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최고위 불발 속 '친박'지도부 심야회동

[the300](종합2보)공관위 외부위원, 회의 보이콧..유승민·주호영 결론 주말이 고비

김성휘,우경희,배소진 기자 l 2016.03.18 18:17
새누리당이 20대 총선 공천을 둘러싸고 극심한 내홍을 겪고 있는 가운데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16.3.18/뉴스1


20대 총선 공천을 둘러싸고 새누리당 내홍이 장기화하고 있다. 공천안을 최종 추인해야 할 최고위원회가 김무성 대표를 중심으로 한 비박계(비 박근혜)와, 친박계(친 박근혜)로 갈라져 봉합이 어려운 수준까지 갔다. 

공천안을 마무리짓지 못한 공천관리위원회마저 외부인사 공관위원들의 불참 등 이틀째 회의를 제대로 진행하지 못했다. 총선 후보 등록을 코앞에 두고 주말까지 수습하지 못하면 공천확정이 지연된 후보들의 불만 등 당이 걷잡을 수 없는 혼란에 빠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18일 김무성 대표가 주재한 새누리당 임시 최고위원회가 정회 후 오후 9시 속개하지 못하고 불발됐다. 단 김 대표를 제외한 친박계 최고위원들이 그시각 국회에서 모여 대책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오후 2시 공관위를 열기로 했으나 김 대표에 반발한 외부인사 공관위원들이 불참, 황진하 사무총장 등 당직자인 공관위원만 대기하다 끝내 손을 들었다. 최고위원회의는 공관위의 공천안을 추인, 당대표 직인 이른바 '옥새'를 찍어야 하는데 공관위가 추가 진전을 내지 못하면서 자연히 소집할 명분을 잃었다.

오전 비공개 최고회의는 공관위의 지난 6차·7차 공천심사 결과와 유승민 의원의 공천 여부 문제를 논의했지만 아무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경선 결과가 나온 일부 지역에 대한 추인과 대구성을에서 공천탈락한 주호영 의원에 대해 최고위 차원 재의 요청을 재의결한 게 성과라면 성과다. 김 대표가 최고위 추인을 보류한 7개 단수추천지역 역시 미결 상태다.

오전 회의에서는 지난 16일 있었던 김 대표의 긴급 기자회견과 유 의원을 비롯한 비박계 의원 공천 문제를 놓고 계파간 격론이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회의장 밖으로는 '이건 박해가 아니냐', '이런 식이면 회의를 진행할 수 없다', '최고위가 공관위 의결 승인만 해주는 데인가' 등 격앙된 음성도 흘러나왔다. 특히 김 대표가 공관위 결정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친박계와 충돌을 거듭한 것으로 알려졌다.

친박계는 일단 공천관리위원회에 공을 넘긴 모습이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기본적으로 공천은 공관위에서 하는 것이고 최고위는 (공관위 결정을) 의결하든지 재의(요구)를 하든지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청원 최고위원도 "(유승민 의원 공천은) 공관위에서 할 문제이지 우리 최고위에서 이러쿵 저러쿵 할 문제가 아니다"고 했다. 김무성 대표는 입을 굳게 다물고 회의장을 빠져나갔다.
박종희 새누리당 제2사무부총장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공천관리위원회 회의실을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날 회의는 외부 공관위원들이 "김무성 대표는 가까운 공관위원들인 황진하 사무총장, 홍문표 제1사무부총장을 통한 '공관위 흔들기'를 중단하라"고 반발한 뒤 퇴장하면서 결국 파행했다. 2016.3.17/뉴스1

같은 시각 공천에서 탈락한 의원들은 공관위 결정에 대한 반발 수위를 높여갔다. 조해진 의원은 탈당 및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유승민 원내대표시절 원내수석부대표였던 조 의원은 "(유 의원이) 용기 있게 힘 있게 하라고 그렇게 얘기했다"며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참된 보수정당의 기치를 들돌아오겠다"고 밝혔다. 

류성걸 의원(대구 동구갑)도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시사하며 "공천관리위원회가 당헌·당규에 위배한 공천결정을 취소할 때까지 절대 최고위원회는 추인하지 않기를 강력하게 요구한다"고 밝혔다. 주호영 의원(대구 수성갑) 역시 공천관리위원회 재심 결과 원천무효를 주장, 컷오프가 취소되지 않을 경우 탈당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김 대표는 앞서 지난 16일 최고위를 통해 주호영 의원의 컷오프에 대한 재심을 요구하고 또 공관위의 결정이 당헌당규에 위배된다는 취지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에 외부 공관위원들은 당 대표가 공관위의 독립성을 침해했다며 사과를 요구, 17일에 이어 18일 회의도 '보이콧' 했다.

공관위에는 현재 37곳의 경선 결과가 미표 상태다. 최고위원들의 지역구 경선결과도 다수 포함돼 있다. 최고위가 재차 재의를 요구한 주호영 의원 공천에 대해서도 공관위 정식 찬반 표결 절차가 있어야 한단 목소리도 높다.

공관위원인 황진하 사무총장은 "외부위원들이 어떤 이유로 참석을 안하는지 그 내용을 분명히 확인해봐야 한다"며 "전날은 전날대로 이유나 주장이 있었지만 이날(18일)도 그 한 가지 이유를 가지고 참석을 안 하는 것인지 종합적으로 들어보고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희 제2사무부총장은 최고회의 직후 "최고위는 유승민 의원 문제도 공관위에서 논의해 넘겨 달라고 요청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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