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빈손으로 끝난 구치소 청문회…최순실 "기억 안난다""아니다" 일관

[the300]"세월호 당일 기억 안난다"…딸 부정입학 의혹에는 "그게 왜 부정입학" 반발도

의왕(경기)=정영일 지영호기자 l 2016.12.26 19:24


26일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현장 청문회'가 최순실, 정호성, 안종범 증인이 불출석한 채 열리고 있다. 2016.12.26/사진=뉴스1


19년만의 구치소 현장 청문회가 별 다른 소득없이 끝났다. 국회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위원들은 '비선실세' 최순실이 수감된 구치소 수감동까지 들어가 청문 절차를 진행했지만 최순실은 '모르쇠'로 일관했다. 딸 입시문제 등에 대해서만 강하게 부인했다. 

국회 '최순실 게이트' 국조특위는 26일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최순실과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 수석, 정호성 전 청와대 비서관에 대한 6차 청문회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최씨와 안 전 수석, 정 전 비서관이 출석을 거부하면서 국조특위 위원들이 직접 수감동으로 찾아가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최씨에 대한 심문은 이날 서울구치소 오픈비지트룸에서 2시간30여분가량 진행됐다. 

특조위원들의 전언을 종합하면 최순실은 "나라에 혼란을 끼쳐서 죄송하다. 나라가 바로 섰으면 좋겠다"면서도 자신이 어떤 잘못을 했고 어떤 혼란 끼쳤는지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다.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안종범 전 수석, 우 수석의 장모 김장자씨 등은 전혀 모른다고 답했다. 박 대통령은 자신을 "최원장"이라고 불렀으며, 자신은 박 대통령을 "의원님","대통령님"이라고 불렀다고 밝혔다. 

검찰 공소사실에 대해서도 전혀 부인했다. 미르재단이나 K스포츠재단의 아이디어를 낸 것은 자신이 아니라고 주장했으며 삼성이 딸 정유라의 승마 연수를 지원한 부분에 대해서도 "삼성에게 부탁한 적 없다"고 답했다. 삼성이 왜 도와준 것이냐는 질문에는 "공소장을 보라"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씨의 조카 장시호가 동계스포츠센터 지원을 이끌어낸 것이 모두 최순실이었다고 청문회에서 증언한 것에 대해 "검찰에서 다 얘기했다"고만 답했다. 차은택이 추천한 김종덕을 박 대통령에게 소개해 문화부 차관에 임명케 했다는 청문회 진술에 대해서도 전면 부인했다. 

김영재 의원에서 약 주1회, 총 136회 프로포폴을 맞은 기록이 있는데 모두 본인이 맞은 것이냐는 질문에 최씨는 끝까지 부정도 긍정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딸이 걱정되냐, 손자가 걱정되냐"고 물었을때는 답변을 하지 못하고 눈물을 흘린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당 박영선 의원이 "그동안 신나게 사셨잖아요"라고 묻자 "신나게 살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김한정 민주당 의원이 국정의 1%도 관여를 안했고 시녀 정도 수준이었다는 박 대통령의 해명을 전하자 최순실은 김 의원을 쳐다보며 "그런 소리를 했어요"라고 되물었다. 김성태 위원장이 최순실에 대해 "박 대통령을 위해 본인이 죽어서라도 탄핵이 기각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냐"고 물었을때는 제대로 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박 대통령에 대한 감정을 묻는 하태경 의원의 질문에는 "이야기 하고 싶지 않다. 마음이 복잡하다"고 답했다. 서운한 것이 있냐는 질문에는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세월호 당일의 행정을 묻는 안민석 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대해서는 "기억이 안난다"고 답했다. 당일날 박 대통령과 통화한적 있냐는 질문에도 재차 "기억이 안난다"고 답했다. 최순실은 "어제 일도 기억 안나는데 그걸 어떻게 기억하냐"고 답했다. 국민들은 최순실이 종신형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하자 최순실은 "종신형을 받을 각오가 돼 있다"고 했다. 안 의원은 "약자 코스프레가 오늘의 전략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일부 내용에는 또박또박 강하게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집에 태블릿PC가 있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묻자 최순실은 "그것은 태블릿PC가 아니고 노트북이었다"며 "태블릿PC는 2012년에 처음봤고 그 이후에는 사용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윤소하 정의당 의원은 "딸 정유라의 이화여대 부정입박 문제를 묻자 최순실은 고개를 똑바로 들고 그게 왜 부정입학이냐고 항의했다"고 전했다. 

국조특위는 최순실의 신문 여부가 불투명하자 분반을 통해 안 전 수석과 정 전 비서관이 있는 남부구치소 현장 청문회를 별도로 진행했다. 남부구치소에는 박범계 민주당 간사를 위원장으로 이만희·정유섭 새누리당 의원, 도종환 민주당 의원, 김경진·이용주 국민의당 의원이 참여했다.

김성태 국조특위 위원장은 "법을 무시하고 권력을 사유화 했던 이들이 인권을 방패삼아 국민 알권리를 무시한다는 생각에 안타까움이 들었다"며 "법정에는 서면서 청문회장에는 나타나지 않는 저들을 보면서 비겁하고 파렴치하고 염치없다는 생각을 국민들은 다시금 떠올릴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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