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뤄진 더민주 '20% 컷오프' 통보…공천 저승사자들도 부담

[the300](종합)24일 의원들에게 편지로 컷오프 여부 통보…홍창선·조은 명단 확인

최경민 기자 l 2016.02.23 20:23
홍창선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장이 23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공천관리위원회 회의에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6.2.23/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불어민주당이 24일 공천 탈락 여부가 쓰여진 편지를 각 의원들에게 전달한다. '공천 저승사자'로 나선 이들도 장고를 거듭했지만 '20% 컷오프'의 부담감에 개별통보 날짜를 하루 미뤘다. 1차 컷오프가 끝난 이후 더민주의 공천 갈등은 더욱 본격화될 전망이다.

23일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더민주 당사에서는 선출직공직자 평가 결과 개별통보 방법의 논의를 위한 공직선거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 회의가 열렸다. 홍창선 공관위원장, 조은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장 등이 참석한 회의는 오전 10시부터 하루종일 진행됐다.

회의 결과 다음날(24일) 전체 의원을 대상으로 편지를 보내 평가 결과 하위 20% 포함 여부를 알리기로 했다. 당초 이날 중 컷오프 대상자들에게만 전화를 걸어 알린다는 계획을 뒤집었다. 공관위는 다음날 오전 중 편지의 문구를 확정하고 전체 의원들에게 편지를 발송할 계획이다.

홍창선 위원장과 조은 위원장은 이날 오후 5시쯤 '20% 컷오프' 봉인을 해제하고 명단을 확인했지만 이를 함구하기로 했다. 봉인을 해제하기 위해서는 두 위원장이 가진 보안번호를 금고에 입력해야 했다. 또 금고 내의 자료 역시 코드화돼있기 때문에 조 위원장이 은행에 따로 보관한 USB(휴대용저장장치)에 있는 자료가 있어야 명단을 확인할 수 있었다. 

컷오프 명단을 확인한 것은 두 사람뿐이다. 의원들에게 쓰는 편지도 문구만 공관위원들끼리 논의하고, 이름 부분은 홍 위원장이 직접쓸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관위가 보안에 극도로 신경쓰고, 또 개별통보 사실에 고심을 거듭하는 것은 컷오프에 대한 부담감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김성수 대변인은 "의원 개인으로 보면 대단히 치명적인 발표 사안이기 때문에 의원의 명예를 최대한 존중하는 방식을 찾으려고 했다"며 "격식과 예의를 차리기 위해 이같은 방식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민주당 홍창선(왼쪽) 공천관리위원장과 조은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장이 23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공천관리위원회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16.2.23/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컷오프를 통보받는 더민주 의원은 총 10여명 내외일 것으로 분석된다. '20% 컷오프'의 기준(지난해 11월18일, 소속의원 127명)을 고려했을때 약 25명(지역구 21명, 비례 4명)이 컷오프 대상이지만 불출마를 선언한 김성곤·신학용·최재성·문재인 의원의 경우 이미 '물갈이'가 된 것으로 간주했다. 지난해 11월 이후 탈당한 의원 총 19명 중의 일부도 '20% 컷오프' 대상에 속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컷오프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2차 컷오프'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하위 20%에 속하지 않은 상위 80% 현역 의원들을 대상으로도 물갈이 작업을 진행하는 셈이다. '3선 이상 하위 50%, 재선 이하 하위 30%'가 컷오프를 위한 정밀심사 대상이다. 정밀심사는 적합도, 가상대결, 재출마지지도 등을 고려해 이뤄진다.

특히 당장 현재 현역의원 17명으로 국회 교섭단체(20석) 구성에 3명을 남긴 국민의당이 컷오프 대상들의 '이삭줍기'에 나설 수 있다. 천정배 국민의당 공동대표는 "무능하거나 문제가 있어서 탈락한 사람이냐 아니면 패권과 싸우다 희생된 사람이냐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며 선별적 영입의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같은 상황 속에 당내 분위기는 이미 흉흉해졌다. 한 중진 의원은 "3선이상 50% 물갈이 등의 기준은 안 될 일이다. 큰 일 난다"고 말했다. 한 재선 의원은 "컷오프에 불만이 많은 것은 사실"이라며 "컷오프로 인해 국민의당의 교섭단체 목표가 달성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불편한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한편 컷오프 대상 통보가 하루 미뤄짐에 따라 당 공천 과정도 연기를 면치 못하게 됐다. 당초 24일로 예정됐던 원외 인사 면접은 25일 진행될 계획이다. 하위 20% 컷오프 명단 발표도 26일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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