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숙 여사, 獨 분단 현장·유대인학살 추모비 방문

[the300]"과거 덮으려 하지 않고 진정한 화해 시도해야"

베를린(독일)=김성휘 기자 l 2017.07.06 14:05
독일 베를린 시내 유대인 학살 추모시설을 둘러보는 김정숙 여사/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독일을 방문중인 김정숙 여사가 6일(현지시간 5일) 베를린 '눈물의 궁전'과 '유대인 학살 추모비'를 방문해 독일판 '이산가족'과 역사적 아픔에 공감했다.

김 여사가 현지시간 5일 오후 찾은 곳은 분단 베를린 시절 동베를린과 서베를린 경계에 위치한 '프리드리히슈트라세역' 내 출입국 심사장. 이산가족이 방문 후 헤어질 때 눈물을 흘리며 작별인사를 했다는 데서 '눈물의 궁전'으로 이름 붙여졌다. 

김 여사는 "가족 친지들이 자유롭게 만날 수 없다는 게 가슴 아프다"고 말하며 "제 시어머니께서도 피난 내려와 가족들을 만나지 못하고 계시는데 이것이 가슴에 한으로 맺히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는 영상을 보고 "생중계로 봤던 기억이 난다. 나 뿐 아니라 전세계가 무척 좋아했었던 기억"이라며 "우리나라도 어서 통일이 되어 자유롭게 오고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베를린 한가운데 브란덴부르크문 인근에 있는 '유대인 학살(홀로코스트) 추모비'는 2700여개의 콘크리트 조성물이 세워져 있는 곳이다. 김정숙 여사는 이곳을 보며 "과거를 덮으려 하지 않고 진정한 화해를 시도하는 것만이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여사는 안내하던 관계자에게 "늘 이런 설명을 하려면 힘들지 않느냐" 물었고 해설사는 "쉽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고 김 여사와 동행한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이 전했다.

홀로코스트 추모비는 건립 당시 희생자의 이름과 학살 장소들이 적혀 있지 않아 혹평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조형물 사이사이를 걸어 다니며 각기 다른 개개인들의 삶을 추모할 수 있단 점에서 의미 있는 장소로 손꼽힌다.

김 여사는 앞서 작곡가 윤이상 선생 묘소를 방문해서는 한국에서 가져온 경남 통영의 동백나무를 심고 고인을 추모했다. 고인이 어린 시절을 보내고 평생 그리워 했던 곳이 통영이다.

문 대통령과 김 여사는 현지시간 6일, 한중 정상회담과 쾨르버재단 초청연설 등 독일방문 이틀째 일정을 진행하고 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함부르크로 이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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