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구도 긴장시킨 홍문표, 與 공천갈등 속 '비박 버팀목'

[the300]윤상현 비판한 충남 비박 재선…공관위 내부갈등은 부담

김성휘 기자 l 2016.03.18 08:51
공관위원인 홍문표 새누리당 제1사무부총장이 11일 오전 공천심사 불참의 뜻을 전한 뒤 서울 여의도 당사를 나서고 있다. 2016.3.11/뉴스1

새누리당이 총선 공천을 두고 극심한 내홍을 겪는 가운데 홍문표 사무부총장(재선, 충남 홍성예산)이 주목받고 있다. 17일 새누리당 안팎에선 공관위가 '격랑' 속에도 좌초하지 않는 데 홍 부총장 역할이 적지않다고 평가했다.

홍 부총장은 윤상현 의원의 욕설 파문에 공관위원 중 가장 강도높게 그를 비판하고 정계은퇴까지 언급했다. 그는 14일 라디오인터뷰에서 "우리가 말 한 마디만 잘못해도 여러 파장이 있고 어려움이 있는 과거를 우리가 봤지 않느냐"며 "이런 문제로 지금 수도권과 전국에서 엄청난 전화가 쇄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가 비록 친박계보다는 비박으로 분류되기는 하지만 이런 발언은 당 내부에서는 호응을 얻었다. 윤 의원 사건으로 수도권 민심이 급격히 악화되면 선거 판세가 어려워진다는 우려가 팽배했다. 공관위는 그 다음날 윤 의원을 일단 공천에서 배제하는 것으로 일단락 지었다.

그는 이한구 위원장이 김무성 대표와 충돌해가면서까지 자신의 공천방침을 밀어붙이는 데에 회의석상에서 제동을 걸기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표 지역구를 경선 지역으로 발표하는 것이 보류되자 홍 부총장은 황진하 총장과 함께 지난 10일 공관위 참석을 거부했다. 하루뒤 당사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친 홍 부총장과 이 위원장은 취재진 앞에서 설전을 벌였다.

이 위원장은 홍 부총장이 인터뷰 등에서 자신을 비판한 데에 "바깥에 대고 자꾸 그렇게 다니면 안 된다"고 꾸짖었고 홍 부총장은 "할 얘기를 안에서 하든 밖에서 하든 (의미를) 해석을 해야지 그걸 일방적으로 (그러시냐)"고 응수했다.

개인적인 아픔을 내색하지 않는단 점에서 이런 면모는 더 부각됐다. 지난 15일 여의도 새누리당사. 홍 부총장은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 황진하 당 사무총장, 또한명의 부총장인 박종희 전 의원과 함께 공천 결과 발표회견에 섰다. 홍 부총장 홀로 검은 넥타이 차림이 눈에 띄었다.
이한구 새누리당 공천관리 위원장이 1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새누리당사에서 7차 경선 및 우선·단수추천 지역 심사 결과발표를 하고 있다.2016.3.15/뉴스1


이날 새누리당 공관위는 오전에 모이지 못했다. 홍 부총장 아들의 49재라는 소식이 뒤늦게 알려졌다. 외아들 승수씨는 1월27일 고속도로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홍 부총장은 가족과 함께 49재를 치른 후 상경, 오후 3시 당사에서 열린 공관위 회의에 담담한 표정으로 참석했다.

홍 부총장은 2014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 시절엔 법정 시한내 예산안을 의결, 주목 받았다. 그와 친분이 있는 한 관계자는 "평소 무인 기질이랄까 방향을 한 번 잡으면 선 굵고 끈기 있게 해내는 성품"이라며 "공천관리위에서도 그런 모습인 것 같다"고 말했다.

상반된 평가도 있다. 17일 공관위 회의는 외부인사 공관위원들이 자리를 뜨며 파행됐다. 김 대표가 황 총장이나 홍 부총장 등을 통해 공천업무에 개입하는 것 아니냐는 불만을 제기했다. 공천 갈등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홍 의원은 인터뷰를 사양했다.

홍 부총장은 고향인 충남에서 3선에 도전한다. 그는 2000년 한나라당 사무부총장으로 이회창 전 총재를 보좌했다. 이 전 총재는 그러나 18대 총선에서 초선의원이던 홍 의원 지역구에 출마, 입장이 바뀌었다. 홍 의원은 총선 패배 후 이명박정부 농어촌공사 사장을 거쳐 19대 총선에서 재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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