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외로 '친한' 나라 벨기에, 국빈방한 필립 국왕은 누구

[the300]왕세자때 5차례 방한, 여동생 아스트리드 공주도 2017년 靑 방문

김성휘 기자 l 2019.03.26 11:51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한-벨기에 소규모 정상회담에서 한국을 국빈 방문중인 필립 벨기에 국왕과 악수하고 있다. 2019.03.26. photo1006@newsis.com


25~28일 국빈 방한한 필립 국왕은 1960년생으로 비교적 젊고 2013년 취임, 재임기간도 길지 않다. 왕세자 시절 다섯 차례나 한국을 찾아 유럽 왕실 중에서도 지한·친한 인사로 꼽힌다. 

이번 방한은 한국과 벨기에 양쪽에 의미가 있다. 벨기에 국왕으로는 1992년 10월에 온 보두앵(Baudouin) 국왕 이후 27년만에 방한이다. 보두앵 왕은 필립 왕의 큰아버지다. 

보두앵 왕의 동생이자 필립 왕 아버지인 알베르2세는 1993~2013년 재임중 한국에 온 적이 없다. 그기간 왕세자이던 필립 왕이 꾸준히 한국을 찾았다. 알베르2세는 2013년 아들 필립에게 양위했다. 왕이 사망 전에 교체나 양위한 건 1831년 레오폴드1세 즉위로 시작한 벨기에 왕실에선 사상 처음이다. 

문 대통령과 벨기에 왕실의 만남도 여러차례다. 2017년 취임후 유럽 왕실 인사로는 최초의 국빈 방한이다. 문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작년 10월 브뤼셀에서 만난 이후 5개월 만에 서울에서 다시 뵙게 돼 반갑다"며 "제가 대통령이 된 이후 최초의 유럽 왕실 국빈방한이어서 더욱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문 대통령 취임 직후인 2017년 6월, 청와대에서 만난 유럽 왕실 인사가 아스트리드 벨기에 공주였다. 아스트리드 공주는 필립 왕보다 두 살 아래 동생(1962년생)이다. 

당시 문 대통령은 "공주님은 제가 대통령으로 취임하고 난 이후에 처음 유럽에서 오시는 첫 귀빈"이라며 "게다가 서양의 공주님을 처음 뵙는 것이어서 조금 판타지(fantasy)한 그런 느낌도 든다"고 말했다.

필립 국왕은 1960년 브뤼셀에서 태어나 벨기에 왕립군사학교를 졸업, 공수부대 장교로 근무했다. 장교와 병사 차이는 있지만 공수부대(특전사) 경력은 문 대통령과 같다.

그는 왕세자 시절 1993년, 2000년, 2009년, 2012년을 포함해 5차례 방한했다. 2012년엔 대규모 경제사절단을 이끌고 방한, 여수박람회를 봤다. 이번에 부인 마틸드 왕비와 함께 방한했으며 자녀는 2남2녀를 뒀다. 

1901년 수호통상조약으로 한국(조선)과 외교관계를 시작한 벨기에는 한국전쟁에 참전하며 인연이 깊어졌다. 필립 국왕은 25일 방한, 우리 전통 가옥과 가구를 체험한 데 이어 이날 현충탑 헌화 및 전쟁기념관 방문 일정을 가졌다.

정경두 국방장관은 전쟁기념관에서 열린 '벨기에 6·25참전용사 추모행사'에서 "68년 전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이름조차 들어본 적 없던 아시아의 작은 나라, 대한민국을 위해 산화하신 ‘106명’의 벨기에 전몰 장병님들께 깊은 경의와 존경의 마음을 표한다"고 밝혔다.

한편 필립 국왕은 문 대통령과 정상회담 이후 △문희상 국회의장 면담, △한-벨기에 비즈니스 포럼, △국왕 주최 벨기에 음악회 등에 참석한다. 

벨기에는 유럽의 소국이지만 첨단기술 바이오 분야 등에 높은 경쟁력을 가져 한국과 경제협력 여지도 큰 걸로 평가된다.

국빈 방한한 벨기에 필립 국왕 내외가 26일 오전 6.25전쟁 UN참전국 기념비에 헌화를 하기 위해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으로 들어오고 있다. 2019.03.26. amin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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