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의 당면과제 3가지… '갈등봉합·윤석열·야권통합'

[the300][30대 보수당 대표 탄생]

서진욱, 박소연, 안채원, 이창섭 l 2021.06.11 11:09
국민의힘 당 대표에 출마한 이준석 후보가 지난 9일 저녁 서울 여의도 KBS스튜디오에서 전당대회 전 마지막 TV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에게 주어진 최대 과제는 '정권교체'다. 내년 3월 9일 치러지는 차기 대선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는 야권 지지층의 절박함이 사상 초유의 '30대·0선' 당대표를 탄생시켰다. 이 대표는 경선 과정에서 강조한 '실력주의'를 대선 승리로 증명해내야 한다. 이를 위해 당내 갈등 규합, 윤석열 전 검찰총장 입당, 야권 통합 등 과제부터 완수해야 한다.

이 대표는 경선 과정에서 나경원, 주호영 등 중진 후보들과 설전을 벌이며 날을 세웠다. 특히 나 후보가 네거티브 전략에 골몰한다며 "보수 유튜버 같다", "억까(억지로 까려는 것)" 등 표현을 동원하며 구태 정치라고 규정했다. 후보 간 공방을 넘어 당의 중진들을 존중하지 않는다는 해석마저 나왔다.

안정적인 리더십 확보를 위해선 중진들과 원만한 관계부터 설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본격적인 쇄신 행보에 앞서 중진들의 동의를 구하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는 것이다. 파격적인 행보를 강조하며 중진들과 날을 세울 경우 당내 분열이 가속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중진, 기존 의원들과 통합을 위해 어느 정도 조율할 것이냐는 문제가 있다"라며 "변화, 쇄신은 다하겠지만 속도조절은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본인이 생각하는 쇄신을 현실화하기 위한 협의가 필요하다. 그걸 어느 정도까지 설득해내느냐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윤 전 총장의 입당을 성사시킬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이 대표는 경선 과정에서 '공정 경선'을 강조하면서 윤 전 총장의 입당 여부과 무관하게 대선후보 경선을 시작하겠다고 공언했다. 이를 두고 윤 전 총장이 입당을 주저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달 초만 해도 윤 전 총장이 연이어 국민의힘 중진 의원들을 만나며 입당이 임박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입당 여부에 모호한 태도로 돌아갔다. 윤 전 총장 입당만 기다릴 수 없다는 이 대표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자 기싸움에 돌입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정치권 관계자는 "현재 대선주자 지지율 1위인 윤 전 총장을 당밖에 두는 건 야권의 변수를 키우는 꼴"이라며 "당장 입당을 이뤄내지 못하더라도 윤 전 총장과 공감대를 형성하려는 노력에 나서야 한다"라고 말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9일 서울 중구 남산예장공원 내 독립운동가 우당 이회영 선생 기념관 개관식에서 취재진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스1.


야권 통합 역시 선결 과제다. 제1야당을 중심으로 다양한 세력을 규합할 수 있는 정치력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게 이 대표의 최대 약점으로 꼽혔기 때문이다. 전당대회 직전까지 논의됐던 국민의당과 합당 여부가 가장 먼저 거론될 전망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이 대표가 과거 껄끄러운 관계에 있었던 만큼 합당 논의가 지지부진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이 대표는 이런 불안감을 잠재우기 위해 안 대표에게 만남을 제의한 상태다. 이 대표는 지난 9일 KBS TV토론회에서 "모종의 경로를 통해 안 대표께서도 호응할 거라는 의사를 전달받았다"라고 밝혔다. 주호영 후보에게 국민의당과 합당 문제를 일임할 수도 있다는 의사를 내비친 바 있다. 주 후보는 4·7 재보선 이후 당대표 권한대행으로 재임하면서 국민의당과 합당을 주도적으로 추진했다.

차재원 평론가(부산가톨릭대 겸임교수)는 "공정한 대선 경선의 룰과 통합의 원칙, 탕평 인사가 중요하다"라며 "통합의 원칙은 윤 전 총장과 국민의당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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