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보수결집' '침묵' '불만'…탄핵인용에 침통

[the300][朴대통령 파면]친박계, "마녀사냥·유감·겸허히 수용" 등 다양한 입장

구경민 고석용 기자 l 2017.03.10 17:02
박근혜 대통령 변호인단 서석구 변호사(왼쪽부터)와 김진태·조원진·윤상현 자유한국당 의원이 25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문 앞에서 대통령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 회원들이 탄핵 기각을 촉구하는 집회에 참석해 있다. 2017.2.25/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박근혜 대통령 탄핵 기각을 전면에서 주장해 왔던 친박(친박근혜) 인사들이 10일 헌법재판소의 탄핵인용 결정에 제각각 다른 반응을 보였다. 대부분의 친박계 정치인들은 박 전 대통령 파면 선고에 아쉬움을 보였지만 대체적으로 승복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강성친박을 중심으로 불복 가능성도 내비치고 있어 갈등의 소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강성친박'인 김진태 의원은 탄핵 인용 결정에 불만을 드러냈다. 이날 의총에 불참한 김 의원은 논평을 통해 "대한민국의 법치는 죽었다"고 강력 반발했다. 김 의원은 "대통령을 끄집어내려 파면하면서 국론분열이 종식되겠나"라며 "마녀사냥의 그림자만 어른거린다"고 맹비난했다. 역시 강성친박으로 분류되는 조원진 의원은 탄핵 선고 직전 헌법재판소 인근에서 열린 '탄핵 기각 집회'에 참석해 눈물을 흘리면서 "헌재의 결정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친박 윤상현 의원도 "마음을 추스르기 어려워 지금의 심정을 전하기도 쉽지 않다"면서 "헌재가 최순실의 혐의를 그대로 대통령 탄핵사유에 적용한 것은 실로 유감"이라고 밝혔다. 그는 "헌재의 결단은 존중하지만 '여론재판'이 존중될 가치가 있는 것은 아니다. 훗날 역사의 법정에서 다른 평가를 받게 될 것"이라고 불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자유한국당 대선주자 중 한 명인 이인제 전 최고위원은 보수 결집을 강조했다. 그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비통하고 참담하다"며 "그러나 역사의 강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더 위대한 대한민국을 위해 국민과 함께 전진해야 한다"며 "비관이나 좌절은 우리의 적이다. 애국적 보수 가치를 중심으로 뭉쳐야 한다"고도 했다. 

친박핵심 정치인인 유정복 인천시장은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 결정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는 입장문을 냈다. 유 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안보와 경제가 불안한 현 상황에서 국민들의 상처를 어루만지고 갈등을 치유하며 화합을 위한 정치권과 시민사회의 각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 시장은 박 전 대통령의 한나라당 대표 시절 비서실장과 박근혜 정부의 초대 안전행정부 장관을 지낸 친박핵심 정치인이다.

이외에 한국당 의원들은 헌재의 탄핵 인용에 대한 입장 표명 요청에 '개인 의견 표명을 자제하라'는 당의 방침을 내세우며 응답하지 않고 있다. 자유한국당 박대출 의원, 김문수 전 경기지사 등 대부분의 친박 인사들은 이날 박 대통령의 파면 선고에 대해 침묵했다. 김 전 지사는 국회에서 기자들의 심경을 묻는 질문에 "별다른 할 말이 없다. 당 대표가 다 하셨으니까 오늘은 그만하시죠"라고 말을 아꼈다. 

박 대통령 파면 소식에 침통한 분위기였던 한국당은 "헌재 결정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침착한 공식 입장을 내놨다. 그러면서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조기대선이 확정된만큼 지체하지 않고 대선체제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한국당은 이달말까지 대선후보를 확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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