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가 없다"…의사 정원 못채우는 군인·경찰·보훈병원

[the300]

권혜민 기자 l 2020.09.24 15:45
(성남=뉴스1) 조태형 기자 = 육군과 공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21일 오전 확진 장병들이 이송된 경기도 성남시 국군수도병원에서 군 장병들이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2020.2.21/뉴스1


군인·경찰·소방공무원과 보훈대상자 등에 대한 의료 지원을 위해 설립된 군병원·경찰병원·보훈병원이 만성적 의료인력 부족현상을 겪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이용호 무소속 의원은 국방부, 경찰청,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으로부터 입수한 최근 4년간(2017년~2020년) 이들 병원 내 의료인력 현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말 기준 국군수도병원에 재직 중인 전문의(군의관)는 105명으로 정원 114명에 못미쳤다. 충원율은 92.1% 수준이었다.

경찰공무원과 소방공무원이 동일하게 이용하는 경찰병원은 정원 75명 대비 69명이 근무해 92%의 충원율을 나타냈다. 보훈병원 전문의 인력 역시 655명으로 정원 684명을 채우지 못했다. 충원율은 95.7%였다.

이같은 군·경찰·보훈병원의 의사 정원 미달사태는 만성화된 현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부터 최근 4년간 3개 병원의 전문의 인력이 정원을 채운 것은 2019년 국군수도병원 뿐이었다. 당시 정원은 106명, 재직 인력은 120명이었다.

이 의원은 "국군병원과 경찰병원, 보훈병원은 국가 기간 조직의 의료를 담당하는 필수의료기관임에도 불구하고, 매년 정원 편제 대비 현원을 채우지 못해 만성적인 의료인력 부족 현상에 시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이들 병원은 유사시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기 위한 최일선 의료기관으로서의 역할을 한다는 측면에서 부족함 없는 의료인력 수급과 양질의 의료교육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의원이 보건복지부에서 제출받은 공중보건의사 배치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역의료의 핵심 역할을 맡고 있는 공보의 수도 꾸준히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공보의는 병역법에 따라 병역의무 대신 3년간 공중보건의료를 담당하는 의사·치과의사·한의사 등을 의미한다.

전체 공중보건의 수는 2016년말 3488명에서 2017년말 3612명으로 대폭 증가했으나 이후 △2018년말 3553명 △2019년말 3540명 △2020년 8월말 3507명으로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이 가운데 전문의와 일반의를 포함한 의사는 2016년말 2090명에서 2017년말 2116명으로 늘었으나 다시 △2018년말 2012명 △2019년말 1960명 △2020년 8월말 1907명으로 줄어드는 추세다.

또 공보의가 주로 농어촌 보건의료 취약 지역의 보건지소에 배치되는 만큼 지역 의료공백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올해 8월말 기준 공보의의 62.4%는 보건지소에 배치됐다. 시와 군 보건소에도 각각 9.2%, 15.3%가 일하고 있다.

이 의원은 "공공부문 의료인력 부족이 이미 국가 기간 조직 병원과 공중보건의 등 의료공백이 있어서는 안되는 부분까지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공공의대 설립을 통해 공공의료인력을 양성하고 장기적 관점에서 공공부문 의료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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