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안전·외교안보 '선방', 경제민주화·국민통합 '혹평'

[the300]][박근혜대통령 3년 국정운영 평가③] 분야별 전문가 평가

진상현 기자 l 2016.02.23 05:34

박근혜 정부 3년의 국정운영 성과에 대해 전문가들은 국민안전과 외교안보 분야에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준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민주화와 국민통합에 대해선 낮은 평가를 내렸다. 경제활성화에 대해선 노력을 기울인 점은 인정받았지만 구조적인 한계 등으로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는 평가가 많았다. 미래비전에 대해서도 구체화로 이어지지 못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는 못했다. 이번 평가는 경제활성화·경제민주화(이상 20명), 외교안보(9명) 국민통합(8명) 국민안전(8명) 미래비전(8명) 등 6개 분야 전문가 총 53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국민안전·외교안보 '선방' =  국민안전 분야에서 8명의 전문가들은 100점 만점에 60.6점의 점수를 줬다. 6개 분야 중 60점을 넘은 것은 국민안전이 유일했다. 세월호 참사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대처 과정에서 미흡함을 보이긴 했지만 이후 대처나 취임 후 일관되게 추진한 국민안전 정책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한 전문가는 "보건분야의 국정운영 성과는 높다고 생각한다"면서 "건강보험 부과체계 개편을 제외하고는 대체로 성과가 높았다"고 말했다. 다른 전문가는 "이번 정부 들어 수행한 4대악 근절 정책은 국민의 안전 체감을 높일 수 있는 대표적인 정책"이라고 말했다. 반면 낮은 점수를 한 전문가는 "현 정부만의 문제로 따질 수 없다"면서도 "세월호 사고로 인해 안전 문제가 근본적으로 제기되고 국민안전처가 만들어졌지만 여전히 안전문제에 대한 개인, 사회, 정부, 전반의 제도적 장치가 미비한 것으로 인식된다"고 말했다.

외교안보 분야도 58.9점을 받아 두번째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일관성 있는 정책에 대한 호평이 많았다. 한 전문가는 "일관성 있다는 점과 국민들이 그 일관된 정책을 인지하고 있다는 점을 높이 산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대일 관계에 있어 단호하고 일관된 자세로 위안부 문제를 풀어냈다" "목함지뢰 등 북한의 도발에 잘 대처했고, 대북 정책에 대한 방향 전환을 잘 한 것으로 본다"는 분석도 나왔다. 대중 및 대미 외교에 있어서는 평가가 엇갈렸다. 긍정적인 쪽은 "미중 사이에서 전략적 위치를 이동시키며 한국의 국익 증대를 위해 노력하고 성과를 이뤘다"고 평가했고, 다른 쪽은 "미국 의존적 군사적 대응이라는 20여 년 전의 극한 대결상황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경제민주화·국민통합 '혹평'= 전문가들로부터 가장 낮은 평가를 받은 분야는 경제민주화다. 100점 만점에 39.1점으로 유일하게 40점에 못미쳤다. 몇몇 노력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변화가 나타나지 않고 있고 정부의 정책 추진 의지도 약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한 전문가는 "경제민주화라는 용어에 대한 이해가 대통령과 일반 서민들 사이에 괴리가 큰 것 같다"면서 "경제민주화의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른 전문가도 "일반 국민들이 체감하는 빈부의 격차 해소라든가 신분이동의 용이성, 경제활동에서 있어 대기업과 중소벤처기업의 격차 등은 크게 개선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반면 우리 경제 상황을 감안할 때 경제민주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시점이 아니라며 정부 정책을 옹호하는 견해도 있었다. 한 전문가는 "경제민주화에 대한 명확한 진단이 없이 정책을 추진하기 보다는 차라리 지금과 같은 상황이 나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대선 과정과 취임 초기 강조했던 국민통합 분야도 점수가 낮았다. 100점 만점에 44.4점에 그쳤다. 낮은 평가의 배경으로는 △핵심 보직에 있어 특정 지역에 대한 편중 인사 △역사교과서·쟁점법안 처리 과정에서의 국민 분열 조장 △국회와 국민에 대한 소통 부족 등을 들었다. 한 전문가는 "권력 주변의 단결을 강화함으로써 강압적인 분위기를 통한 통합에는 성공했지만 이는 지속가능한 구조가 아니다"고 말했다.

◇경제활성화·미래비전 "노력은 했지만…"= 정부가 전력을 기울이고 있는 경제활성화는 100점 만점에 52.9을 받았다. 성과가 미진하다는 견해가 많았지만 주어진 여건하에서는 선방하고 있다는 평가도 곁들여졌다. 한 전문가는 "경기 회복을 위한 다각적인 노력은 높게 평가되지만, 한국 경제가 갖는 한계로 인해 성과를 내기에는 부족한 점이 있다"고 말했다. 다른 전문가는 "정책적인 세팅은 됐지만 지지부진한 노동개혁 등 아직 구체적으로 이뤄진 게 얼마되지 않는다"면서 "다만 모든 책임이 정부에만 있지는 않고 국회에도 있다"고 말했다.
미래비전 분야도 48.8으로 50점에 못미치는 점수를 받았다. 창조 경제 등 큰 틀의 방향은 제시했지만 구체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았다. 한 전문가는 "미래의 비전을 보여주는데는 성공했지만 변화를 끌어내기에는 정부의 신뢰도가 현격히 떨어져 있다"면서 "소통을 기반으로 정부의 신뢰도를 회복하는 것이 비전제시에 앞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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