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선하 서울대병원교수, 백남기 '병사' 진단 "압력 없었다"(종합)

[the300]

지영호 기자 l 2016.10.11 18:02
서울대병원·서울대의대 합동 특별조사위원회 위원장인 이윤성 서울대 의대 법의학교실 교수(오른쪽)와 백남기 농민의 주치의인 백선하 교수가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2016.10.11/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고(故) 백남기 농민의 사인을 '병사'로 표기한 백선하 서울대병원 교수에 대한 야당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졌지만 백 교수는 자신의 판단이 틀리지 않았다고 재차 밝혔다. 반면 '외인사'를 주장한 이윤성 서울대병원·서울대의대 합동 특별조사위원회 위원장(법의학 교수)은 유가족 및 시민사회단체가 반대하고 있는 '부검 실시'에 대해 필요한 조치라고 입장을 밝혔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 참석한 야당 의원들은 11일 국립대·국립대병원 국정감사에 백 교수의 '병사' 판정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지적했다.

유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백 교수가 최근 3년간 진행한 응급실 수술 734회 중 백 농민에게 실시한 '두개절제술 및 경막하혈종 제거술(Craniotomy and SDH removal)'은 불과 2건 뿐이라면서 나머지 한건은 백 농민 수술 이후에 실시했다고 강조했다.

유 의원은 "2015년 11월14일 백 농민이 응급실로 실려왔을 때 당직 근무였던 조원상 교수는 뇌출혈과 뇌종양 전문의였다"며 "파킨슨병에 인한 뇌손상 전문의인 백 교수가 집도한 것은 상식에 맞지 않는다"고 따져물었다.

유족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무리하게 연명치료를 강행한 내용도 포착됐다. 김병욱 더민주 의원은 백 농민 관련 의무기록지를 통해 관련 내용을 공개하고 이 과정에서 신찬수 서울대병원 부원장이 개입한 증거를 제시했다.

백선하 교수는 시종일관 '병사' 소견에 대한 뜻을 굽히지 않았다. 백 교수는 "사인은 급성경막하출혈과 급성신부전에 의한 고칼륨 혈종에 의한 것으로 (유족들의 반대로)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생명을 마지막까지 지키는 것이 의사의 본분"이라고 강조했다.

백 교수는 지난 7월17일 급성신부전 발생으로 체외투석을 가족들에게 건의했지만 고인의 생전 유지를 이유로 적극적 치료를 거부했다고 밝혔다.

이종배 새누리당 의원의 "어떤 압력이 있었느냐"는 질의에는 "어떤 외부의 압력도 받지 않았다"고 잘라말했다.

서청석 서울대병원장은 백 농민 수술을 무경험자인 백 교수가 집도한 것과 관련해 "전문의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난이도의 수술"이라며 말했다. 또 신 부원장의 개입을 부정했다가 의무기록지에 혈압을 강제로 상승시키는 승압제 사용지시를 내린 것과 관련해 "훈수를 둔 것"이라고 축소 해석했다.

여당 의원들은 정확한 사인 규명을 위해선 '부검'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에 무게를 실었다.

경찰 출신인 김석기 새누리당 의원은 "다년간의 경험에 의하면 사인 밝히기 위해선 고인을 위해서라도 부검 실시가 꼭 필요하다"며 "부검을 빨리 실시해 과학적 법의학적으로 사인이 밝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윤성 교수는 "(사인은) 외인사가 맞다"고 강조하면서도 부검 필요성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이 교수는 "백 농민의 사인이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며 "부검이 (사인을) 밝힌다고 보장할 수는 없지만 그런 노력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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