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는 9번째 한미정상회담, 文-트럼프 앞에 북핵·동맹 의제

[the300]남북 냉랭-북미 대화불씨 혼재 속 뉴욕회담만 세번째

김성휘 기자 l 2019.09.15 14:50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에서 MBC 라디오 표준 FM '여성시대, 양희은 서경석입니다' 추석특집 프로그램 '우린 추석이 좋다' 3부에서 전화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9.09.11. (사진=청와대 제공) photo@newsis.com


추석 연휴를 보낸 문재인 대통령이 임박한 한미 정상회담 준비 등 업무에 복귀했다. 문 대통령은 제74차 유엔 총회 참석을 위해 22~26일의 3박5일간 미국 뉴욕을 방문한다. 트럼프 대통령과 통산 9번째, 뉴욕에서만 3번째로 갖는 정상회담이 예정됐다.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 재개 움직임과 맞물려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2017년 취임후 해마다 9월 유엔총회에 참석하며 기조연설을 하고 이를 계기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왔다. 2017년 뉴욕 회담은 그해 백악관서 가진 첫 회담 후 두번째 한미정상회담이었다. 북한이 핵실험을 감행하는 와중에 진행돼 긴장이 여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시간 9월19일 유엔총회에서 "우리 스스로와 동맹을 방어해야 한다면 북한을 완전히 파괴하는 것 말고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말할 정도였다. 문 대통령은 9월21일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그런 강력함이 북한을 반드시 변화시킬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한미 정상은 우리 군의 첨단무기 구매, 미국 전략자산의 순환배치에 합의하는 등 북한 압박을 통한 대화 모색에 방점을 찍었다.

2018년 뉴욕정상회담은 180도 바뀐 듯한 분위기 속에 열렸다. 문 대통령은 9월 18~20일 평양을 다녀온 후, 일주일만인 9월25일 트럼프 대통령을 만났다. 두 정상은 대북제재 완화나 개성공단·금강산 재개 시점 등은 확약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이 회담은 앞서 6월12일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을 2차 북미정상회담으로 이어가는 징검다리이자 9월 평양의 훈풍을 실질적 비핵화 협상 진전으로 이어가기 위한 교두보로 주목 받았다. 문 대통령은 뉴욕 미국외교협회(CFR) 강연에선 북한이 IMF 가입 등 개방적 개혁에 의지가 있다며 '남북경협' 카드를 꺼냈다.

세번째 뉴욕회담, 2019년의 뉴욕은 앞선 두 회담을 '반반' 섞어놓은 듯하다. 북미 협상은 2월 하노이 노딜 이후 7개월간 공식적으로는 헛바퀴를 돌린 양상이다. 특히 북한은 한국정부와 문 대통령을 거침없이 비난하며 2017년 이전으로 돌아간 듯한 기류를 보여준다. 여기까지는 첫 뉴욕 회담의 조건과 흡사하다.

반면 북미가 9월말 실무협상을 마침내 재개하기로 가닥을 잡은 것은 문 대통령이 2018년처럼 기대감 속에 뉴욕으로 향할 수 있는 바탕이 된다. 문 대통령은 8·15 광복절 경축사에서 현재 국면을 "마지막 고비"로 규정했다. 북미 비핵화 협상을 롤러코스터에 비유한다면 종착점을 앞두고 막판 오르막을 힘겹게 오르고 있으며, 이를 넘어서면 급물살을 탈 수 있다는 것이다. 

청와대는 '톱니바퀴론'을 꺼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 13일 기자들과 만나 "최근 나오는 북미 간 일련의 발언들을 보면 한반도 평화를 향한 거대한 톱니바퀴가 움직이기 시작한 것은 아닌가 조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미동맹을 둘러싼 의제들도 어느 때보다 첨예하다.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지소미아) 종료를 둘러싸고 미국 정가에서 불만이 터져나왔다. 문 대통령은 종료를 결정할 수밖에 없는 불가피함을 강조하며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할 전망이다.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앞둔 치열한 신경전, 우리 군이 전시작전권 조기환수에 노력중인 가운데 미국이 유엔사령부를 강화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 또한 관전 포인트다. 

문 대통령으로선 한미동맹을 굳건히 하면서 국익을 극대화해야 하는 외교 시험대에 또 한 번 오르는 것이다. 존 볼턴의 후임 미국 NSC(국가안전보장회의) 보좌관이 결정된다면 문 대통령은 그를 포함한 미국 핵심참모들을 직접 만날 수도 있다. 

문 대통령은 연휴기간이던 14일 오후 부산 해운대에 있는 아세안문화원을 들러 11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준비상황을 점검했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추석 동선을 전부 공개하지는 않았다. 경호와 보안상 이유다. 문 대통령은 지난 11일 "고향에 다녀올 것"이라고 공개언급했고 부산과 가까운 경남 양산 자택에 주로 머물면서 휴식을 취한 걸로 알려졌다.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오후 경기 파주 캠프 보니파스 북쪽의 최북단 '오울렛 초소'를 찾아 북한 지역을 관망하고 있다. 【파주=뉴시스】박진희 기자 = 2019.06.30. pak713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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