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희소자원 확보-우즈벡 WTO가입 지원…경협 확대(종합)

[the300]文 대통령, 정상회담..현지진출 기업 지원, 고구려人 벽화 보존 동참

김성휘 기자 l 2017.11.23 18:57
【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과 23일 오후 공식환영식이 열린 청와대 대정원에서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2017.11.23. amin2@newsis.com


문재인 대통령과 샤브카트 미르지요에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이 23일 오후 청와대에서 단독, 확대 정상회담을 잇따라 갖고 경제협력 범위 확대와 교류 활성화에 합의했다. 8건의 양해각서(MOU)를 체결, 우즈벡에 한국의 차관과 경제개발 경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관련 도움을 제공하기로 했다. 우리는 중국에 편중된 희소금속 수입처를 다변화한다. 아울러 고구려 사신단 모습이 담긴 우즈벡 사마르칸트의 벽화 보존작업에 한국이 참여하는 등 역사문화 분야 교류도 넓히기로 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양 정상이 에너지 자원 분야 협력을 넘어 이처럼 전자정부, 교육, 의료, 인프라 등으로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양 정상은 미래지향적 협력 사업을 위해 경제부총리 회의 등 고위급 교류도 활성화하기로 했다.

확대 정상회담에서 양 정상은 양국이 호혜적 미래 경제발전 동반자로서 △교역‧투자 확대, △교통‧도시‧에너지 인프라 구축, △보건‧의료‧교육‧농업 등 분야에서 실질협력 증진을 위한 구체적 방안 등을 논의했다. 

8건의 MOU 가운데 우선 2018~2020년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약정은 3년간 5억달러 규모로 우즈베키스탄에 차관을 지원하는 내용이다. 둘째 금융협력 약정을 체결, 우즈벡 주요사업에 대한 한국기업 참여에 최대 20억달러 규모 금융지원을 하기로 했다. 한국 참여가 유망한 사업을 선정하고 20억달러를 한꺼번에 푸는 것이 아니라 일부를 우선 집행, 이것이 소진되면 나머지를 투입하는 등 단계적으로 실시한다.

셋째 경제개발경험을 공유하는 약정을 통해 향후 양국간 경제개발 경험공유 사업을 안정적 추진하기로 했다. 넷째 양국 법무부간에 상호 협력 약정, 다섯째 인사분야 협력약정을 각각 맺었다. 이를 통해 법무와 행정분야에 우리 노하우를 우즈벡에 전수하는 여건을 개선한다. 

여섯번째 전자정부 약정은 우리나라 전자정부 시스템의 우즈벡 시장 진출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우즈벡의 WTO 가입을 위한 약정이 일곱번째다. 끝으로 양국은 외교부 협력 프로그램을 체결, 국제무대에서 협의채널을 강화하기로 했다.

MOU는 아니지만 희소금속 분야 제휴도 의미 있다. 양국은 산업통상자원부 차원의 무역경제협력위원회를 가동중이다. 지난해에는 국내 제조업에 필요한 텅스텐, 망간 등을 우즈벡에서 들여오는 방안에 약정을 맺었다. 지금은 희소금속 대부분을 중국에 의존하지만 자원부국인 우즈벡을 통해 이를 개선할 수 있다는 구상이다. 양국 정상은 이 같은 자원분야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양 정상은 MOU 서명식 말미에 전략적동반자 관계를 심화한다는 내용의 문건에 직접 서명했다. 양국 수교 25주년 및 고려인 중앙아시아 정주 80주년을 평가하고 우즈벡이 내년에 문 대통령을 초청한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번 국빈 방한 서명식은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심화하고 풍부한 자원 가진 신흥시장 진출 및 신규사업을 촉진, 우리 선진시스템 및 경험 공유를 통해 끈끈한 동반자 관계를 강조한 점에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외교안보분야에도 협력한다. 문 대통령은 회담에서 "우즈벡은 러시아와 함께, 우리 정부가 추진하는 신북방정책의 중요한 파트너"라 강조하고 북한 핵 도발과 관련 우즈벡이 동계올림픽 기간 휴전결의안을 발의하는 등 강력한 지지를 표명한 것에 사의를 표명했다. 미르지요에프 대통령은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을 지지하고, 북한 도발을 규탄한다"고 화답했다. 우즈벡은 자국의 북한 대사관도 폐쇄했다.

우즈벡 사마르칸트 벽화 보존에 한국도 동참한다.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한국의) 전통 의장대 모자에 깃털이 두 개 달려있었는데, 벽화 속 고구려 사신의 모자에도 같은 깃털이 있었다" 고 말했다. 그러자 문 대통령은 벽화 보존작업 참여 의사를 밝혔다.

또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사위가 자동차회사인 GM에 근무한 인연으로 딸·사위와 손녀가 한국에 살았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아이들이 오랫동안 한국에 살아서 서울의 골목길 하나하나까지 잘 알고 있고 한국의 역사를 한국 사람보다 더 잘 알고 있을 정도"라고 양국 인연을 강조했다.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