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원샷법 직권상정"…나머지 쟁점법안은 어떻게

[the300]정의화 의장 "남은 쟁점법안 고려 신중해야"‥1일 여야간 중재 분수령

임상연 기자 l 2016.01.31 12:52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새누리당 의원들이 야당의 본회의 불참 소식이 전해지자 본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2016.1.29/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불어민주당의 선거법 우선 처리 요구로 지난 29일 국회 본회의에서 원샷법 및 북한인권법 처리가 무산된 가운데 정의화 국회의장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된다. 새누리당은 여야 원내대표가 합의한 이들 법안의 직권상정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이장우 새누리당 대변인은 31일 당사 기자회견에서 “더민주당은 지난 23일의 합의문의 잉크도 마르기 전에 손바닥 뒤집듯 약속을 파기했다. 일방적으로 파기한 만큼 이를 바로잡을 정의화 국회의장의 강력한 리더십과 결단이 필요하다”며 직권상정을 거듭 촉구했다.

정 의장은 여야 원내대표간 합의사항이 확인되면 심사기일을 지정할 수 있다면서도 신중한 처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야당의 반대 속에서 직권상정으로 이들 법안만 처리할 경우 4월 총선을 앞두고 시급한 선거법은 물론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이하 서발법) 등 나머지 쟁점법안 처리가 더욱 어려워질수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원샷법과 북한인권법 처리는 여야가 어느 정도 접점을 찾은 상태이지만 나머지 쟁점법안인 서발법이나 노동개혁법, 테러방지법 등은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서발법의 경우 의료민영화 논란이 걸림돌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서발법이 통과되면 의료민영화의 단초가 될 수 있다며 보건의료 부분을 제외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의료공공성을 유지하기 위해 의료법과 약사법, 건강보험법이 서발법의 영향을 받지 않도록 수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새누리당은 야당의 주장대로 서발법에서 보건의료 부분을 제외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발전 가능성이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외하면 사실상 서발법은 ‘앙꼬빠진 찐빵’이나 다름없다는 판단이다. 대신 새누리당은 더민주가 우려하는 서발법의 일부 조항(3조 2항)을 삭제하는 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한 상황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간사인 강석훈 의원은 지난 29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야당이 우려하고 있는 서발법 3조2항을 완전 삭제할 수 있다는 제안을 했지만 야당은 이것저것을 덧붙여 보건의료산업 전체를 제외해야 한다는 것과 유사한 요구를 하고 있다"며 "야당이 과연 진정성을 갖고 논의에 임하는지 회의를 느낀다"고 비판했다.

노동개혁법은 파견법에 덜미가 잡혀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신년 담화에서 “기간제법은 중장기적으로 검토하는 대신 파견법은 받아들여 달라”는 수정 제안을 했지만 야당은 파견법도 빼야 한다며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목희 더민주 정책위의장은 지난 28일 당내 정책조정회의에서 “노동자들을 파견 대상자로 만들 수 있는 파견법 개정안 등은 우리가 가야 할 노동개혁 방향과는 정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증거”라며 “모든 국민이 그 문제의 심각성을 아는 파견법 개정안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테러방지법 역시 국정원의 역할과 권한에 대한 이견으로 공회전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여당은 안보기관인 국정원에 대테러센터를 두고 정보수집권도 부여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야당은 대테러센터를 국무총리실에 꾸려야 한다며 맞서고 있다. 정부수집권 역시 국정원이 해킹의혹 등으로 신뢰가 떨어진 것을 감안해 국민안전처에 부여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정 의장이 새누리당의 원샷법과 북한인권법 처리를 위한 직권상정 요구에 신중한 입장을 보이는 것도 이처럼 나머지 쟁점법안들에 대해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한 것이다.

정 의장은 새누리당의 직권상정 요구에 “여야가 원만한 합의로 나머지 모든 쟁점법안을 순조롭게 처리하려 한다면 기존 합의사항들에 대해서도 신중한 처리가 필요하다고 여당 지도부에 말했다"고 밝혔다.

원샷법과 북한인권법은 물론 나머지 쟁점법안 처리 향방도 오는 1일 정 의장의 여야간 중재와 직권상정 여부에 따라 크게 엇갈릴 전망이다. 이날 정 의장은 여야 지도부 접촉을 통해 막판 중재에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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