다.

문 대표는 이날 당내에서 자신에 대한 사퇴론을 제기하는 상황에 대해 "요즘 처지가 설악산 '흔들 바위'"라며 "분열된 모습을 보여드려서 아주 송구스럽고 가시방석 위에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럴 때 일수록 남은 식구끼리 똘똘 뭉쳐 보란듯이 집안을 일으켜야 한다"며 "그래야 집 나간 사람들이 다시 돌아오지 않겠냐"며 내부결속을 강조했다. 박 시장은 당 내홍 해법으로 "통합은 필승이고 분열은 필패"라며 "중도 보수까지 함께 해서 내년 총선에 우리가 이겨야 한다. 모든 방법을 다해야 한다"며 외연 확대를 주문했다.

한편 새정치연합 내 문 대표의 퇴진을 요구하는 비주류는 그 수위를 날로 높이고 있다.

김한길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패권정치에 등을 돌린 동지들이 당을 떠나고 있는 마당에 오히려 패권체제를 강화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며 "다시 한번 마지막으로, 문재인 대표의 진심에 의지하면서, 야권의 총선승리를 위해 살신성인하는 지도자로서의 결단이 있기를 간청한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총선승리를 위한 야권통합의 길을 막아선다면 누구와도 결연히 맞설 것"이라며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 제 고민도 점점 더 깊어간다"고 탈당을 시사, 문 대표를 거듭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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