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찾은 세월호유가족 "아이들은 못 돌아오지만…이제 다시 시작"

[the300]세월호7시간 규명 반드시 이뤄져야

배소진 기자 l 2016.12.09 18:01
헌정사상 두번째로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상정된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세월호 유가족들이 방청석에 앉아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 처리를 지켜보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9일 국회 본회의를 숨죽이고 지켜보던 세월호 유가족들은 기쁨과 슬픔이 동시에 섞인 눈물을 흘렸다. 이들은 탄핵 가결이 '끝'이 아닌 '시작'이라며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을 위해 끝까지 촉구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단원고 2학년3반 고 유혜원 학생의 아버지 유영민씨는 이날 붉어진 눈으로 회의장을 빠져나오며 "묵은 체증이 가신다"고 말했다. 그는 "(찬성)표가 10표 정도 덜 나왔다고 생각한다. 무효 7표는 찬성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다른 유가족은 "모든 분들이 같이 해주셔서 감사드린다. 모두 고생하셨다"며 "엄마아빠 만세, 훌륭한 국민들 만세"라고 울먹였다.

유가족들은 이날 본회의 산회 직후 아이들의 얼굴이 빼곡히 들어찬 플랜카드를 꺼내들기도 했다. 박근혜 대통령을 비호하고 탄핵에 반대하던 일부 의원들을 향해 거친 말을 내뱉기도 했으나 감정은 자제하는 모습이었다.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인 유경근 씨는 이날 표결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제 시작이다, 진짜 시작이다"라며 “박 대통령을 탄핵하면서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이 10년, 20년은 앞당겨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의 힘이 이렇게 위대한 것이었고 촛불이 이렇게 위대한 것이었다"며 "이제라도 그 뜻을 받아들인 국회가 잘 했고 국민들의 절절한 바람을 받아 수행하는 국회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유 씨는 "기쁜데, 정말 기쁜데…"라며 "다시 시작해야 한다. 세월호특조위도 다시 살리고, 이제는 정말 다시 할 수 있을 것 같다. 아이들은 다시 못살아오지만"이라고 말을 채 잇지 못하고 울먹였다. 

이어 "헌법재판소는 절대적인 국민의 뜻을 받았다면 즉시 판단을 내려야 할 것"이라며 "박 대통령은 하루라도 더 그 자리에 있는게 얼마나 고통인지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당장 스스로 자리에서 내려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에 대한 규명 필요성도 거듭 촉구했다. 그는 "그 시간동안 대체 무엇을 하느라 해야할 일을 안했는지 밝혀져야 한다"며 "스스로 자백하는 게 최선이다. 그렇지 않다면 강제수사를 통해서라도 반드시 밝혀져야 한다. 그것이 특검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다뤄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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